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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훈기자

우리, 솔직하게 애기해봅시다.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서민씨가 이 시대의 나침반입니까? 서민씨가 무어라 하면 그 말이 진리이고 이 사회의 빛이 되고 길이 됩니까?

나도 기자입니다만, 서민씨나 진중권씨의 말이 기사로서 무슨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편을 갈라 국민이 갈등하고 반목하도록 선동하는 게 언론의 역할인가요?

서민씨의 지방 강연이 취소됐다고 합니다. 서민씨가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대깨문’ 어쩌구 하는 말을 하지 않고, ‘공부를 못하는 학생의 전형’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화가 난 강연 신청자들의 항의가 쇄도하여 주최 측이 강연을 취소했다고 하더라고 했다면 어찌 됐을까요?

그랬어도 기자들이 기사를 썼을까요? 서민씨가 그렇게 말했다면 기자들이 기사를 쓰지 않았을 겁니다. 서민씨의 강연 취소를 국민이 알아야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그랬답니다. 충남 서산의 시립도서관이 주최하는 강연이었는데, ‘공부 못하는 학생의 전형’이라는 서민씨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항의가 들어와 강연을 취소했다고 합니다. 서민씨의 그 발언은 서울대 의대 나온 서민씨보다 공부를 못한 절대 다수의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었으니 강연을 취소하라는 항의가 들어올 만도 하지요.

시립도서관이 주최하는 강연이 공부 잘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강연은 아니었을 겁니다. 서민씨의 강연이 도서관에서 하는 강연이 아니고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입시학원이 주최하는 강연이었다면 그런 항의는 들어오지 않았겠지요.

물론, 항의하는 시민 중에 문재인 지지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서민씨의 ‘공부 못하는 학생의 전형’이라는 발언에 분노한 항의 전화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서민씨의 강연이 취소된 건 순전히 서민씨의 경솔한 발언 탓이지 ‘문재인 지지자’ 때문이 아닙니다.

서민씨가 솔직하게 강연이 취소된 이유를 말했다면 기자들이 기사를 쓰지 않았을 겁니다. 서민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해당 도서관에 확인을 했다면 ‘대깨문’이니 ‘친문 압력’이니 하는 기사를 쓰지 못했을 겁니다. 확인을 하고도 기사를 그렇게 썼다면 왜곡과 조작의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지요.

기사는 그렇지 않은데 제목을 그렇게 뽑았다면,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수 올리려는 돈벌이에 눈이 먼 제목 뽑기라고 봐야지요.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공부 못하는…’ 발언에 시민 항의 쇄도, 서민 교수 강연 취소>라고 뽑아야지요.

서민씨를 애호하는 언론사들이 서민씨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듯 받아쓰기로 보도하는 건, 서민씨가 신뢰와 존경을 받는 권위 있는 인물이어서도 아니고 서민씨의 발언에 시대를 궤뚫는 통찰이 있어서도 아니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기사로서의 가치가 있어서도 아닙니다.

문재인 싫다는 언론사의 속내를 대리 배설해주니 기사로 써서 보도하는 겁니다. 그거 아니고는 달리 설명할 게 없습니다.

지금은 스마트시대입니다. 몇몇 언론이 정보를 독점하고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아날로그시대가 아닙니다. 인터넷에는 온갖 정보가 넘쳐납니다.

언론의 보도는 출고되는 순간 검증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인터넷에는 온갖 전문가들과 고수들이 즐비합니다. 언론이 정보를 독점하고 일방적으로 전달하면서 독자들을 홀리고 속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겁니다.

스마트시대의 언론은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신뢰를 잃은 언론은 생존할 수도 없고 존재해야 하는 이유도 없습니다. 언론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 순리입니다. 국민을 속이는 언론, 신뢰를 잃어가는 언론… 생존을 위협받는 언론의 위기는 언론이 자초한 것입니다.

징벌적 배상제 도입은 언론을 위축시키는 독약이 아니라 자정기능을 강화하여 불신의 늪에 빠진 언론을 구하는 양약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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