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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

어떤 글에서 '지금 판데믹 상황인데도 동해안 일출 보겠답시고 하도 사람들이 몰려 호텔도 전부 만석이라는데, 그런 사람들 위해서 내가 집단면역에 참여해야 하고 백신을 맞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는다'라며 '마루타가 되는 찜찜한 기분'이라는 댓글을 보았다.

그분의 의구심에 대해 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은 안든다. 이해가 안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의원이라는 사람이 마스크를 안쓰는 것이야 말로 자유와 헌법을 지키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 사는 동네에서 살아남는 중인데 그정도가 뭐 대수라고 싶다. 그따위 사람들을 위해 소중한 자신의 자유의지를 희생하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딱 두가지만 "내 타임라인"에 "내 이야기"를 적어본다.

1. 그딴 미친 놈들을 위해서 나는 백신을 맞을 생각은 없고 순전히 나와 내 지근거리의 사람을 위해 맞으려 한다. 바이러스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바이러스의 치명성은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든다. 문제는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는 거다. 백신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다. 인간이 바이러스가 주는 치명적 증상을 극복하는데 까지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것일 뿐이다. 만약, 그 바이러스가 운 좋게 사멸한다면, 그건 그냥 그 바이러스가 종간 전투에서 패배한 것 뿐이다.

2. 사회적 비극은 언제나 약자에게 향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비극에 대한 책임을 언젠가 사회가 지게된다. 기부와 같은 개인의 선의에 기대건, 세금과 같은 제도적 장치에 기대건 결국 사회가 짊어져야 하는 몫이다. 그리고 아무리 사회가 발전한 들, 약자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유토피아는 없다는 걸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기에 나는 그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백신을 맞으려 한다. 약자를 줄일 수 없다면, 최소한 약자에게 돌아갈 피해를 줄여 추후에 돌아올 이자를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역사상 기록될 정도의 이런 전염병은 현대 인류가 이룩한 사회체제와 아름답다고 찬양한 인간성의 빈틈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피해는 가난하고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더 크게 입었고, 사회적 연대따위보다 개인의 이기심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눈에 보인다. 분노를 일으켜 관심을 모아 그것으로 자본을 끌어모으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이런 부조리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사회 전체로 돌아올게 뻔하다.

최소한 나는 그런 부조리가 어떻게 한 사회를 망가뜨렸는지를 직접 몸으로 경험한 사람이지 않나 싶다. 미국의 최근 4년이 그랬으니까.

 

어떤 글에서 '지금 판데믹 상황인데도 동해안 일출 보겠답시고 하도 사람들이 몰려 호텔도 전부 만석이라는데, 그런 사람들 위해서 내가 집단면역에 참여해야 하고 백신을 맞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는다'라며 '마루타가 되는 찜찜한 기분'이라는 댓글을 보았다.

그분의 의구심에 대해 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은 안든다. 이해가 안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의원이라는 사람이 마스크를 안쓰는 것이야 말로 자유와 헌법을 지키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 사는 동네에서 살아남는 중인데 그정도가 뭐 대수라고 싶다. 그따위 사람들을 위해 소중한 자신의 자유의지를 희생하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딱 두가지만 "내 타임라인"에 "내 이야기"를 적어본다.

1. 그딴 미친 놈들을 위해서 나는 백신을 맞을 생각은 없고 순전히 나와 내 지근거리의 사람을 위해 맞으려 한다. 바이러스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바이러스의 치명성은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든다. 문제는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는 거다. 백신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다. 인간이 바이러스가 주는 치명적 증상을 극복하는데 까지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것일 뿐이다. 만약, 그 바이러스가 운 좋게 사멸한다면, 그건 그냥 그 바이러스가 종간 전투에서 패배한 것 뿐이다.

2. 사회적 비극은 언제나 약자에게 향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비극에 대한 책임을 언젠가 사회가 지게된다. 기부와 같은 개인의 선의에 기대건, 세금과 같은 제도적 장치에 기대건 결국 사회가 짊어져야 하는 몫이다. 그리고 아무리 사회가 발전한 들, 약자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유토피아는 없다는 걸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기에 나는 그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백신을 맞으려 한다. 약자를 줄일 수 없다면, 최소한 약자에게 돌아갈 피해를 줄여 추후에 돌아올 이자를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역사상 기록될 정도의 이런 전염병은 현대 인류가 이룩한 사회체제와 아름답다고 찬양한 인간성의 빈틈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피해는 가난하고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더 크게 입었고, 사회적 연대따위보다 개인의 이기심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눈에 보인다. 분노를 일으켜 관심을 모아 그것으로 자본을 끌어모으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이런 부조리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사회 전체로 돌아올게 뻔하다.

최소한 나는 그런 부조리가 어떻게 한 사회를 망가뜨렸는지를 직접 몸으로 경험한 사람이지 않나 싶다. 미국의 최근 4년이 그랬으니까.

 

1. 코로나바이러스와 백신, 그리고 치료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텐데, 이 글을 읽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아래 항목을 하나라도 잘 못 이해하거나 혹은 자기가 듣고 싶은데로 해석하면 망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함. 따라서 이해가 안간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올 것. 생각하기 귀찮고 긴 글 읽기 싫은 분은 그냥 맨 아래 8번으로 가셔도 무방함. 단, 이상한 말 하면서 괴소문을 퍼뜨리지는 마시길.

