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페이스북

김민웅교수

추모사 2020년 10월 16일 <박원순을 기억하는 모임>

박원순 시장님.

많이 그립습니다.

어찌 그리 황망히 가셨나요?

생각할수록 애가 탑니다.

이제 가을이 완연히 스며든 서울,

거리를 걷자면 도처에서

박시장님의 세심한 손길을

가슴이 뛰는 풍경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자고 깨면 어느새 서울 어느 곳에선가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사이에

변화의 싹이 트고 자라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코로나 방역으로 활기를 되살리고 있지 못하는 요즈음입니다.

그러나 서울이 이만큼 튼튼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도

박시장님이 평소에 섬세하게 설계하고 만들어놓은 서울다움의 힘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걸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이 시민의 권리와 꿈이 현실이 되도록

혼신을 다해 자신을 던져온 시간들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개인적인 사연으로 말하자면 우린 오랜 친구였습니다.

동년배로 살아온 세월과 시대 또한 같았습니다.

민주주의를 향한 고투도 함께 지고 살아왔습니다.

시민들이 일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되고 나서 같이 한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 부재의 자리가 그래서 더더욱 크고 깊습니다.

박원순 시장님과 이러저러한 연을 맺은 이들도

그런 까닭으로 가슴이 아려올 것입니다.

박시장님을 좋아하고 지지해온 시민들 역시도

그 통절의 심정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늘 이 추모의 자리는

시장 박원순,

시민운동가 박원순,

인권 변호사 박원순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 박원순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한편, 세간의 어지러운 풍설과 확인되지 않은

그리고 확인되어야 할 소문과 주장 앞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 허허벌판에서 옷을 벗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애도의 기억만으로 그칠 수 없는 현실이 엄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묵직한 숙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숙제를 푸는 일에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님에 대한 기억은 이 과제를 감당하는 일과 함께 할 것입니다.

시간의 풍파에도 마모되지 않는 이름 석자,

박원순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도리어

그 원석(原石)의 가치가 절감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어떤 심정을 안고 우리 곁을 떠나셨는지

우리는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지극히 사랑했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 사랑의 힘을 믿고

이 역사의 광야에서 한 걸음 두 걸음

함께 걸어왔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 걸음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함께 할 것이기 때문에.

박원순 시장님, 당신을 알고 지낸 동시대의 인연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남은 가족들에게도 무한한 위로를 드립니다.

원순씨, 우리의 영원한 친구.

당신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소리없이 번져가는

새날의 불꽃이 될 것입니다.

'페이스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남국의원  (0) 2020.10.17
송요훈기자  (0) 2020.10.17
이연주변호사  (0) 2020.10.17
황희석변호사  (0) 2020.10.17
대한민국 청와대  (0) 2020.10.17
문재인 대통령  (0) 2020.10.16
송요훈기자  (0) 2020.10.16
문재인 대통령  (0) 2020.10.16
조국교수  (0) 2020.10.16
고일석기자  (0) 20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