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에 가까운 조선일보의 제목뽑기>
오늘 저는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BTS의 발언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이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현아 비대위원이 청와대가 침묵한다며 비판한 일에 대해 이런 사안은 “각 나라 시민사회의 자정과 억제에 맡겨 놓거나,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조용한 외교’로 대처하는 것이 상식이다.”라고 지적을 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갈등을 키우는 것이 적절하지 않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아울러 “동북아의 근현대사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 식민 지배와 독립 투쟁, 이념 갈등과 전쟁으로 점철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럽연합이나 아세안과 같이 지역 차원의 국가간 연합의 경험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민족적 감수성이 앞서기 십상입니다. 특히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의 발언이 그 나라의 민족적 자부심이나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면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곤 합니다. 이번 BTS 말고도 앞선 사례가 있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BTS 발언에 대해 저의 가치 판단을 전혀 언급한 것이 없습니다. 동북아 근현대사의 특성, 그리고 쉽게 민족적 감수성이 촉발되는 다수의 사례 등에 대해 교과서적으로 일반적인 현상을 얘기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제목을 <민주 신동근, 한미동맹 언급 BTS에 “中 민족 자부심 건드려”>로 뽑아 마치 제가 BTS 발언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한 것처럼 왜곡시켰습니다. BTS도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는 일반적이고 평이한 소감을 말했을 뿐인데 마치 한미동맹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과장합니다. BTS는 친미, 신동근은 친중이라는 억지 구도를 만들려는 악의가 없고서야 어떻게 이런 제목을 뽑을 수 있겠습니까? 이건 만행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전에는 박근혜 정부 때의 예를 들어 월북은 우리 초병에 의해 제지됐는데도 감행될 경우 사살될 수 있는 중대범죄라고 말한 것을 <막가는 與 “월북땐 사살해도 된다”>라고 의도적으로 왜곡된 제목을 뽑아 마치 제가‘월북자는 북한군에 의해 사살돼도 괜찮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으로 여론을 몰아갔습니다.
대체 조선일보는 언제까지 이런 잘못된 행태를 이어갈 것인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언론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는 편입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행태를 참고 넘어가야 할지, 아닐지 심각한 고민거리입니다. 제발 자중하기 바랍니다. 참는 것도 한도가 있습니다.
왜 언론 개혁 과제의 하나로 악의적 편파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강조되는지 나날이 절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