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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환

관료화된 조직, 관료주의 조직은 맷집 좋은 초강력 고무덩어리 같다. 무쇠 덩어리 망치로 아무리 때려도 결코 깨지지 않고 팡팡 튕겨져나온다. 결국 때리는 사람만 지친다.

정부 부처나 지자체,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이나 거대화된 조직은 관료주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졌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정부 조직이나 공공조직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민간기업은 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조직이나 공공조직은 실질적인 오너가 없지만, 민간기업은 경우에 따라 강력한 오너십이 작동한다. 같은 관료주의 조직이지만 망할 수 있느냐 없느냐, 오너십이 있느냐 없느냐라는 결정적인 요인이 있어 작동되는 방식이나 강점과 약점이 다를 것이다.

최근에는 거대 노조뿐 아니라 NGO들도 관료주의화되는 곳들이 있다고 여겨진다. 내가 그 조직에서 일을 하지 않아 나의 추정이겠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세상은, 사회는, 때리면 때릴수록 단단해지는 관료주의 조직들이 엄청난 파워를 가지고 이끌어간다고... 사회의 대부분 주요 이슈들은 이 관료주의 조직들의 싸움이 불거진 것이다. 정부, 기업, 노조, NGO 등 조직화된 모든 집단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종종 갈등을 벌인다.

어떤 형태의 집단에서도 조직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료주의는 거의 필연이다. 정부나 공공 조직은 이익 추구를 근본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과 달리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게 근본 목적이지만, 동시에 조직 자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하며 생존하고 영역을 확장하려는 본능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관료제 조직은 장점이 많다. 그러나 단점이 더 많아지면 관료주의 조직이라고 부른다. 조직이 만들어질 때는 '초심'을 잘 달성하기 위해 관료제 조직으로 진화하지만, 이내 조직 자체가 목적이 되는 관료주의 조직으로 다시 진화한다.

복잡해지는 사회에 관료주의 조직들이 많아지는 것은 필연이다. 이 관료주의 조직들이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세상을 움직인다. 그래서 나는 인구가 생물학적으로 구조적으로 고령화, 초고령화에 진입하지만, 사회 역시 고령화, 초고령화 조직들이 많아지는 사회에 진입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늙어가는 것이다. 세상이 늙어가면 세상의 변화도 느려진다. 동시에 세상은 거대한 고비용 시스템에 갇히게 된다.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물론 있다. 거대한 자본과 거대한 지적 네트워크가 집약되는 기술 분야다. 이 기술이 세상의 변화를 촉발한다. 그러나 그 기술 역시 이제는 대부분 거대 자본과 거대 조직이 만들어낸다.

우리는 세상이 빨리 변화하기를 바라지만 생각보다 빨리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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