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약을 먹은 검사들
페친들, 조폭과 검찰의 공통점은 뭘까?
나는 나와바리를 생명처럼 여기는 것과 ‘조직의 쓴맛을 보여주기 위해서’ 보복을 하는 점이라고 생각해.
차이점은 검사들은 자기들을 스스로 정의롭다고 생각하지만, 조폭들에게 그런 허위의식은 없다는 거지.
한 집안의 삼남매가 전과자인 집이 있어.
조폭이냐고? 아니, 전 검찰총장 신승남씨 집안 이야기야.
2002년 신승남 전 총장의 동생 신승환은 “이용호 게이트”라 불리는 사건과 관련되어 지앤지 그룹 회장 이용호씨에게서 6600여 만원을 받고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와 사채업자 최모씨로부터 세금감면 청탁을 받고 국세청장에게 로비를 한 혐의의 알선수재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았지.
그런데 2001년 대검찰청 중수부는 신승환이 이용호 회장으로부터 받은 금전이 순수한 스카우트비라는 사유로 무혐의처분을 했거든. 그 다음 해 특검에 의하여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니 발뺌하기 어려운 봐주기 수사가 된 거지.
비슷한 시기 신 전 총장의 여동생 신승자도 위의 사채업자 최모씨와 관련된 알선수재죄로 기소되는데, 최씨로부터 받은 총 3억원 중 자신이 2억원을 가지고 신승환씨에게는 1억원을 준 거였어.
한편 신 전 총장은 2002년 7월 새한그룹 무역금융 사기 사건 및 "이용호 게이트"의 수사 정보를 누설하고, 평창종건 뇌물공여 사건과 관련하여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되어 역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어.
그리고 이용호게이트의 그 이용호는 2000년 5월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다가 하루만에 풀려났고 사건도 무혐의로 처분되었는데 말이야, 이 파문으로 임휘윤 당시 부산고검장, 임양운 광주고검 차장 및 이덕선 군산지청장이 줄줄이 옷을 벗었어.
서울지검 특수부장이었던 이덕선 지청장은 내사 단계부터 임양운 차장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하고 임양운 차장은 이 지청장이 자신과 임휘윤 서울지검장 양쪽에 보고했다고 진술한 반면, 임 고검장은 어떤 보고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어.
보고를 받았느니 안 받았으니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투닥투닥거리는 것도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거여.
게다가 2000년 5월 이용호가 긴급체포된 당시에 변호한 사람은 김태정 전 검찰총장인데, 1억원의 고액 수임료에다가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고 변호해서 더욱 문제가 되었지.
이 유례없는 위기에 대응하여 검찰은 무엇을 했을까?
대검찰청 로비에 있던 해치상을 옮기고 주차장의 방향을 바꾸었지.
1999년 5월 1일 법의날을 맞이하여 검찰은 해치상을 대검찰청 청사 로비에 설치했었거든.
해태라고도 불리는 해치는 시비와 선악을 판단할 줄 안다고 하며, 몸통은 양의 모습을 하고 뿔이 하나인 상상의 동물이야. 이 해치는 악한 자를 징치하기 위해서 뿔을 들이댄다고 하니 검찰의 상징으로 하기 딱 좋은 동물이었던 거지.
그런데 이 해치상을 설치한 후부터 검찰에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는 게 검찰 생각이었어.
처음엔 해치상의 뿔이 청사 안쪽을 향해 있어서 검찰 내부를 들이받는다고 여겨 해치상의 뿔의 방향을 바꾸었다는 말이지. 그런데 그 후에도 시련이 계속되자, 해치상을 테니스장 한 켠으로 쫓아낸 거야.
그리고 풍수지리상 좋지 않다며 검찰청사 정문쪽을 향해 있던 지하 주차장 출입구를 폐쇄했어. 풍수지리학자를 초빙하여 물어보니 “정문쪽 주차장 출입구와 정문 옆의 보조철문으로 검찰의 기가 새나가니 이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거야.
자, 이제 검찰이 20년째 바뀌지 않는 이유를 알겠지?
검찰의 병폐와 비리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에 자신을 진실의 사막으로 내모는 빨간약과 믿고 싶은 대로 보이고 들리게 하는 파란약 중에 파란약을 택하는 거지. 그러고서는 “우리말고 너네들이 다 문제야”를 외치는 거야.
장진영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다가 핍박당하는 윤 총장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이프로스에 이런 글을 올렸지.
“지난 정권때도 그리 정권 눈치 살피지 않으시고 국정원 댓글 수사하시다가 여러 고초를 겪으셨으면서 또 다시 그 어려운 길을 가시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권 눈치 살피지 않고 헌법 정신과 법적 절차에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려고 하시는 총장님 때문에 검찰개혁을 원하는 많은 검찰구성원들까지도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몰리게 되지 않았습니까”
한편 정희도 검사는 최근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고.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시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능력에 놀랐고 이후 송삼현 전 서울남부검사장이 그러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다시 2차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또 놀랐습니다”
검찰은 진리의 북극성이자 정의의 나침반이니 잘못할 턱이 없는 것이고, 우리 검찰 선배가 한번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지.
결론은, 지금의 검찰이 이용호게이트로 시련을 겪던 2002년의 검찰과 비교해서 별로 바뀌지 않은 이유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는 검사들이 단체로 파란약을 복용하고서는 검찰을 정의롭고 선한 조직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인거야.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감 답변을 지켜 본 검사들이 "병든 가슴을 뛰게 해주신 총장님 진심으로 응원합니다"라고 했다던데, 진짜 병이 들기는 제대로 들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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