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리서치]
[폴리뉴스 정찬 기자]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리서치>는 사법부의 판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 약 2/3가 법원의 판결을 믿지 못하겠다고 했고 절반에 가까운 국민은 자신이 재판을 받을 경우 인공지능(AI) 판사를 선택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이 지난 10월 30일~11월 2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법원의 판결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하는지 물어본 결과 법원의 판결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은 29%에 그쳤고 전체 응답자의 66%가 법원의 판결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원에서 선고하는 범죄자에 대한 형벌이 일관성 있는지, 아니면 판사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86%가 판사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답했고 일관된 편이라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AI) 판사가 도입된다고 가정해 만약 본인이 재판을 받게 된다면 인간 판사와 인공지능(AI) 판사 중 누구에게 재판을 받고 싶은지 물어본 결과 인공지능 판사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48%로 인간 판사를 선택하겠다(39%)는 응답보다 더 높았다. 이는 인간 판사들에 비해 인공지능(AI) 판사가 더욱 공정하고, 중립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원의 범죄자 형벌 관대 87%, 살인-아동/청소년대상범죄-성범죄 처벌 강화해야 90% 이상
범죄자에 대한 처벌 수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87%는 법원에서 선고하는 범죄자에 대한 형벌이 가볍고 관대하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각종 범죄의 처벌 수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살인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 강간 등 성범죄는 지금보다 처벌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90% 이상으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에 공감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88%가 범죄에 대한 처벌 수준을 강화하는 것이 범죄 억제 및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민들은 강력범죄에 대해 현재 법원의 판결이 가볍고 관대하며,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범죄 감소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법관이 형을 정함에 있어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인 양형기준을 정할 때에 원칙에 대해 물은 결과 유사한 범죄들은 형량을 다르게 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8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범죄자의 지위나 신분의 차이에 따라 형량을 다르게 정하지 않는 것(87%), 국민 법 감정을 반영하는 것(80%)의 순이었다.
음주나 약물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감형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정신질환으로 인해 저지른 범죄는 이보다 낮은 68%가 감형해서는 안된다고 응답했다.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 찬성 48%, 신상공개 반대 47%로 팽팽
범죄 혐의는 있으나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강력 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에 대해서는 범죄예방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신상 공개에 찬성(48%)과 죄가 확정되기 전 무죄추정의 원칙과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해 반대(47%) 입장이 매우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죄가 확정되기 전 신상공개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이다.
한편, 범죄 피해자의 인권보다 범죄자의 인권을 더 보호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68%가 동의 의사를 보였다. ‘가해자의 사정은 고려하면서 피해자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가해자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피해자의 미래는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에 더 공감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30일~11월 2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이며 응답률은 12.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