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페이스북

Jinkoo Kang

“검사들 사이에서 ‘검사 생활 10년하다 보면 민법을 잊어버리고 20년하면 법을 잊어버린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검사임용후 송무사건을 맡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범죄자들과 씨름하다 세월을 보내야 하는 검사들 입장을 감안하면 민법을 잊어버린다는 말은대충 애교로 이해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법 자체를 잊어버린다는 말은 그저 우스개소리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대검찰청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연 90억원이 넘는 특수활동비 집행과 관련한 정보공개청구 재판에서 ‘특활비를 어디에 썼는지 근거자료는 남길 수 없고 공무원 개개인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20년 넘으면 법 자체를 잊어먹는다는 검사님다운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법을 까먹는다기 보다 ‘내가 하는 말이 곧 법’이라는 검사들의 잘못된 법의식이 더 큰 문제인지 모른다.

 특활비 사용을 검사들 양심에 맡길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문가지다. 2017년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사들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돈봉투 사건을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국민세금인 특활비 집행 내역을 공개거부하면서 ‘검사 개인의 양심에 맡겨달라’고 한 그 뻔뻔함을 질타하는 검찰출입기자가 보이지 않는다.

 대검 특활비에 대한 검사들의 뻔뻔함을 보면서 1년전 연재했던 ‘통제받지 않는 권력과 그늘’시리즈4 <우병우 때 시작해 윤석열호가 완성한 ‘방석호 황제출장’면죄부>를 공유하고자 한다. 윤석열 검찰이 공공기관장의 공금집행에 얼마나 무감각한 지 보여주는사례다. 개인적으로 윤석열 검찰이 우병우때와 마찬가지로 기득권집단과 ‘그들만의 리그’로 연결돼 있음을 직감한 계기기도 했다.

방석호 전 아리랑tv사장은 2015년 5월 뉴욕으로 출장을 가면서 퀸베드 2개가 딸린 디럭스룸에 머물며 법인카드로 미슐랭급 레스토랑에서 한끼에 수십만원에서 100만원이 넘는 황제식사를 즐기고 돌아왔다. 출장후 작성된 법인카드 사용내역서에 혼자서 호텔에 투숙하고 수십만원에서 1백만원이 넘는 식사도 혼자서 먹은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2015년9월 뉴욕출장때 딸이 인스타그램에 ‘아빠 따라온 껌딱지 딸’이라는 설명과 함께 뉴욕에서 방석호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모든게 들통났다. 특히 2015년9월 뉴욕출장 당시 캐비어식당에서 100만원이 넘는 식사를 할 당시 함께 밥을 먹은 것으로 기재된 현지 외교관등은 모두 방석호와 밥을 먹은 적이 없다고 했다. 당연히 2015년5월에도 법인카드로 가족들과 호화식사를 즐기고 동반식사자 명단을 허위로 적어낸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방석호는 이 위기를 뉴욕출장당시 사용한 항공권을 제출하는 것으로 빠져나갔다. 그가 제출한 항공권에 따르면 2015년5월 뉴욕출장시 가족들과 함께 뉴욕에 머물 시간이 없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을 쥐락펴락하던 시절 서울중앙지검은 이 항공권을 기초로 방석호에 면죄부를 부여했다.

 하지만 그후 기자의 취재를 통해 검찰이 못밝힌(혹은 안 밝힌)사실이 하나둘 드러났다. 먼저 방석호가 제출한 항공권은 예매한 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았고 방석호는 2015년5월에도 가족들과 함께 뉴욕에 머물렀다. 그가 혼자서 묵었다는 호텔에 딸린 스타벅스에서 아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도 확인했다. 혼자서 식사를 했다는 미슐랭급 식당에서는 무려 3번씩이나 4인분 식사를 주문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식출장일정이 끝나고 듀크대를 졸업한 아들의 중국인 친구 가족과 115만원짜리 식사를 즐긴것도 검찰이 파악한 것과 달랐다. 방석호는 ‘아들 친구 아버지가 중국변호사인데 아리랑tv의 중국 진출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고 진술했지만 뉴욕 로펌에 근무하는 아들 친구 아버지는 기자에게 ‘그날 모임은 family gathering’이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당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노승권 1차장은 방석호를 기소하기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했다. 결국 검찰을 대신해 방석호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강남경찰서는 2017년8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검사장이 임명돼 있었다. 우병우에 장악된 검찰만 믿고 면죄부를 받은줄 알았던 방석호로서는 날벼락을 맞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방석호는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한 2017년5월 윤 전총장과 특수관계에 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뒤 채 전총장이 곧바로 사임하기는 했지만 예감이 불길했다.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방석호는 또다시 불기소 결정을 받았다. 당시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은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예를들어 1인 출장을 가면서 추가요금까지 물며 퀸 베드 2개가 딸린 호텔방에 머문 것에 대한 검사의 판단을 보자. 방석호는 4인실 호텔 예약 이유에 대해 ‘국제방송사 사장으로서 위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했고 검사는 “피의자가 단지 2박3일의 숙박료를 아끼기 위해 (부인, 딸, 아들과 함께)성인 4명이 방을 써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였을지 의문”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아들의 중국인 친구 가족과 115만원짜리 식사를 즐긴 것에 대해서는 “국제방송사 최고경영자로서 글로벌 인맥형성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해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친분을 쌓을 것인지는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친분을 쌓을 것인지는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 2년전 방석호의 불기소 결정문을 보면 ‘특활비를 어디에 썼는지는 근거자료를 남길 수 없고 개개 검사들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대검찰청의 해명은 그리 놀랄일도 아닌듯 하다. 하지만 과연 검찰의 저 해명이 검찰출입기자들 말고 대다수 국민들 상식에 얼마나 부합할지 의문이다.

 끝으로 방석호 면죄부에 간여한 검사들 이름을 적는 것으로 감시견 역할을 마치고자 한다. 2016년8월 서울중앙지검 정희원검사의 불기소 결정은 2018년 서울중앙지검 정화준 검사의 2차 불기소결정으로 이어졌다. 이어 서울고검에 항고된 사건은 5개월째시간을 끌다가 드루킹 수사팀장 방봉혁 검사가 서울고검에 복귀하자 재배당이 됐고 10여일만에 항고기각 결정이 내려진다. 이어 지난해 7월26일 대검 인권부장 권순범 검사는 재항고 기각결정을 내린다. 반칙과 특권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윤석열 검사장이 검찰총장이된 바로 다음날이었다. 말 그대로 방석호에 대한 면죄부가 우병우때 시작해서 윤석열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윤총장은 당시 취임사에 이렇게 말했다.  “형사 법집행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으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 정말 그러한가. 현재 윤석열 검찰의 형사 법집행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지고 사익이나 특정세력을 위해 쓰여지고 있는가.”

'페이스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ris Shin  (0) 2020.11.11
강남순교수  (0) 2020.11.11
hokyun cho  (0) 2020.11.11
대한민국 청와대  (0) 2020.11.10
문상조  (0) 2020.11.10
김상수  (0) 2020.11.10
Edward Lee  (0) 2020.11.10
이수진의원  (0) 2020.11.09
전상훈  (0) 2020.11.09
대한민국 청와대  (0) 2020.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