2. 미국에서 화이자의 백신은 지난 주에 승인이 났고 엊그제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모더나 백신은 이번 주 금요일에 승인이 날 가능성이 유력하다. 두 백신이 보여주는 효율성(efficacy)는 90%를 상회하는데, 이건 역사상 전무후무한 효율성이다. 독감 인플루엔자의 백신 효율성이 10~15%정도된다고 하는데, 두 백신은 그것들과는 비교가 안된다. 이 뒤를 이어 존슨앤존슨(JJ)에서도 데이터가 조만간 나올 것이고 연구설정상의 미스로 인해 결과가 보류된 아스트라제니카(AZ)의 데이터도 다시 나올 듯 하다. 백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빨리 나왔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 백신들의 효율성은 거의 산업혁명이 만들어낸 변화 정도로 보인다.

3. JJ나 AZ의 백신이 두 회사의 그것만큼 효율성이 높을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AZ의 이전 데이터(분석과 디자인에서 문제가 있었긴 하지만)를 보면 그룹간의 격차가 있긴 하지만 62%-90%정도의 효율성을 보였다고 한다. 뉴스를 통해 들리는 말에 따르면 JJ의 데이터도 꽤나 promising하다고 한다.

4. 다만, 정말 많은 사람이--의도하건 의도치 않았건--무시하는 것이 있는데, 이 백신이 만들어지는 동안 영향을 끼친 특수성과 그로 인해 희생되었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중간 과정을 뛰어넘은 논리적 비약을 비집고 음모론과 공포감이 폭발하는 것이 눈에 보여 안타깝다.

5. 아주 기초적이지만 백신이 뭔지 이야기를 먼저하자. 백신은 접종자의 면역체제가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항체(antibody)를 생성하게 하거나 다른 면역 반응을 일어나게 하는 것 혹은 반대로 억제하는 것이다. 아주 쉽게 말해 맞은 대상의 면역체제를 이용하는 거다.

이런 백신은 보통 제조되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 일단 인간의 면역체계가 너무 복잡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세균성 질병과 바이러스성 질병은 면역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나 싶다. 무분별한 항생제를 먹으면 안된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되었으니. 면역 체계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아직까지 제한적이다. 과학자들의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수께끼인 부분이 많다. 특히 이건 이번 사안과도 연결되는 이유이긴 한데, 바이러스를 통한 전염병을 예방 혹은 치료하는 것은 다른 것들에 비해 상당히 어렵다(고 이분야 전문가들께 들었다).

나는 2에서 이 백신들은 산업혁명급의 변화라고 말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빨라야 개발에 1~2년, 양산에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프로세스가 1년만에 끝났다. 그것도 90%라는 말도 안되는 효율성이라니. 심지어, 가장 낮다고 생각하는 AZ의 62%도 대단한 예방율이다. 그리고 지금 만들어진 백신들의 방식은 고전 백신과는 다른 방식의 소위 next-generation으로 불리는 것들이고, 이걸 해낸 것이다.

6. 이렇게 빠르게 만들어진, 그리고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백신이기에, 가장 중요한 건 자료의 투명성이다. 그리고 다행인 점은, 그나마 화이자나 모더나는 데이터를 꽤나 많이 공유했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들리긴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알려진 부작용은 백신 자체가 일으킨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안면마비(Bell's palsy)도 그 연관성이 낮다는 보고가 설득력이 있고, 그 숫자도 극 소수인데다가, 기존 다른 백신 혹은 다른 치료 직후 발생했다고 보여지는 안면마비는 강도가 높지 않고 지속기간이 길지 않으며 높은 기대치로 완치된다고 알고 있다.

즉, 데이터의 투명성에 의문을 가질 수는 있겠으나, 그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리거나 혹은 공포감을 조장하는 건 이런 생각의 고리를 뛰어넘은 기우라고 생각한다.

7. 신종 플루의 공포에서 인류를 벗어나게 만든 것은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백신이 나오는 것도 시간이 걸렸고, 타미 플루가 워낙에 효과가 좋았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필요성도 못 느낀 듯 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점은 타미플루의 부작용이다. 소화계 계통의 부작용이야 많은 약들이 가진 공통적인 것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흥분 그리고 환각과 환청까지 보고되고 있다. 어떤경우에는 감각(미각, 후각)도 일시적으로 잃든다고도 한다. 이런 신경계에 영향을 끼치는 부작용은 정말로 큰 문제인데, 그걸 무시하는 건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초창기에는 개인적으로 이번 바이러스 판데믹이 종식되는 건 백신이 아니라 타미플루같은 치료제가 개발되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백신과 같이 높은 효율성을 가진 백신이 있다면, 내 주장은 철회되는게 맞다. 치료약 역시 중요하겠으나, 공공보건적 측면에서 본다면 그리고 현 코로나 바이러스가 끼친 사회적 파급력을 볼 때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측면에서 백신이 보다 더 효율적일 듯 하다. 물론 그 사이에 치료약이 튀어나오면 정말 더 좋은 일이겠지만.

8. 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이지 않는다. 백신을 맞으면 이 빌어먹을 판데믹이 종식되는게 아니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면역체제가 바이러스가 더이상 퍼지지 못하게 막는거다. 결국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 막을 수 있다.

이제사 이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봐야한다. 백신이라는 무기가 있기 전에는 인류는 전쟁이 아닌 학살당하는 입장이었다. 이제사 싸우는 거다. 그러니 미리 샴페인 터뜨리지 마시길 바란다. 그리고 제발 무기를 들고 다 같이 싸워 이겨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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