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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won Jin

[누가 우리 세대(현재 30-40-50대)를 이렇게 맹갔는가 ]

1992년은, 삼당통합의 코어여서 민주진영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일도 있는 김영삼 대통령님이 당선된 해입니다.

비록 앞서 언급한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서슬퍼런 박정희 독재 치하에서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면서 당당하게 당 대표로 선출되는 등 '젊고 깨어있는 민주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다진 바 있고, 삼당통합을 통해 국정수반의 자리에 오름으로써 금융실명제, 군부청산, 518반란행위자들에 대한 수사, 재판 및 사형선고가 가능하도록 '역사 바로세우기'에도 혁혁한 공훈을 세운 분이 김영삼 대통령님입니다.

이 시대는, 국가원수의 이러한 복합적 성격으로 인해 독재에 항거하는 학생운동을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하는 분들이 증가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중 97년에 아시아 금융위기의 여파로 속칭 IMF 사태가 터졌고, 금융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준비된 지도자'로 김대중 대통령님이 당선됐는데, 당선을 전후해서 빌 게이츠, 앨빈 토플러 등 세계적 사업가와 석학을 초청하여 전수받은 비전으로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주인공이 바로 '디지틀 조선일보'입니다.

원래 조선일보는 '정치면만 화장실에서 쓰거나 유리창 닦을 때 쓰면 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정치면을 제외한 나머지 지면(특히 문화, 경제, 외신 일부)이 모두 훌륭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학생층에서도 애독자가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조선일보가 인터넷의 발달을 틈타 발빠르게 '디지틀 조선일보' 사이트를 개설함으로써 젊은이들이 학교나 가정, PC방에서도 쉽게 접속하여 정치면을 제외한 나머지 지면을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으로도 애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디지틀 조선일보와 완전 유사한 포맷과 레터링을 자랑하는 '디지틀딴지일보'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입니까?

해학과 풍자의 민족입니다. ㅋ

하루도 해학을 즐기지 못하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그 민족, 바로 한민족입니다.

처음에는 조선일보인 줄 알고 속아서 들어갔던 대부분의 평범한 젊은이들이, 독자를 포복절도시키는 패러디와, 지속적으로 배변활동이 언급되는 B급 유머가 난무하는 '병맛'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게 됨으로써 다시는 '디지틀 조선일보'를 찾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인터넷에서의 폭발적인 열기를 바탕으로 각 기사와 광고가 책으로도 출판되었습니다.

웃음은 전염성이 크기 때문에 혼자만 즐기지 않습니다.

90년대에 PC방이나 학교에서 인터넷을 통해 딴지일보를 접한 분들은 아들손자며느리...는 아니고, 동생들(30대), 큰언니와 큰형, 사촌오빠와 사촌언니(현재 50대)와 함께 보기 위해 책과 사이트 정보를 공유하게 됐는데, 그 무렵에는 책 대여점 또한 성업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유머와 해학이 걸러주는 방식으로 근대사와 다양성, 민주주의와 군부독재의 의미를 접한 세대가 현재 30-50대입니다.

창시자인 고기요정님은 '나꼼수'를 거쳐 현재 전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공장을 운영하는 재계의 거물(?)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세대를 이렇게 맹근 주인공은 조선일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한 일이죠 ㅋ

후회해도 소용 없고, 그저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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