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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won Jin

[모두가 거짓말한다]

'모두 거짓말한다(Everybody Lies)'는 하바드와 스탠포드에서 통계와 경제학을 전공한 후 구글에서 통계분석가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저서입니다.

이 책은 특히 4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대통령 선거 대결에서, 구글이 수집한 인터넷 검색 패턴 통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함으로써 소셜 미디어와 검색어와 순서 기준으로 여론의 향배를 확인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당시 뉴스코퍼레이션 관련 언론사를 제외한 거의 모든 매체에서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승리를 예측한 것과 전혀 반대되는 결과였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을 제시했던 여론조사 기관과 다비도위츠의 방법이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그 결과 이 책이 출판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자의 방법은 단순한 통계를 넘어 사람들의 근본적인 심리를 반영한 것이었는데, '구글을 통해 트럼프와 힐러리의 지지도를 비교해 보는 사람들이 누구의 이름을 먼저 검색하는지'를 기준으로 볼 때 트럼프의 이름을 먼저 타이핑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지속적으로 높았던 것과, '사람들은 선호하는 대상을 먼저 확인하게 되어 있다'는 다수의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분석이었습니다.

한편, 이러한 통계 조사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했던 로버트 라이크(Robert Reich)도 독자적으로 개발한 방법으로 전국 각지의 민심을 조사한 결과를 NYTimes칼럼으로 게시한 일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불평과 불만이 극에 달할 때에는 아예 입을 닫아버리지만,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털어놓는다'는 또 다른 심리법칙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루퍼트 머독과 관련있는 언론사 외의 거의 모든 언론이 트럼프의 어리석음과 무례함을 지적하는데 몰두한 나머지 사람들이 '힐러리의 이미지에 대해 이중적이라고 생각하면서 반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무식하고 무례해 보일까봐 아예 입을 다물어버린 것'을 놓쳤던 점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었습니다.

당시 라이크가 기고한, 자신의 민심투어 핵심으로 기억나는 부분으로,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Yeah, he is a jerk, but he is our jerk"

 

( 트럼프가 쪼다같아 보이긴 하죠, 그치만 우리들의 쪼다인걸요)

전세계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멀지 않은 과거에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었습니다.

한 분은 유신시절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판결을 선고하는 바람에 재임용에서 탈락한 법관의 아들이자, 피의자들의 진술거부권 보장을 위한 기고 활동으로 스스로도 진보적 성향의 커뮤니티에 널리 알려졌던 현직 국회의원이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충격적인 결과로, 완전한 신인과의 예선전에서 패배했습니다.

아울러, 그 신인은 본선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미모와 실력 때문일 것이라는 분들께도 동의합니다만..ㅋ)

댓글 하나에 얼마씩 받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커뮤니티는 정확한 민심을 반영할 필요도 없고, 그런 결과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결과를 맞춰주는 여론조사 또한 정확한 민심을 반영할 필요도 없고, 실제로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두 경우 모두 돈만 받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물밑에서 요동치는 흐름을 면밀하게 잡아내지 못하면 그 누구도 안정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없다는 점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저서와 그 결과인 좋은 국내 사례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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