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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룡

절망처럼 희망은 오고 희망처럼 절망은 온다. 오늘 긴 포스팅 주제다. 요즘 언론이 맑지 않다.방향도 없이 탁하기만 하다. 나의 세상을 읽는 견해가 혹 진영에 서서 표현하는 것으로 본다면 조금 아쉽다. 굳이 진영을 말한다면 난 인문학정도다.

소설 '순교자' 가 생각난다. 동란시 북으로 진격 하던 한미연합군은 북 인민들에게 북진격의 정당성을 알리는 위무 공작을 위한 신화가 필요했다. 마침 국군정보처에 특별 정보가 들어왔다. 인민군에 의해 포로가 된 12명의 목사가 사살되었다는 정보였다. 인민군이 잡아간 14명목사 중 12명은 처형되었고 47살 신 목사와 27살 한 목사는 살아서 왔다.

정보처 장 대령과 신 대위는 이 사건에 대하여 정밀 조사를 한다. 장 대령은 종교가 없었고 신 대위는 신자였다. 남 정부와 기독교인들은 이들이 신앙심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 순교자, 순국자이기에 대대적인 선전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야말로 반공의식을 고취시키기에 이 사건은 최적화된 기회였다. 정보장교 이 대위는 한 목사는 정신이상이 심해 조사가 어려웠고 신 목사를 만나 조사를 했다. 신 목사는 12명의 목사들이 뼈를 깎는 고통의 신음 속에서 피를 흘리며 신앙의 정조를 지키다가 순교했다고 증언을 했고 자신은 살기 위한 처신을 한 죄인이라고 증언을 한다.

나중에 사람들은 신 목사의 처신이 배교나 배신이 아닐까하는 의심과 수근거림이 있었다. 장 대령의 조사보고서는 감동 그 자체였다. 대규모 군중집회가 기획되었다. 평양시민들과 교회는 이 순교사건으로 고무되어 행사준비를 한다.

치열한 전투에서 인민군 간부인 정 소좌란 사람을 체포하게 된다. 조사 중에 이 대위는 정 소좌가 목사들을 처형시킨 핵심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정밀 조사를 하면서 순교사건에 전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이 일은 순교자 박 목사의 아들로 유족대표인 박 대위도 같이 듣게 된다.

정 소좌는 목사들을 한명씩 불러서 기독교를 버리면 살려주고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27세 한 목사는 머리가 돌아서 물어볼 수도 없었고 47살 신 목사는 절대 예수를 버릴 수 없다고 하였고 12명 목사 전부는 기독교를 버리고 전향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며 가짜 성직자에 대한 화가 나서 12명 전부를 사살시켰고 한 목사는 미쳐서 살렸고 신 목사는 진짜 성직자라 살려주었다고 말했다.

이 대위에게는 충격적인 증언이었다. 신앙의 영웅을 바꾸어야 했던 이 대위는 신 목사에게 물었다. 왜 목사님은 자기를 비하하고 다른 목사를 높였는지에 대하여....

신 목사는 인민군 포로로 있다 풀려났을 때 나는 하나님이 절망과 고난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보며 하나님은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신은 죽었다고 아내와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절망한 아내는 기절을 했고 친구는 절망에 더 허우적 거리는 것을 보면서 아무런 위로도 없고 절망만 있는 세상에 필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절망에서 살아내는 희망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12명 목사의 진실을 말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안 할 것이라고 말한다.

신 목사는 부흥회를 열며 신은 살아있음을 은혜롭게 설교한다. 사람들은 감동했고 모였고 희망했다. 특히 사람들을 위로하는데 신이 살아있다는 설교처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집중된 에너지를 다한다.

남북전쟁에 중국군이 개입하고 내려오자 평양에 있던 목사들은 남쪽으로 피난가는데 신 목사는 이 대위가 피난을 가자고 해도 남아있는 교인이 있기에 목사는 남아야 한다고 말하며 북에 남는다. 이후 신 목사의 행적우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소설 내용이다.

라인홀드니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란 책에서 성취한 한 인간은 인격적으로 훌륭하지만 그들이 속한 집단에서는 도덕적 인간은 사라지고 오직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나는 어쩌다 보니 검사도 여러분 알고 유명 정치인도 많이 만난 편이다. 이들은 괴물이 아니었다. 경청도 잘하고 예의도 있고 측은지심도 있고 지식도 깊었다. 그래서 나는 검사나 정치인 개인을 비방하는 것에 대하여 경험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럽고 멋있고 귀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들이 집단이 되면 비도덕적 사회를 말한 니버의 말처럼 다중의 이익이 아닌 자기 집단이익에 매몰된다. 검사.정치. 종교가 다 그렇다. 기업인들 개인은 봉사도 하고 초연하게 살지만 기업은 살기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집안에 의사가 한 명은 있어야 하고 집안에 변호사가 한 명은 있어야 하고 돈 있는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한다. 집안마다 어려운 상황은 생기게 되어 있고 그럴 때 의사 법조인 부자의 도움은 생명줄처럼 귀한 것이다.

모든 집안에 이런 힘 있는 사람이 다 있으면 좋지만 그것이 어디 쉬운가? 고기 잡는 법을 알면 고기를 늘 먹을 수 있듯 검찰개혁은 멀리 보면 우리 집안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일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정서적으로 추미애 장관을 좋아하는 편이다. 선거로 당대표였던 분이 격을 낮추어 장관이 되는 것은 야심이 아닌 사명감이다. 그의 러브스토리도 좋고 그의 고집스런 소신도 솔직히 든든하다.

그녀의 강한 검찰개혁이 피곤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지만 5선 정치인 당대표를 한 사람이 민심을 못 읽을리 없다 정치인들은 이 분야 선수다. 기득권이 반대하는 것에 결을 보이면 손해된다는 것 알지만 해낼 때는 그 안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사명이 있다.

나는 윤석열총장 개인의 대한 미움이 없다. 그가 정치적 본능이 아닌 멋진 변호사가 되어 예쁜 그의 아내와 잘 살면서 종종 어려운 사람들과 억울한 사람들을 위한 변론을 해주었다는 미담기사를 보고 싶다. 그가 다시 진보적인 분들에게도 사랑받기를 소망한다.

기업에 전념해야 할 정주영회장이 정치인들 비위를 맞추기 싫어서 정치를 한 것 두고두고 후회되는 일이었다. MB가 서울시장만 하고 그만 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박근혜전대통령이 박통의 딸로 조용히 살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지금 두 분이 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YS가 야당총재로 정치를 그만 두었다면 사람들이 그를 참 좋아했을 것 같다. 전두환이 축구 잘하는 야전군인으로 대령끼지만 했으면 역사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순교자 신 목사의 시야와 지혜가 요구된다. 이런 순교적 결단이 이 나라의 오랜 뒤쳐짐을 도약시키는 견인차가 된다. 아무것 하지 않는 것이 나라를 위한 깊은 희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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