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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 Lee

<진보에게 기대하는 최소한의 양심과 합리성

: 조국 장관, 검찰개혁 상황에 대한 박노자 교수의 언급>

노르웨이에서 가르치는 박노자 교수가 오랜만에 책을 내고 한국을 방문했나보다.

박노자 교수의 생각에 다 동의해 온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당신들의 대한민국" 같은 책을 비롯해, 외부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한국사회에 대해 진보적인 목소리를 냈었던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그가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짧게나마 조국 장관, 검찰 개혁 등에 대해 언급한 몇가지가 매우 인상깊었다.

1. 조국 전 장관에 대해

박노자 교수는, 검찰이 조국 교수 신상을 탈탈 털었는데, 대학원생 착취, 여성희롱 이런게 단 한건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 그리고 이런 교수가 한국사회 몇명인지를 묻는다. 아마도 교수사회, 대학사회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것 같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종합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들이대야 한다. 일부 진보나 젊은 세대들은 마치 조국과 조국 가족이 부패와 불공정의 대명사인양 잘근잘근 씹어대는데,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을 돌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조국 같은 학벌, 직업, 외모, 배경을 가지고 저 정도의 윤리 수준을 유지하고 산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문재인 대통령 정도?

자녀들 입시 문제나 투자 문제에서도 권력형 비리가 확인된 것은 전혀 없으며, 조국 개인은 오히려 아버지/가장으로서 좀 무관심 하다 싶을 정도로 개입한 바가 별로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검찰이 한 사람과 가정을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털어대고 짓밟을 수 있는 절대 권력과 야만성에 대한 분노와 문제의식이 없고, 그리고 그 가족이 받는 고통에 대해서는 놀랍도록 무감각 한채,

심지어 조국과 그 가족이 당해도 싼 것처럼 말하는 일부 진보 논자들을 보면,

인간으로서 양심이라는게 있는가 싶을 정도이다.

2. 검찰권력, 살아있는 권력

박노자 교수는 진중권이 착각하는 것이,

현 집권층인 문재인 정부와 살아있는 권력을 혼동한다는 점이라 지적한다. 역사적으로 독점 권력을 이어온 검찰에 비해 5년짜리 대통령이 진정한 권력자라 볼 수 없고, 다음 대선에서 극우가 집권하면 윤석열들의 목표는 문 대통령을 감옥에 집어넣는 거라는 지적.

박노자는 민주당 지지자나 문파가 전혀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관찰이 더 객관적으로 다가온다. 이건 정파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력의 문제다.

소위 진보 논자들이, 검찰개혁 국면에서 수없이 밷어내는 헛소리들을 들으며,

(기레기들이 더 부추기고 실어줘서 과잉 대표된 면도 있지만)

검찰권력이라는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거악에 대한 분노가 없으며, 부당한 고통을 당하는 개인에 대한 연민도 없다는 것에, 염증과 환멸을 느꼈었는데,

진보인사인 박노자 교수의 매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지적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진보든 보수든,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고,

역사적 이해, 구조와 권력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없다면,

시대를 잘못 읽고 개혁의 반대편에 서기가 쉬운 요즘이다.

글 잘 쓰고, 말빨있고, 똑똑하다는 소위 진보인사들이,

상식과 합리, 진실과 정의를 바라는, 국민 대중을 따라잡지 못하는 듯. 대한민국 역사의 주체는 깨어있는 촛불 시민임을 기억하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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