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의 죽음
뒤늦게 접한 소식. 조두순의 범죄랑 무엇이 다른가?
1. 폭력의 양상이 달랐을 뿐.
2. 장기간의 반복적인 폭력을 입양이라는 합법적인 상황으로 가렸을 듯.
3.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폭력을 지속하면서도 자신들은 구원받은 성도라 믿었을 듯.
4. 방송 출연까지 하며 악을 가리고 선의 가면을 쓰는 뻔뻔함은, 숱하게 그런 모습을 지켜본 교회에서 배웠을 듯.
5. 기독교 집안이라는 배경에서 혹시 차별과 배제가 싹트고 인증되고 재생산된 것은 아닌지.
6. 조두순의 초등학교 수준의 부실한 교육과 달리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폭력의 노예가 되는 일에는 차이가 없음을.
7. 더군다나 한동대처럼 기독교 교육을 표방하는 곳에서 배워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8.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은 진화론도 아니고 성소수자도 아니고 이슬람도 아니고, 관계를 파괴하고 비인격화시키는 온갖 종류의 폭력임을.
9.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황금률을 실천하기는 커녕, 교회는 폭력을 막는 장치도 되지 못하는 걸까, 아니 그 폭력에 선한 가면을 씌워 확대 재상산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10. 여러 번 신고를 받은 관련 기관들은 어떻게 이 무력한 아이의 고통을 막거나 줄여줄 수 없었을까. 양의 탈을 쓴 늑대를 알아보기 어렵다고 해도, 어떻게 사회적 안전장치는 생색내는 일에 그칠 뿐인가.
침울하고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