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오전, 내부게시판에 <검찰 애사 2>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성난 동료들의 댓글 릴레이가 예상되었지만,
이런 목소리 하나 정도는 게시판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과거 검찰의 잘못으로 고통받는 분들의 아픔은 시효 다 지난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임을 동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으니까요.
조성구님 이야기를 동료들에게 소개한 것이라 알려드려야겠다... 생각하던 참인데,
마침 기사들에서도 이미 소개되었기에
조성구님 등 보시라고 제 담벼락에 원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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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형이 확정되었습니다.
2007년 김홍일 전 중앙지검 3차장의 기자간담회를 떠올린 건 저만이 아닐 겁니다.
숱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 “다스는 누구겁니까”를 묻고 또 물었지요.
그때, 수사팀에 있던 검사들에게 상반되는 말을 들었습니다.
“비비케이 김경준은 사기꾼이라, 그 말 하나도 못 믿는다“, “비비케이는 끝나지 않았다”
김경준씨가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은 김경준이 아니라 우리 검찰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겠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김학의 전 차관이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그런데, 뇌물 상당부분이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면소판결을 받았지요.
우리 검찰로서는 할 말이 없는 사건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2차례에 걸쳐 수사하며
그 동영상을 보고도, 향응접대의 숱한 정황을 보고도
우리 검찰이 못 본 체 하여 도과시킨 거니까요.
지난 월요일, 김대현 전 부장이 불구속 구공판되었습니다.
고 김홍영 검사가 그리 황망히 떠난 지 4년 5개월 만이지요.
김대현의 징계도 유족분들과 친구들의 항의로 마지못해 이루어진 것이었고,
유족분들과 언론의 관심이 없었다면,
우리 검찰은 결코 그를 형사법정에 세우지 않았을 겁니다.
지난 9. 3. 진동균 전 검사가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진동균 검사가 사직한지 5년 5개월 만이지요.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중단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중대한 직무상 범죄라고 기소한 우리 검찰이
김학의, 김대현, 진동균 등의 범죄를 못 본 체 하였고,
그 잘못을 지적하는 따가운 비판 역시도 못 들은 체 하고 있지요.
범죄자에게 책임을 따져묻는 우리 검찰이
정작 정의를 지연시킨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기술 탈취를 당하여 고소했는데,
검찰이 사건을 뭉갰었다고 하소연을 하시지요.
삼성장학생이 공연히 있었던 시절,
삼성 관련 사건이면…
특히나, 2013. 2. 제가 징계 받을 때 같이 징계받았던 김광준 부장이 그때 그 사건 담당 부장이었으면,
기록을 보지 않았지만,
열심히 했을 리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검찰에 다시 수사해달라고 진정서를 계속 내고 계신데,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되어 이제 수사할 수 없는 사건이 되었기에,
공람종결 외에 다른 답이 나갈 수 없습니다.
“시효가 있을 때는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더니, 이제는 시효가 지났다고 안 된다고 할 수 있냐”고 저에게 따져 묻는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고,
억울해 하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습니까.
성난 동료들이 많아서
또한 욕 먹을 글인 걸 압니다만,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이때에,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검사게시판에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짧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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