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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검사

작년 11월, 저는 <감찰 유감> 칼럼을 통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을 비판하며 감찰의무 이행을 검찰에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제 의무 이행을 요구하던 민원인에서 의무 이행을 관철해야 하는 담당자가 되어, 상급자들과의 지난한 씨름을 해야 하고 난관들을 마주할 텐데요.

“걷다 보니 길모퉁이에 이르렀어요.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제가 좋아하는 <빨강 머리 앤>의 한 구절입니다.

모퉁이를 돌면 바위와 비탈도 있겠지만,

여전히 꽃들이 피어있고, 늘 그러했듯 지저귀는 새소리 청아할 겁니다.

씩씩하게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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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바뀐 후

검찰 역시 변화하는 듯한 움직임이 없지 않았습니다만,

정권 교체기에 늘 보이던 패턴에 불과하지요.

경직된 조직 문화의 민주화 바로미터는 ‘표현의 자유’인데,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는 솔직히 없었습니다.

라디오, 신문 등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제법 들어왔는데,

저에게는 여전히 금단의 성역이었지요.

김웅 검사가 그 무렵 인터뷰했던

바로 그 라디오 프로그램, 신문매체의 요청을 받자,

내심 쾌재를 부르며, 상급자에게 강경하게 요구했습니다.

“김웅 검사는 되고 내가 안 되는 이유가 뭐냐,

그 차별을 합리화할 정당한 이유를 알려 달라“

정당한 이유가 있을 리 없지요.

두 달여간에 걸친 신경전 끝에 기관장 승인이 떨어졌고,

검사윤리강령이 결국 개정되어

기관장 승인제가 신고제로 완화되었습니다.

인터뷰할 무렵, 경향신문측으로부터 칼럼 제의를 받았습니다.

아직 칼럼을 쓸 주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인터뷰 승인을 받는데 워낙 고생을 했더니

기왕 용을 쓰는 김에 좀 더 가보기로 결심했지요.

작년 1월, <아이 캔 스피크> 첫 칼럼은 그렇게 출고되었습니다.

몇 달 써보니 역시 힘들더라구요.

딱 1년만 쓰고 그만두자... 마음먹었는데,

작년 9월 법무부 고위간부로부터의 인사거래 제안 때,

칼럼 중단 등을 요구받고,

1년 더 쓰기로 마음을 고쳐먹었지요.

올해 1월, <아이 캔 스피크 2> 칼럼은 그렇게 출고되었습니다.

얼마 전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어요.

많은 분들의 기대와 응원,

맡은 직무의 무게를 잘 알고,

앞으로 펼쳐질 난관들을 다소 짐작할 수 있어

감당할 수 있을까...

겁이 납니다만,

이 두근거림은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이라고

제 맘을 다독이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빨강 머리 앤>의 마지막 장 제목을 따서

‘길모퉁이에서’란 칼럼을 출고하는데요.

당분간 업무 파악에 매진하고 난관들을 헤쳐 나가느라 바쁠 듯해

이번을 끝으로 쉼표를 잠시 찍기로 신문사측에 양해를 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저에게 귀한 지면을 허락해주신 경향신문과

보잘 것 없는 제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신 독자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길모퉁이를 돌아

새롭게 펼쳐진 길을 이제 가보려 합니다.

지금까지처럼

계속 함께 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ps 빈집을 어렵게 구해 지난 주말 급히 이사하고, 울산에서 부친 사무실 짐을 푸느라 정신없는 1주일이었데요. 이제 업무에 매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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