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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훈기자

대통령을 유리상자에 가둬라.

오늘 청와대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회의가 있었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장관이 나란히 입장했단다. 그걸 두고 어떤 언론은 추미애 장관 감싸기네 힘 실어주기네 하며 시비를 걸었나보다. 그러자 청와대는 힘 실어주기가 아니라 의전서열에 따른 동시 입장이고 독대도 없었다고 해명을 했단다.

숨이 콱 막힌다. 이젠 이런 것까지 해명해야 하나. 문 대통령이 추 장관과 나란히 회의장에 입장했다. 그래서 뭐? 그러면 안 되나? 대통령이 회의를 위해 청와대에 들어온 장관과 독대 좀 하면 안 되나? 기자들이 들으라고 ‘요즘 언론 보도로 고생이 많으시지요’라고 물으면 안 되나?

공주각하는 장관들의 대면 보고를 기피했었다. 왜 그랬을까? 대면 보고를 받다보면 깡통임이 드러날까봐 그랬던 거 아닌가? 그걸 제대로 비판한 언론이 있었던가? 공주각하의 말씀을 왕의 교지처럼 받아쓰고 받들기만 했을 뿐, 대통령이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시비를 건 적이 한 번이라고 있었던가?

대통령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젠 이런 것까지 시시콜콜 왜 그랬는지, 언론의 독해가 옳은지 그른지 해명해야 하나. 메시지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건 언론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고, 정확하게 잘 읽어내는 기자가 있는가 하면 헛다리를 짚기도 하고, 어떤 언론사는 지들 입맛에 맞춰 지들 맘대로 해석하고 곡해하기도 한다.

언론의 보도가 악의적이고 국민을 호도하고 그리하여 공공의 이익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면 당연히 나서서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그러거나 말거나 나서지 않아도 된다. 감싸기로 해석하고 힘 실어주기라고 시비를 걸든 말든, 그 정도는 장삼이사의 국민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

기자인 내 눈에 힘 실어주기 운운하는 기사는 힘 빼기 의도가 있는 기사로 보인다. 대통령을 유리상자에 가둬 놓고 일거수일투족을 지들 맘대로 해석하여 전달하면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대통령일수록 여론의 의식하여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오만함이 보인다.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기사에는 대통령 힘빼기 의도가 보인다.

한국 언론의 지맘대로 해석이 어제 오늘의 일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면 글자 하나에 시비를 걸던 언론이 아니던가. 반면, 깡통공주 시절에는 공주님 패션에는 고도의 정치적 외교적 의미가 있는 것처럼 미화하고 과대 포장하지 않았던가.

대통령도 정치인이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의미가 담긴 정치 행위로 볼 수도 있다. 대통령이 휴가에서 정조 임금의 리더십에 관한 책을 읽었다는 것이 기자들에겐 의미가 있는 정치 행위로 읽힌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지금 시국에 왜 그런 책을 읽느냐고 어느 언론이 시비를 걸면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해명을 해야 하는가.

대통령을 유리상자에 가둬놓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시비를 거는 언론의 행태도 숨이 막히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대꾸하고 해명하는 청와대도 참 딱하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임기말은 가까워 오고 할 일은 많은데 동네 개가 짖고 방앗간 참새들이 짹짹댄다고 일일이 대꾸하며 발목을 잡혀서야 되겠는가. 그냥 대범하게 가던 길, 가야할 길을 가기 바란다. 일몰 전이다. 해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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