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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형

늘 서 있는 곳에서 출발합니다.

1.형사사법권력의 개혁, 특히 검찰권력을 포함한 수사권력의 개혁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때로는 성큼성큼 갈 수 있지만, 때로는 교착상태에 직면하여 지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걸음 후퇴하고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제도에 눈을 돌려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가야 합니다. 비약을 기대할 수 없고 비법도 없습니다.

근대민주주의 국가의 법치주의, 권력분립의 역사를 보면, 국가권력, 특히 형사사법권력의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권력의 분리와 견제>가 있습니다.

소추하는자와 재판하는자는 분리되어야 한다! 그래서 사법부를 분리하였습니다. 나아가 게쉬타포를 경험한 독일에서는 “정보와 수사가 집중된 조직이, 독재의 수단이 된다”는 점을 반성하였고, 그래서 수사경찰과 정보경찰을 분리하였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국정원의 정치개입, 인권유린의 역사에 대한 반성 속에서 국정원법개정을 통해 정보와 대공수사를 분리하였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경찰도 수사와 정보를 분리하여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정보-수사-기소-재판의 분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2.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불가피하고, 반드시 나가야 할 제도개혁의 과제입니다.

다른 나라 검찰의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가 형사소송절차를 준수하고 진행된 것인지’, ‘국민의 인권침해는 없는지’ 등을 감독하고 견제하는 <준사법기관의 역할>을 합니다. 검사의 수사는, 기존 수사기관의 수사내용을 보완하는 2차적 보충적인 역할에 그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검사는, 수사와 기소의 기능을 함께 행사하고 있습니다. 검찰권의 남용에 대한 다양한 우려와 지적이 있었습니다. 검사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도 없고, 스스로 하지도 않는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물론, 지난 시절, 대검중수부, 그리고 특수부 등으로 이어지는 <직접수사 중심의 검사>는 때로는 권력부패를 척결하는 정의의 사도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재벌의 탐욕을 견제하는 비수가 되기도 하며, 이를 이유로 그 권한을 유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선택적 수사, 선택적 기소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공수처는 검찰권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준사법기관의 성격>에 맞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여 검사에게 기소등의 역할에 집중하게 하여야 합니다. 특정인이나 집단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형사사법권력의 행사과정에서의 “수사기능과 기소기능의 분리와 견제”가 제도적으로 진화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각종 구속영장, 압수수색영장의 청구 과정에서도, 수사담당자들은 스스로 영장을 청구하지 말고, 준사법기관인 검찰에게 청구하여야 하고(현재 경찰이 그러하듯이), 검찰조직의 수사와 기소 분리전이라도, 수사검사들은 스스로 영장을 청구하지 말고 영장전담검사를 통해 검토받고 법원에 신청하라는 것입니다.

3.수사와 기소의 분리방안을 상정해봅니다.

법무부 산하에 특수수사청과 기소청으로 조직분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검찰에 유보된 6개 직접수사 기능은, 국가적으로는 어떠한 기관에서라도 행사되어야 합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공룡경찰의 우려가 있는 경찰조직에 이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현 경찰조직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수사청을 만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당장 검찰의 6가지 분야 직접수사기능을 이관받을 조직이 없습니다. 따라서, 법무부 내에 별도 수사청을 만들고 검찰의 직접수사기능을 이관하는 방안을 상정해볼 수 있습니다. 헌법상 검사만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기소청에만 검사를 두는 방안을 상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수사청과 구분되는 기소청은 주로 형사부 검사 중심으로 구성되며, 수사기관의 수사결과에 대해 살펴보고 감독하며 기소여부를 결정하고 또한 기소하는 경우 공소유지를 담당합니다. 수사청은 수사관으로만 구성합니다. 종래 검찰청 검사출신이더라도 수사관의 자격만 가지며, 영장을 청구하려면 기소청의 검사를 통해 신청해야 합니다.

위와 같은 수사청을 굳이 법무부에 둘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가능합니다. 오히려 총리실 산하에 둘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합니다만, 초점은 현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을 조직적으로 분리하자는 것입니다. 제도의 개혁을 통해 형사사법기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사족으로, 경찰의 경우에도 수사와 정보의 분리가 필요하고 또한 자치경찰의 분리도 적극 고민해야 합니다. 검찰개혁에 대한 논쟁이, 경찰개혁과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형사사법권력제도개혁 시즌2는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배춘일, 강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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