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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기교수

《민주주의의 반대말!》
민주주의는 왕권과 투쟁하며, 특권귀족과 투쟁하며 탄생하였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니다. 민주주의의 근원적인 반대말은 왕정이거나, 일부 특권 귀족계급이 지배하는 계급정치이거나, 특정 황제가 지배하는 제국주의이다.
민주주의가 완벽한 정치제도는 아니지만, 그로 인하여 보통 사람들이 인권을 더 잘 누릴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자유와 평등을 누리며, 최대다수의 인간들이 훨씬 더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는 왕정이나 귀족정보다 훨씬 우월하다.
지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이념은 신자유주의이다. 자유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자유는, 최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자유가 아니다. 그들이 지향하는 자유는, 소수의 경제적 특권층을 위한 자유이다. 신자유주의는 경제적 특권계급에 의한 세계지배를 합리화하고, 그들의 세계 지배를 위해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자본 제국주의이다. 신자유주의의 사도들이 뉴 라이트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586운동권이 아니라 뉴 라이트 세력이다. 경제계, 정치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교육계, 종교계, 학계 등 어디를 가도 그들을 만난다.
그들은 주장한다. 인간과 자연과 동물을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착취하라고, 물질을 끝없이 욕망하고 탐욕스럽게 소유하라고. 그것이 최선이라고. 그러면 자본권력이 너희와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그들은 경제적 자본권력이 지배하는 특권 계급사회를 꿈꾼다. 왕정은 한물갔다. 귀족정도 한물갔다. 공산주의마저도 이제는 한물갔다. 지금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큰 힘은 신자유주의이다. 아무리 봐도 신자유주의는 민주주의의 친구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점에서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신자유주의이다. 
지금 건전한 보수가 보수해야 할 최고의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신자유주의로부터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는 민주주의일 것이다.
(덧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자발적으로 유배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 우리가 신자유주의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면, 인류에게 22세기는 오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고....

너는 언제 인간이 되니!》

TV는 거의 보지 않습니다만, 우연히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결말을 보았습니다.

1. 아주 오래전에 엄마가 딸의 장래 남자친구 엄마를 펜으로 찔러 죽였습니다.

2. 엄마가 딸의 남자친구마저 펜으로 찔러 죽이려 합니다.

3. 이에 딸이 분노하여 엄마를 펜으로 찔러 죽이려 합니다. 그러나 실패하고

4. 엄마가 딸을 도리어 펜으로 찔러 죽이려 합니다.

5. 남자친구의 형이 나타나 자기 동생들을 괴롭히지 말라며 두 청춘남녀를 구합니다.

엄마의 일방적인 지배 욕망이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자발적으로 비롯된 형의 관계적 감성이 인간을 사망에서 구합니다.

일방적인 지배 욕망은 사랑이 아닙니다. 그것은 괴롭힘이고 폭력입니다. 그것이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타자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된 자발적인 감정 교류에서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것이 인간을 사망에서 구합니다.

인간은 홀로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관계의 존재이고 ‘사이(間)’의 존재입니다. 인간은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타인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갑니다.

엄마는 딸이 타인을 존중하고 타인과 관계 맺는 것을 방해하고 오로지 자기에게만 종속되기를 원합니다. 엄마는 원장에게 제들은 절대로 같이 못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원장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엄마는 인간은 너무 약하다고, 약하니까 아프다고 합니다. 그러자 원장이 말합니다. 인간은 그러니까 같이 있는 거라고, 사람 인(人)자를 손가락으로 만들어 보이며, 그러니까 기대어 사는 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너는 언제 인간이 되니!”라고 말합니다.

하필이면 펜이 살인도구입니다.

연암 박지원도 붓을 살인도구로 보았습니다.

《호질》에서 호랑이가 붓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가로 찌르고 모로 찌르면 굽은 놈은 갈고리 창 같고, 날이 난 놈은 식도 같고, 뾰족한 놈은 검 같고, 갈라진 놈은 가지 창 같고, 곧은 놈은 화살 같고, 둥그스레한 놈은 활 같이 생겨먹어 이놈의 무기를 한번 휘두르면 온갖 귀신들이 한밤에 통곡하게 된다.”고.

살기 등등한 글들이 많습니다. 특히 악의적인 언론 기사들이 그렇습니다. 무조건 경쟁적으로 타자를 먼저 찌르고 봅니다. 대중에 대한 일방적인 지배의 욕망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타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도 없이, 강하기만 한 자들, 인간이 아니라 돈이 먼저인 자들, 그런 자본 권력의 논리와 지침을 충실히 따릅니다. 그럴 때 펜은 흉기가 되고 살인 도구가 됩니다. 그들에게 타자와의 자발적인 감정 소통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런 기사들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생기 가득한 글을 읽고 싶습니다. 무엇인가 살기 가득한 글은 최대한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기사를 쓰는 사람들에게도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너희들은 언제 인간이 되니!”

 

 

《조심하고 조심하라! 그리고 억울함이 없게 하라.》

기자 회견이 있었습니다. 이로써 고인이 성추행으로 고소되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구체적인 성추행 사안들이 제시되었습니다.

사람은 살아가던 대로 살아가게 돼 있고 잘 변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과거에 살아온 방식을 보고서 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하게 됩니다. 예상을 벗어난 고인의 행적들이 제시되니 놀라울 뿐입니다. 여기저기서 이중인격자, 파렴치한, 추악한 패륜아로 성급하게 단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자기변호를 할 수가 없습니다. 소중하게 아끼던 보물이 눈앞에서 파손되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매우 안타깝습니다.

한편으로 피해자와 변호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주장에 대하여 명백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저는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텔레그램비밀대화방 초대화면은 본인이 아니어도 만들 수가 있으며 증거능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하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담당변호사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느 누구의 편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그것은 편견을 갖겠다는 선언입니다. 우리는 다만 진실의 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복잡해진 세상에서 진실로 가는 길은 험난하고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더욱 차분하고 세심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두 사람은 이제는 결과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굳이 편을 들자면 두 사람 모두의 편을 들기 바랍니다. 문제의 해결은 서로가 함께 바라보았던 진실의 공통분모에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이 싸움을 부추겨 이이제이로 이득을 보려는 더 추악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기자회견에서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주기를 바랬습니다. 어쨌든 한 사람이 죽은 의혹에 대한 증거로는 너무 빈약해 보였습니다. 변호인들은 소모적인 여론전을 펴며 질질 끌지 말고, 다음에는 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주고, 이왕 시작한 일이니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여 가능하면 논란을 빨리 끝내주기를 바랍니다. 가능하면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국민을 대표하여 진실을 밝혀주기 바랍니다. 그것이 살아있는 피해자를 위해서도, 고인과 유가족을 위해서도,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흠흠신서>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형법서입니다. ‘흠흠’은 ‘조심하고 조심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무원록>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법의학서입니다. ‘무원’은 ‘원한이 없게 하라’, ‘억울함이 없게 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진실을 밝혀 조금도 억울함이 없게 하는 것, 그것이 법의 본래 정신일 것입니다.

발인하는 날, 기자회견이 있었고, 그리고 비가 내렸습니다. 아래로 아래로, 이제 우리도 빗물처럼 가라앉히고 차분해 집시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억울함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그러하기 위해서 우리는 성급히 예단하지 말고, 얇은 얼음 위를 걷듯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며, 진실이 온전하게 드러날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려고 합니다.

(덧글) 지금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논쟁하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차차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논쟁적인 댓글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당분간 페이스북을 쉬려고 합니다. 한동안 페친 여러분을 뵙지 못하고 댓글도 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사이 페친 여러분 모두 건승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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