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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주변호사

보복의 콩깍지들

깍지를 태워 콩을 삶으니

콩이 솥 안에서 우는구나.

본디 한 뿌리에서 자랐건만

왜 서로 들볶아야만 하는지

2019년 김학의를 불러서 조사했던 검사들의 심정은 이랬을 거야.

검사들이 처벌받지 않는 아름다운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 김학의는 무사히 출국해야 했지.

게다가 김수남, 유상범, 조영곤 등 쟁쟁한 검찰 선조들이 지휘라인으로 관여했던 두 차례의 무혐의 결정을 뒤집는 일이 되니 이를 악물고 일은 했지만 속은 불편해 죽을 지경이었겠지.

우리가 어떻게 지켜온 학의형인데, 말야.

2013년 검찰은 경찰이 김학의에 대해 신청한 출국금지신청과 체포영장신청을 모두 기각했어. 당시 경찰 수사팀을 지휘하던 이세민 경무관은 보직발령된지 4개월여 만에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인사조치되었지.

게다가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검찰은 윤중천이 혹시 우리 학의형의 추악한 비행을 폭로할까봐 살살 다뤄줬던 것 같아.

서울상호저축은행에서 부정대출을 받고 리베이트를 준 것으로 보이는데, 윤씨를 기소하지 않았거든. 2019년 과거사진상조사단 면담시에 윤중천조차 “본건 대출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처벌받을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기소되지 않아 의아했다”고 했단 거지.

윤씨의 해당 혐의를 들여다보자면, 윤씨는 서울상호저축은행 전무 김모에게 2억원 상당의 빌라를 제공하고 320억 원을 대출받았는데, 동일인한도 초과대출에다가 담보의 가치 또한 현저히 낮다는 점이 문제되었지.

그런데 검찰은 김모 전무를 배임죄로 구속기소했을 뿐이고, 부정대출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한 윤씨의 배임증재죄는 봐준 거였어.

자, 그럼 여기서 검찰 선후배들이 어떻게 후안무치의 유전자를 공유하는지 보기로 해.

윤중천은 2013년 어느 경찰 고위 관계자가 “뭐하러 그런 사진을 찍어서 남한테 피해를 주냐, 김학의 본인이 찍은 걸 아냐”라고 묻자, “같이 찍은 거다. 서로 찍어줬다”고 답했어.

그런데 김학의는 검찰의 두 차례 수사에서 성접대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자신이 아니고 윤씨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며 별장에 같이 간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해. 또한 2019. 4. YTN이“ '고화질 원본' 입수…김학의 얼굴 뚜렷"이라는 보도를 하자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지.

한편 학의형의 검찰후배로서 당시 대검 기조부장이던 문찬석은 김학의가 인천국제공항에서 딱 붙들리자, 대검이 출국금지요청에 반대한 적이 없다는 거짓말을 했어.

2019. 3. 17. 문 대통령은 별장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해 “주머니 속을 뒤집어 보이듯이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지 못한다면 사정기관으로서의 공정성과 공신력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 하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해.

같은 달 15. 출석요청에 김학의가 응하지 않았던 만큼 진상조사단은 해외도피를 염려하게 되었고, 대검 기획조정부에 출국금지 요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조사단 명의로는 직접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는 없으니 대검 명의로 출국금지 요청을 하려고 시도했어.

그러나 대검은 ‘앞선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이를 뒤집을 만한 별다른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현 단계에서 출국금지를 요청할 필요가 없다'며 출국금지절차를 밟는 걸 반대해.

이것 봐. 문 대통령의 철저수사 주문은 검찰에 씨알도 안 먹히는 거여.

이렇게 대검이 협조를 안 해주니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이규원 검사는 같은 달 23. 김학의가 인천국제공항에 나타났을 때 한밤의 추격전을 벌이게 된 것이라고.

그러나 학의형이 탈출시도를 하다가 붙들리자, 문찬석은 머쓱해져서 출국금지 불요 의견을 표명한 적이 없다고 마치 혀끝이 두 개로 갈라진 뱀처럼 교활하게 거짓말을 하지.

사실 김학의에 대한 긴급출국금지처분이 유효적법한가는 그 직후에도 문제제기되었어.

대검 관계자는 한겨레신문의 2019. 3. 24. 보도를 통해 “진상조사단 검사들은 서울동부지검 소속 검사로 겸직 발령돼 있어, 서울동부지검 검사 자격으로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해.

법무부가 “‘피의자’는 형사입건된 피의자뿐 아니라 내사사건의 ‘피의자’도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조치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을 때 가만 있었던 대검이라고.

그런데 이제사 문찬석은 갑툭튀하며 2019년 3월 기조부 검사들에게 “이건 나중에 반드시 문제가 된다”며 “그때를 위해 관련 기록을 철저히 해놓아라”라고 지시했다고 광광대시네.

도대체 이게 뭐냐고?

콩을 삶아버린 비운의 콩깍지들이 김학의 재수사와 출국금지가 불가결했다고 보는 여론에 눌려 있었다가 이제서야 피의 보복을 실행하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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