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페이스북

Hyewon Jin

[예송논쟁, '기승전-검찰수사'의 후진성]
한국사, 특시 임진왜란 후 조선의 역사를 보는 관점에는 다양성도 존재하지만, 한 편으로는 민족주의를 내세운 금기도 존재합니다.
즉, '조선 후기는 위정자들이 불필요한 당파싸움에 열중하느라 국가 발전에 눈을 감았고, 그것이 결국 경술국치로 연결됐다'는 주장은 '일본의 관점이 반영된 몹쓸 사관'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특한 개성과 관점으로 사료를 해석하는 것으로 유명한 역사가 이덕일님의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를 일독하면 조선 후기 사대부와 정승들이 실제로 아무런 중요성이나 가치가 없는 무의미한 논쟁으로 허송세월을 했을 뿐만 아니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특정하여 갖은 핑계로 결국은 삼족을 멸했을 정도로 국가형벌권의 남용이 심각했음을, 그리고 앞서 언급한 관점이 완전히 잘못된 시각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송논쟁은, 청나라의 발달된 문명과 기술을 적극 수용할 것을 희망했던 장남 소현세자 대신 차남 효종을 왕위에 앉힌 인조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기는 했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과학기술과 무기공학, 건축공학이 외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상황임이 명확해졌는데도 상복을 1년간 입어야 하냐, 3년간 입어야 하냐(기해예송), 또는 9개월간 입어야 하냐, 1년간 입어야 하냐(갑인예송)는 문제로 조정의 전 신하들과 유림들이 수년간 전쟁을 벌이고, 서로 의금부와 사헌부를 동원해 반대파를 붙잡아 사형에 처한 복상 문제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의붓) 둘째 아들인 효종과 효종비인 인선왕후를 먼저 보낸 당사자인 자의대비(인조의 처)의 의사를 존중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였는데도 온갖 논리를 다 붙여서 사대부와 정승직 등 관직 탈환의 계기로 삼은 서인과 남인들과 유림들이 죽기살기로 다툰 것입니다.
물론,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몰살시키는 행태는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고, 예수님이 사람이냐 신이냐, 신이면 하느님 자신이냐 아니면 하느님의 아들이냐에 대한 생각의 차이로 수백만명을 화형으로 다스렸던 근대 이전 유럽의 풍경에서도 확인되는 현상입니다.
예송논쟁이나, 예수님의 신격에 관한 논의 과정과 결과를 살펴보면 현대 문명국가 이전에는 '해당 쟁점에 이해관계 있는 사람들이 벌이는 토론을 통한 논쟁과 투표에 의한 승복'이라는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후진사회의 야만성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다른 상대방에 대해 '감옥에 보내야 한다, 구속시켜야 한다'는 예송논쟁적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표창장, 군대 병가, 소녀상 운동가의 미등록 숙박업 등 
 죄가 창작되고, 모든 쟁점이 검찰 수사와 구속 여부로 연결되면서 사회의 자율 영역은 축소되고, 테라토마들과 연맹관계인 선거운동원들은 지속적 범죄와 반칙 특혜를 받게 되는 등 문명국가 성립의 기본 원칙인 '자기책임의 원칙'은 '니 탓이오'원칙으로 변질되고, 고소고발남용, 관용의 소멸 등 부정적인 효과로 나타납니다. 
수사는 국가의 기능 중 가장 최소한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기능일 뿐, 
Deus Ex Machina(그리스 희곡 중 문제가 꼬이면 갑자기 나타나서 '너는 누구랑 결혼하고, 너는 누구와 화해하라'는 등의 지시를 주는 해결사)가 아닙니다.
예송논쟁같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쟁점에 대한 수사와 그에 대한 보도가 연중무휴 헤드라인을 장식할 때 실제로 중요한 국익이 Bigger Park에게 수천억원씩 흘러들어가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거나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나눠먹기가 지속되는 등, 조선말기의 누수현상과 같은 상황이 현대에도 되풀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민웅교수  (0) 2020.09.25
황희석  (0) 2020.09.24
송요훈기자  (0) 2020.09.24
문재인 대통령  (0) 2020.09.24
송요훈기자  (0) 2020.09.24
송요훈기자  (0) 2020.09.23
강남순  (0) 2020.09.23
김민웅교수  (0) 2020.09.23
이연주 변호사  (0) 2020.09.23
문재인 대통령  (0) 2020.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