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페이스북

김현성

금융/투자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

-이제 우리 경제가 살 길은 자본의 축적 뿐이다-

1.

‘삼층연금’ 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3층으로 연금을 쌓아 노후를 대비하라는 뜻이다. 3층연금은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뜻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개인연금은커녕 퇴직연금 축적조차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역사가 오래 된 선진국의 국민들은 연금 포트폴리오의 구축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식에 소득의 상당 부분을 자동적으로 투자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경제의 전반적인 자본 구축으로 이어져 그 나라의 경제를 탄탄하게 만든다. 국내 자본 기반이 튼튼하니 대외 자본의 유출입에 민감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측면에서 갈 길이 멀다. 2020년 동학개미의 굴기는 자본시장 측면에서 물론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장기적으로 반드시 긍정적이지는 않다. 개인들이 예/적금을 헐어 투자하는 것은 변동성이 너무나 큰 자금이기 때문이다.

2.

주식시장에서 정보가 부족하거나, 또는 실제로 정보가 부족하지만 자신은 정보가 충분하다고 착각하는 투자자들의 결말은 대략 정해져 있다. 그 결말은 바로 ‘큰 손실’ 이다. 당연하다. 게임의 규칙을 모르는 상태로 게임에 뛰어들기 때문에 첫끗발이 좋을 수는 있겠으나 늘 이득을 거둘 순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결국 금융/투자 교육이라 함은 이러한 시장의 규칙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플레이를 하려면 어떠한 메커니즘 하에서 움직여야 하는지, 만약 본인이 자신이 없다면 어떤 선수를 골라 믿고 맡겨야 하는지 등에 대한 기준을 알아야 적어도 손실을 입지는 않기 때문이다.

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투자를 아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나, 우리는 4대보험을 통해 전 세계 주식에 언제나 간접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다른 4대보험은 늘 납부된 보험료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며 이것이 우리 경제의 근간 자본이 되기 때문이다.

3.

우리가 금융 교육을 하는 이유를 ‘대단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금융뿐만이 아니라 모든 교육의 성격 중에는 사회 구성원이 그의 삶에서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정보 격차를 줄이는 성격이 있다. 금융 또는 투자 교육은 특히 이쪽에 특화가 되어야 한다.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투자라는 것 역시 기본적인 룰의 습득(= 금융 교육)을 토대로, 기초체력(= 보유한 자본)을 활용하여 자신의 재능(= 투자 능력)을 극대화하여 수익(= 선수의 스탯이나 명성)을 쌓는 것이다. 아무리 메시며 손흥민이라도 룰을 모르고 축구를 하면 필드에서 엉덩이로 공을 집어 패스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금융 교육 기반은 매우 취약하다. 금융감독원 등에서 청소년 금융교육 컨텐츠를 제작하여 유튜브 등에 배포하지만 조회수는 처참한 수준이며, 소셜 미디어 일각에서는 불로소득 창출을 교육하자는 것이냐는, 어디서부터 틀렸는지조차 짚기 어려운 주장이 횡행하고 있다.

4.

주식의 시세차익이 불로소득이라는 잘못된 주장이 어떻게 발로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기본적으로 주식의 가격은 그 기업의 영업가치와 노동자들의 노동가치, 미래 성장가치 모두를 포괄하여 결정된다. 주가가 높고 잘 나가는 기업이 상당수 대기업이며 규모가 작은 기업이라도 성장이 빠른 기업에는 우수한 인재가 모이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만약 투자 교육이 불로소득 교육이라면, 이렇게 주장 하시는 분들은 은행에 예금은 어떠한 이유로 하시는지 궁금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예금이자야 말로 아무런 노력 없이 그저 은행에 돈을 맡겨두기만 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축적되는 불로소득이기 때문이다.

투자를 한다는 것은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지적 노동에 대한 보상도 받아야 하지만,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위험을 늘 마음 한 켠에 끌어안고 사는 리스크 부담에 대한 보상 역시 당연히 받는 것이다. 때문에 주식을 불로소득이라고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교육의 부재가 보여 주는 인터넷 상의 잘못된 담론이라 할 수 있겠다.

5.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이 없다. 굴뚝산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르고, 주요 신흥국의 소비 성장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느리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살 길은 튼튼한 국내자본을 토대로 과감하게 신성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 경제의 체력 향상을 두고 불로소득이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한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은 요원할 것이다. 백 년이 아니라 십 년, 아니 일 년을 내다본다 할지라도 체계적인 금융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왜 초보들은 인버스 투자에 현혹되는가

보통의 개인 주식 투자자의 경우 프로페셔널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하게 가져야만 하는 어떤 소양과 같은 것이 굳이 명문화되어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수익률 추구의 메인 유닛으로 숏포지션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주식시장의 특성이 사람을 현혹시키기가 쉽기 때문인데, 인플레이션이 존재하는 경제에서 주식시장은 대개 우상향하게 마련이지만 어쩐 이유에서인지 높은 수익률은 하락장에서 창출되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특히 경험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은 대규모 하락장 이후에 주식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이러한 착시를 일으키기 쉽다.

