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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교수

지조(志操)라는 것에 대하여>

1.

지난 1일 아침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정식 회원만 1,200명을 넘는) 국내외 개혁 교수연구자 모임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시국선언 발표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런데 신문방송을 포함하여 이른바 메이저 언론이라 불리는 곳에서는 단 하나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사진 캡션으로 간단한 코멘트를, 한겨레신문은 아예 보도를 생략했다.

다만 경기신문을 비롯한 몇몇 지방 언론과 인터넷 신문에서 상세한 내용 담은 뉴스를 내보냈을 뿐이다.

2.

어제 서울대 사범대 교수 한 명이 이름도 밝히지 않은 나머지 9명과 함께 <서울대 교수 성명서>라는 걸 발표했다. 이 문건을 서울대교수 시국선언이라 불러도 좋다면서(낯짝도 두껍다). 검찰개혁의 거시적 진행을 반대하고 특히 현재 실행 중인 검찰의 집단반란을 옹호하는 내용이다.

이 대학은 전임교수만 2천명이 넘는다. 비정규직 교수까지 하면 교수 숫자만 5천 가까이 된다.

그런데 전임교수 가운데 고작 0.5%(비정규직 교수 포함 기준으로는 0.2%)가 참여한 이 성명서에 대하여, 조중동은 물론 경향과 한겨레, 지상파 방송을 포함한 국내 모든 메이저 언론이 <서울대 교수 시국선언>이란 제목으로 대대적 보도를 했다.

심지어 동아일보는 이 10명의 성명서를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교수 사회에서 나온 첫 시국선언"이라는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기까지 했다.

이 두 가지 장면이야말로, 우리나라 미디어 생태계의 현실을 섬뜩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스틸컷이다. 언필칭 진보적 신문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주류 언론이 얼마나 뻔뻔스럽고 "기득권 지향적"인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3.

교수들은 원래 다른 대학 이야기를 잘 안 한다. 같은 교수들 보고도 뭐라 하는 게 일종의 금기다. 좋게 말해 동료의식 건조하게 말해 동업자의식 때문일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색이 한국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학 선생님들께 감히 여쭈어본다.

검찰개혁 이슈는 최근 1년 이상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다. 총 합계 10명이 참여한, 그것도 단 1명만 자기 실명 밝힌 소위 "서울대 시국선언"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

지켜보는 내가 그저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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