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검 앞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던 서울지검 외사부 출신 오원근 변호사가 '검사 그만뒀습니다' 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통해 고 노무현 대통령 대검소환 당시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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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24일 아침,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 서울지검 오원근 검사는 매일 출근하던 이 건물에 들어서지 못하고 한참을 서있었다. 하늘 높이 솟은 건물을 올려다보며 그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건물 안으로 발을 내딛은 그의 정장 안주머니 속에는 '사직서'라고 적힌 흰 봉투가 들어있었다.
"그분이 모욕 주기 수사를 힘겨워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셨다는 것이 나에게는 견디기 힘든 사실이었다"며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아내와 막걸리를 한두 잔 하다 '그만두겠다' 결심했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서 근무했던 오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였던 2009년 8월 10년 5개월의 검사생활을 끝냈다.
오 변호사는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서초역을 지나 중앙지검 옆 대검 청사로 향할 때 직원들이 창문 쪽으로 몰려가 지켜봤으나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며 "그가 치욕을 당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고, 당시 내가 그에게 갖출 수 있는 예의였다"고 술회했다.
그는 '정의'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오 변호사는 정의를 '자연스러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검찰이 정의롭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억지스러운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밝혔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검사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했다.
※사직 후 반성의 백일출가를 했던 그는 지금 생태농사를 짓는 농부로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