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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il Kim

12/14 블랙 앤 화이트 (윤석열 & 문재인)

1.

20년 전 쯤 되었을 것이다.

당시 내가 재미있게 하던 게임 중에 <블랙 앤 화이트>라는 게임이 있었다. 피터 몰리뉴라는 개발자가 디자인한 게임인데 특히 나는 그 게임의 컨셉이 좋았다.

이 게임의 컨셉은 플레이어가 신(God)이 되어 세상(부족, 마을)을 다스리는 내용이라 ‘갓게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2.

게임의 제목이 <블랙 앤 화이트>인 이유는 게임 플레이어가 '선한 신'이 될 수도 있고 '악한 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플레이어)이 세상을 다스리는 방식에 따라 바뀐다. 패키지 게임이지만 자유도가 매우 높은 게임이다.

부족의 백성들은 신(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무언가 요구를 한다.

신(플레이어)은 대리인 격인 '크리처'를 활용해서 백성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세상을 지배한다. 이 크리처를 선하게 키우느냐 혹은 악하게 키우느냐가 이 게임의 정체성이다.

3.

게임을 플레이 하는 나는 기본적으로 선한 신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이 백성들은 요구를 들어주면 더 많은 요구를 한다. 여기에 선한 신의 방식으로 크리처를 착하게 키우는 것은 매우 귀찮고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내가 선한 신이 되어 백성들의 귀찮은 요구를 다 들어주면 그들은 사원에서 감사를 표시하지만 단지 그것 뿐이다. 반면 요구사항은 많아지고 불평도 더 많아진다. 통제를 해야 하는 크리처는 더 까탈스러워 진다.

4.

게임 속에서 백성들이 원하는 소원을 가급적 착하게 들어주고, 크리처도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서운한 무언가 있다고 계속 불평하고 요구하는 모습을 보니 짜증이 났다. 그래서 악한 신이 되어 보았다.

강력한 권능을 백성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해 보았다. 크리처를 통제하지 않고 맘껏 야성적으로 파괴하라고 풀어 버렸다. 그랬더니 백성들이 꼼짝도 못하고 용서를 빌더라.

웬지 통쾌했다. 진작 이렇게 할 걸.. 훨씬 게임이 더 쉽잖아….

그런데 악한 신이 되니 외모가 흉물스럽게 변해간다. 이런 제길슨…

5.

<블랙 앤 화이트>가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는 인간의 본성, 종교와 철학, 신과 인간, 선과 악의 본질적인 관계를 자연스럽게 탐구하도록 만드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참,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 마인드의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가 이 게임의 AI 개발자였다. 그는 게임내 NPC들의 인공지능을 개발하다가 아예 그 분야로 전직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6.

현 시점에서 뜬금없이 <블랙 앤 화이트>가 생각난 것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 게임 속 가상현실과 매우 유사해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이 잘 되고 있을 때 폄훼하거나 모른척하던 사람들이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니 (심지어 즐거워 하는 뉘앙스로) 정부 탓을 하는 것이나 코로나 백신조차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언론과 국힘당 정치인들의 모습...

자신의 욕망(부동산)을 채워주지 못한다고 가짜, 왜곡 뉴스인지 알면서도 대통령을 저주하는 사람들….

7.

하지만 이런 불평은 독재자가 통치하던 시절에는 거의 없었다.

국민들은 정당한 불만과 불평조차도 독재자의 폭압 앞에서는 두려움에 떨면서 얌전하게 행동해야만 했다. 문재인 앞에서 오만방자한 기레기들이 박근혜나 윤석열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는 것이 동일한 맥락이다.

이 대목조차 <블랙 앤 화이트>와 유사하니 어찌 '갓게임'이라고 칭송하지 않겠는가?

8.

내가 20년 전 <블랙 앤 화이트>라는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배운 것은 “일반적인 사람은 '선의'가 '선행'이라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후에 선의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하물며 권력을 가진 이가 늘 불평하는 국민들을 귀찮게 설득하는 과정보다는 그냥 힘으로 억누르는 것이 편하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더욱 대단한 것이다.

9.

반면 법을 집행하니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검찰조직의 수장 윤석열은 스스로를 법 위에 놓고 있다.

그 이유도 <블랙 앤 화이트>에서 찾을 수가 있는데 악한 신의 경우처럼 힘을 휘두르는 것에 도취가 되어 “권력과 권리가 같지 않다”는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권력'은 규범과 윤리를 지키면서 정당하게 행사 해야만 '권리'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은 규범과 윤리를 무시한 채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니 권리가 아닌 폭력과 패악을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10.

지난 금요일부터 주말 내내 문재인 대통령의 임대아파트 왜곡 보도와 그것을 알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저주를 퍼 붓는 이들, 코로나19 확산세가 늘어나니 그것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새삼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구를 잘 들어주는 선한 신에게 더 불평을 하면 악한 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게임 뿐만 아니라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의 말을 다 들어주려던 노무현에게 불평을 퍼부은 결과 나온 것이 이명박이라는 괴물이 아니었던가?

#블랙앤화이트 #코로나19사회적거리두기 #선의와선행 #검찰개혁과조국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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