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명박근혜 사면을 좋아하는 친문은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당신도 마찬가지.
2. 검찰 개혁을 원하지 않는 친문은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당신도 마찬가지.
3. 검찰 개혁을 하고 있으나 힘이 딸린다. 처음엔 윤석열과 언론만 이겨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법원이 나섰다. 전관예유라는 큰 밥그릇을 버리기 힘든 모양이다. 결국 정경심이 구속됐다. 지금 같다면 조국도 조민도 심지어 문통도 어찌 될지 모른다.
4.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듯 법조계와 언론의 카르텔은 무시무시하다. 아무리 경제를 잘하고 아무리 방역을 잘해도 없는 죄를 있다 하고 사소한 잘못도 부풀려 말하니 중도층 마저 등을 돌린다. 이대로 우리는 이 싸움을 이길 수 있을까?
5. 당정이 검찰 개혁으로 몸살를 앓고 있는 이 때 이재명은 언론을 활용하여 약진한다.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을 잘못했다, 방역을 잘못했다며 언론에 휘둘리는 자들의 마음을 산다. 검찰도 미덥고 국민의 힘도 미덥고 민주당도 미더운데 경기도 세금으로 던져지는 기사들에 마음을 뺏기는 이들이 늘어난다. 대통령을 대놓고 까지 않을 뿐 이미 그 지지자들은 문재인은 실패했다며 떠들고 다닌다. 얄미운데 민주당 그 누구도 눈치 보느라 그를 뭐라 하지 못한다.
6. 이래저래 정부와 민주당은 손발이 꽁꽁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언론 플레이 하는 검찰과 이재명을 이겨낼 수 없다.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정권을 빼앗기거나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꼴을 보게 생겼다.
7. 그런데 이낙연은 사면을 얘기한다. 뜬금 없다. 민주당 당대표가 이명박근혜를 사면 하자고? 대선 욕심 없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엔 기레기들이 부풀려 기사를 썼다 말한다. 하지만 가만 보니 진심이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을 설득한다고 나선다니 말이다. 이낙연은 무엇을 얻으려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걸까? 정말 무리수일까? 아니면 차 때고 포 때어 옴짝달싹 못하는 지금의 형국을 이겨낼 수 있는 묘수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정치인 이낙연 개인을 생각하면 무리수는 커녕 악수 중 악수다. 안 그래도 당내 지지율이 하락 중인데 이명박근혜 사면이라니?
8. 그렇다면 이번엔 이명박근혜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이명박근혜를 감옥에 쳐 넣은 것은 검찰과 법원이다. 정권 내내 허리를 조아리고 알아서 기던 것들이 정권이 끝나자 가차 없이 처벌한다. 엠비가 처음 재판 받을 때 검사들 보고 그랬다잖은가? "다 아는 얼굴들이구만"
9. 이명박근혜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자신들을 도운 검사들을 요직에 앉히고 심지어 정계 진출을 돕기도 했다. 받은 것도 많았지만 주는 것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정권이 끝나니 태도가 돌변한다. 나이도 많으니 이대로 감옥에 들어가면 사실상 종신형이라서 그럴까? 법원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일 때는 알아서 판결하던 것들이 전직 대통령에겐 가혹하기 이를데 없다.
10. 국민의힘도 마음에 안든다. 예전엔 그렇게 딸랑 거리던 것들이 이젠 윤석열 라인을 타고 안철수 라인을 탄다. 김종인 같은 이상한 인간을 들여서 사과를 한다고 한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쳐바른 돈이 얼만데 어느새 검찰에 빌붙어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라도 하려는 기세다.
11. 그렇다면 조중동 입장에선 어떨까? 사실 그 누구 보다 검찰의 눈치를 보는 이들은 재벌과 언론들일 것이다. 지금도 그러한데 만약 윤석열 같은 인간이 대통령이 된다면? 박정희 시절 조중동이 행복할까 지금의 조중동이 행복할까?
12. 용적우아(用敵于我)란 말이 있다. 나를 위해 적을 이용한다. 혹은 적의 적은 나에게 도움이 된다라는 뜻이다. 이낙연의 사면 이야기가 나오자 조중동의 논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심지어 반가운 기색 까지 보인다. 하지만 이낙연은 "적절한 시기"를 강조했다.
13. 사면 카드를 꺼내는 순간 윤석열이라는 이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 하고 검찰발 뉴스가 도배를 했는데 그 양상이 바꼈다. 사면을 해주고 말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낙연이 쏘아 올린 사면이라는 작은 공은 윤석열이라는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던 정국의 방향을 일거에 바꿔버린 것이다.
14. 보선도 있고 대선도 멀지 않았다. 사면 카드를 지금 당장 써먹을 필요는 없다. 약속은 해두고 얻어낼 것을 얻어내는 방법도 있다. 가장 아쉬운 쪽은 죽을 날 얼마 남지 않은 이명박근혜니까. 검찰과 법원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언론만이라도 어느정도 컨트롤이 된다면 한숨 돌릴 수 있고 반격도 가능하다.
15. 우리들이 뽑아 놓은 정치인들에게 희생만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때 우리는 그랬다. 도움이 필요한 노통에게 감시라는 말을 외쳤던 우리 아니었나? 우리의 기대만 우리의 욕심만 요구하다보면 조국도, 문재인도 그저 희생제물로 쓰여야 할지 모른다. 그렇게 값비싼 제물을 태워서 윤석열이나 이재명 같은 인간들이 대통령된다면 좋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