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저녘에 어머님은 쌀을 담가 놓았다.
내일 인절미를 할 모양이다.
나는 밖에서 뛰어 놀면서
오늘의 특식을 생각하곤 하였다.
간식이라야
기껏 고구마나 감자찐 것 밖에
없지만....
우리 식구들은 떡을 잘 먹는다.
아버진 떡과 과일을 좋아 하셨다.
술과 담배를 못하셔서 그런지
아버진 유난히 떡을 ......
해가 뉘엿 뉘엿 질때면
어머님의 일손이 빨라진다.
부엌에 장작깨비와 솔걸을 넣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시작한다.
밖에서 놀고있는 우리는
엄마의 목소리를 손꼽아 기대하지만
여전히 부르는 소리가 없다.
마음은 콩 밭으로 향한다.
슬며시
돌아와 부엌의 연기와 친구가 된다.
이제 밥이 다 된 모양이다.
시루에 찐 밥을 절구통에 넣고
찧어야 한다.
어떤 때는 아버지가 찧고
어떤때는 형과 우리가
장난삼아 찧어 보지만 꼬마손은
마냥 무겁기만 하다.
어머닌 이제 썰기 시작한다.
밥상에 올려진 인절미는
형제들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한 밥상에 차려진
인절미를 우리 식구는 앉은 자리에서
끝장을 낸다.
모두 풍족한 인절미 때문에
저녘밥을 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입이 짧아 밥을 청하지만
나오는 것은 낭랑한 꾸중의 소리가
나의 허기를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