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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수도권 부동산이 혼란한 틈을 타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깜찍한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 서울 시내 열악한 주거지들이 많으니 서울 도심 재건축 재개발을 촉진해서 아파트 공급 빨리빨리 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며 며칠 전 서울시 행정을 저격했다.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부에도 보여주기식 쇼 보다는 빨리 서울시 팔 비틀어서 공급 늘려야 하지 않느냐며 점잖게 훈계했다. 임대주택 공급은 주택 문제의 답이 아니라는 얘기다. 경제지들이 언제나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전형적인 얘기인데, 주택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정치인이 말하다보니 또 이슈가 된다.

이양반이 말하는 대로 민간 재건축 재개발 활성화 시키려면 주요한 부동산 규제 2개 풀어야 하고 서울 집값 폭발한다. 조 구청장 얘기에 대해 몇 가지 팩트체크를 해보자.

1. 서울시가 민간 재건축 재개발 인허가 절차를 미루고있다.

= 사실이 아니다. 절차는 절차대로 진행중인데 재건축 재개발을 하려는 지역 조합원들과 의견이 안 맞는 것이다. 이들 조합들이 법에 정해진 규제들을 우회하고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시에서 원하는 건축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시에서 원하는 건축방안이란 다른 게 아니다. 님들 재개발하면 돈 많이 버니까 임대주택 많이 넣으세요, 사람 많이 살게되면 주변 환경에 영향 많이 줄테니 공공 목적으로 기부채납 많이 하세요. 그럼 용적률 풀어드림.

이걸 안하니까 진행이 안 되는 것이다. 시에서 하라는대로 설계를 짜가는데 서울시가 인허가를 안 내주는 경우가 있다고? 그리고 시가 도시단위 계획을 짜는 건 인허가 절차가 아니다. 말장난 ㄴㄴ

2. 서울시가 인허가만 해주면 재개발이 진행될것이다.

= 이렇게 볼 수 없다. 현재 서울 지역 재건축 재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분양가 상한제와 초과이익 환수제다. 분양가 상한제는 감정평가한 토지비를 바탕으로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서 분양가를 산정하는 제도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우선 나타나는 현상이 가격이 정해져버린다는 거다. 아파트를 지어서 파는 쪽에서 분양가를 거의 결정할수가 없다. 아울러 어차피 기본형 건축비 선에서 건축비가 제한되므로 고급 자제를 많이 사용한 비싼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

초과이익환수제란 재건축으로 조합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3천만원 이상이면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내게 하는 제도다. 이 두 가지 제도 때문에 현재는 서울에서 재개발 재건축을 해도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 비싸게 팔수도 없고, 비싸게 팔아봐야 다 세금으로 걷어가니까. 그래서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 전세주거나 리모델링 해 가며 사는 것이다. 나중에 분양가 상한제 폐지하고 초과이익 환수제 없애면 그때 사업 진행하겠지. 그러니 그냥 두면 된다. 이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물론 정부도 바보가 아니고.

참고로 계속 재건축 안하고 건물 노후화 진행돼서 안전진단 E등급 나오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철거할 수 있다. 물론 조은희 구청장이 언급한 아파트들은 불과 30년이 갓 지났을 뿐이다. 아직은 먼 얘기다.

3. 민간 재개발 재건축을 허용하면 전체 개발호수의 약 17%이상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 사실이 아니다. '실무자'를 자처하는 이양반의 디테일을 볼 수 있는 대목인데. 임대주택 의무건설비율 상한선을 전체 세대수의 17% 에 맞추도록 했었던 것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처음 제정되었던 2003년의 일이다. 이 비율은 2012년 20%로 바뀌었다가 2015년 15%로 변경됐고, 올해 9월부터 다시 20%로 바뀌었다. 여기에 지자체가 주택 수급 상황에 따라 올릴 수 있는 비율이 기존 5%p에서 10%p로 상향됐기 때문에 정부가 마음 먹으면 서울에서 재개발하는 단지들에 최대 30%까지 공공임대주택을 넣을 수 있다. 지금 민간 재개발 재건축 실적이 안 나오는 이유는 이런 데 있다. 정부에서 재개발 허용을 안 해서 그런게 아니라.

결국 민간의 방식으로 서울 도심의 공급을 풀려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면제하고, 분양가 상한제도 빼줘야 한다. 그러면 무슨일이 벌어지냐면 조합원들이 초호화 아파트를 짓는다. 돈을 버는 게 이사람들의 지상 과제이기 때문이다. 분양가를 팍팍 올릴수 있는 고급 아파트를 지어야 본인들의 추가분담금이 줄어들고 안정적으로 재건축 대박을 노릴 수 있다.

그런데 서울시 아파트는 신축이 지어지면 그곳 가격을 추종하는 경향성이 있어서 지금 거론되는 아파트들을 이런식으로 바꿔놓으면 그 주변의 구축 아파트 가격도 떡상하게 된다. 이게 과연 맞는 해법인지 생각들 해보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보다 집값이 더 오르는 건 막아야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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