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
이낙연, 삼성에 포문 열고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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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계에서 드러내 놓고 삼성을 건드린 사람은 거의 없다. 목적이 분명한 사람일수록, 또한 목적한 바에 가까이 이를수록 더 그렇다. 마치 고착된 문화처럼 드리워진 불문율이다. 한 기업이 국가 경제의 25%를 커버하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단지 25%는 삼성에 국한되는 것이고, 하청업체나 그와 관련된 중소기업들을 포함하면 수직 상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기서 삼성의 국정농단이 시작되고 정치인들이 몸을 사리는 게다. 그런데 유력 대권 후보가 직접 삼성을 겨냥하자 언론과 기득권이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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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검찰과 사법부, 언론에 이어 삼성을 대한민국 4대 적폐로 여긴다. 그래서 이들 4대 기득권 악폐, 그중에서도 삼성(재벌)을 개혁하겠다는 대권 후보가 있다면 그를 최고로 여길 것이다. 이들 기득권이 숭배하는 것은 '돈'이다. 그게 곧 이 땅의 '권력'이니까. 검찰, 법원, 언론을 실질적으로 조종하고 주무르는 게 삼성이다. 삼성의 돈이 저들의 뒷배다. 그래서 삼성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실질적인 개혁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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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며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혁신적 리더십과 불굴의 도전 정신은 어느 시대, 어느 분야든 본받아야 마땅하다.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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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에 이낙연 대표가 조의를 표하면서 한 말이다. 작정하고 홀로 서기를 시작한 듯하다. 최근 윤석열 사퇴를 압박하고, 공수처 출범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데 이어 삼성을 직격했다. 그것도 우리 문화에서 덕담으로 일관하는 망자에 대해서 말이다. 이는 고도의 정치적 발언이다. 자신의 결연한 정체성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결기'를 보여준 게다. 비로소 세태를 정확하게 읽고 방향을 잡은 듯하다. 홀로 서겠다는 무서운 다짐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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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민주당의 제대로 된 대권 후보를 보게 되는 듯하다. 이낙연-이재명, 두 사람이 서로에게 자극을 주며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더 크게 성장해 진정한 대한민국 개혁을 이끌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경쟁은 두 사람에게 시너지가 되고 흥행요소로 크게 작용할 것이다. 침잠해 있던 민주당에 새로운 활력이 일고, 뭔가 일이 진행될 조짐이 보여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