여기서 언급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이라 함은, “상승할 때는 천천히 여러 차례에 걸쳐 오르지만 하락할 때에는 빠르게 한 번에 하락한다.” 라는 것이다. 이는 경험적으로도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간간한 계산으로도 검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코스피지수를 살펴보자.

한국의 2000년 1월 4일 코스피지수는 1,059.04 이며, 2021년 1월 4일의 종가는 2,944.45 이다. 편의상 21년 간의 주식 누적 수익률을 300% 라고 가정하고, 월간으로 시장이 상승한 개월과 하락한 개월을 나누어 계산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은 결과가 도출된다. (산술평균 기준)

전체 상승장 : 147개월 / 평균 +4.88%

전체 하락장 : 106개월 / 평균 -4.50%

닷컴버블 붕괴시 상승 : 11개월 / 평균 +11.71%

닷컴버블 붕괴시 하락 : 13개월 / 평균 -8.68%

금융위기 시 상승 : 5개월 / 평균 +5.08%

금융위기 시 하락 : 7개월 / 평균 -8.57%

먼저 단순한 상승/하락 케이스별 경우의 수만 살펴본다면, 상승장 베팅의 승률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58.1%, 하락장 베팅의 승률은 41.9% 이다. 그러나 만약 여기에서 닷컴버블 붕괴와 금융위기 상황이라는 멜트다운 상황을 제외하게 된다면 상승장 베팅의 승률은 60.4% 에 다다른다. 즉 ‘정상 상황’ 에서의 주식시장이라면 인버스 투자는 시작부터 어리석은 짓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질문할 수도 있다. 어차피 하락장에 베팅하는 것이라면 하락장 베팅 승률 41.9% 도 충분히 높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평균 수익률을 보도록 하자. 하락장의 수익률을 20년 간 산술평균하면 상승장의 수익률보다 그 절댓값이 약 0.3% 가량 낮다. 즉 핀포인트로 크게 하락하는 날 하루이틀이 아니라면 큰 재미를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닷컴버블이 멜트다운해서 모두가 난리였던 2000년에는 3% 이상 상승장 수익률 절댓값이 우위였으며, 금융위기 시점 역시 하락장이 상승장 대비 우위였지만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는 와중에 하락장의 우위는 상승장 대비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특정 월, 특정 일에 -5%, -10% 씩 몰아서 하락했기 때문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매수와 매도가 힘싸움을 하는 국면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몰아서’ 하락하는 날이 되면 선물이나 파생상품 투자자들을 위주로 소위 팔자를 고치는 사람이 한둘씩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수 케이스는 투자자들의 마음에 바이어스를 일으킨다. (가장 좋은 사례가 2010년 11월 11일 도이치은행발 풋옵션 쇼크라고 볼 수 있다.) 2020년 3월의 패닉셀 장에서도 마찬가지 사례들이 발생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사례와 같이, 주식시장은 오를 때에는 꾸준히 조금씩 오르지만 하락할 때에는 몇몇 거래일을 핀포인트로 잡고 한 방에 시장을 내려보낸다. 그 날이 어떤 날이냐를 맞히는 것은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매매 패턴 및 시장 심리에 의한 대규모 투매 등이 복잡하게 얽힌 고차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버스 투자는 시장의 하락에 대비하는 헷지용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지 수익 창출의 메인 유닛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내가 명궁이라고 해도, 과녁의 크기가 500미터 밖 10원짜리 동전만해서는 바로 코 앞의 칠판만한 과녁을 겨누는 어린아이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주식시장 초보들은 늘 소문과 풍문에 휩싸이고, 조금만 시세가 변동하면 종목과 종목을 갈아타며 소중한 예수금과 수수료를 낭비하기 일쑤다. 주식시장에서는 당연히 리스크를 감내하는 만큼 보상을 주지만, 시장 자체가 당연한 경제적 원리로 우상향하는 것이 정상일진대 반대 방향으로 리스크를 감내하는 자에게 돌아갈 과일은 너무 적다는 사실을 모두 유념해야만 한다.

'페이스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용하  (0) 2021.01.13
지성용신부  (0) 2021.01.13
하승수  (0) 2021.01.12
Hyewon Jin  (0) 2021.01.12
박종철  (0) 2021.01.12
양희삼목사  (0) 2021.01.12
신동근  (0) 2021.01.11
정철승변호사  (0) 2021.01.10
안창영  (0) 2021.01.10
'그것이 알고싶다' 성남국제마피아, 정치인과 유착 관계 '추적'  (0) 202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