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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보리밭 사이로 파란 하늘이 춤을 춘다.

동토에 아픔을 이기고 튼실한 알곡이 되었다.

소년과 소녀는 보리밭을 기억한다.

 

 

 

소녀가 짝사랑하는 소년이 이 길을 걷고 있다.

푸르름이 가득한 보리밭 사이로 몸을 낮추고,

참새가 하늘높이 울어대면,

홍당무가 된 소녀의 얼굴이 바람이 된다.

 

 

 

 

누런 보리가 익어 갈때면,

내 마음속에 자란 사랑의 추억이

주렁 주렁 매달린다.

 

 

남들이 볼까봐 두볼에는

그리움이 피어올라 하늘을 난다.

 

 

 

보리는 익어 황금물결이 출렁이면,

백발이 하나씩 흔들린다.

가슴에 이는 파도는

보리밭을 달린다.

 

 

 

 

나는 멍하니 바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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