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공화국의 정치인 유승민 전 국회의원을 보며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십시오”
민주공화국이란 어떤 곳에 살든지 동등한 시민으로 여기는 국가를 말합니다. “니가 가라 공공임대”라고 비아냥댔던 주택에 사는 사람도, 그곳에 입주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공론장에서 동등한 시민으로 대하는 것이 바로 민주공화국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으며, 자기는 살기 싫으면서 공공임대 살라고 한다”는 말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거나 공공임대주택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폄훼하고 마치 공공주택에 거주하거나 기다리는 사람이 ‘정상 시민’이 아닌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공공임대주택은 분명한 주거 사다리입니다.
이대 앞 게스트 하우스에서 거주하면서 강원도 원주에 있는 공공기관 인턴으로 출퇴근했던 한 청년이 있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게스트하우스가 할인했을 시기, 그는 원주에서 단기로 계약할 저렴한 집이 없어 왕복 5~6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한 달간 출퇴근했습니다.
20대 대부분을 게스트하우스, 찜질방, 고시원에 거주했고 주거와 소득이 불안할 때면 숙식을 제공하는 식당에서 일하시거나 군대에 지원하여 그 불안을 조금이라도 없애보려 노력했던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좁아도 좋으니 보증금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비아냥거리며 중단하라고 말하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누군가에게는 흔들리는 삶에 안식처가 되는 주거 사다리입니다. 주거불안에 노출된 시민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주지도 못하면서 “니나 가라 공공임대”라는 식의 무책임한 말,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지난 10월 용산구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에는 763가구를 모집하는데 2만8천여 명(92대 1 경쟁률)이 신청하였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님이 말했던 “니가 가라 공공임대”에 신청한 사람들의 숫자입니다.
오늘도 LH, SH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매일 공공임대주택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집을 사기 싫어서가 아니라 집을 살 수 없기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작년 한 해 30대 2만 가구가 서울 아파트를 매입 했습니다.
그에 비해 30대 인구는 전국 727만 명, 서울은 154만명으로 30대 중에서도 소수의 청년만이 집을 살 수 있었습니다.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집을 사서 주거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유승님 전 의원님의 말에 동의합니다. 한국은 이미 집을 살 수 있게 공공 분양, 금융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월세로 사는 사람보다 집을 샀거나 사려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자가 중심 주거정책을 꾸준히 펼쳤지만 내 집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은 지난 35년 동안 안타깝게도 단 1% 늘지 않았습니다. 1980년 59%에서 2015년 57%로 줄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집을 매매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살 여러 방안을 절실히 찾고 있는 것입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대다수의 청년과 세입자에게, “내집 마련의 꿈을 버리지 말라”는 당신의 말은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공공임대주택 확대는 어디에 살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중요한 정책입니다.
유승민 전 의원님, 지난 주거복지 역사에서 실패한 정책을 운운하지 마시고, 자기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만을 위한 자가 공화국의 정책만이 아니라, 월세·전세 점유자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민주공화국의 주거 정책에 관해 이야기 해 주십시오.
2015년 원내대표 사퇴 기자회견에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스스로 되묻고 “민주공화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다”던 그 분은 어디로 가신 겁니까. 그때 부르짓으시던 '민주공화국의 지엄한 가치는 집 가진 사람과 가지려는 사람들에게만 해당 되는 것이었습니까?'
유승민 전 의원님, “니나가라 공공임대” 발언. 국민에게 사과하십시오.
2020년 12월 13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