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지도, 동서양 구성원의 공동체에 대한 관념 차이]
해마다 그 해 가장 뛰어난 업적을 보이는 인물 100명을 선정하는 것으로 유명한 타임지가 올 해 정은경 청장님을 100명 중 한 분으로 꼽았다는 소식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청장님이 선정된 중요한 사유는, 우리나라가 방역과 경제활동이라는 두 함수를 가장 적절히 풀어 낸 국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서구 문명의 영향을 받은 국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을 권리', '영업을 할 권리'를 내세우면서 시위를 벌이거나 행사를 하거나 도로를 활보하는 많은 개인들로 인해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도 폭락하는 뉴 더블딥 현상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초기 폭발적 증가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불시에 도시를 봉쇄하는 극약처방을 함으로써 상황을 다소 진정시켰는데, 큰 불편을 겪었을 시민들이 그다지 큰 불만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미리 많은 연구를 한 선두적 저자가 리처드 니스벳이고, 그 중 대표적 저서가 '생각의 지도'입니다.
이 책에는 저자와 저자의 일본인 제자 마스다 다카가 실행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소개되어 있는데, 동서양,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삼국 구성원들이 공동체에 대해 사고하는 방식이 실제로 다른지 여부를 검증한 것이었습니다('Attending holistically versus analytically: comparing the context sensitivity of Japanese and Americans'제목으로 논문 검색 가능합니다.).
실험 내용 중 한 가지는, 미시건대 학생과 교토대학 학생들에게 같은 어항 화면을 보여주면서 나중에 기억나는 장면을 묘사하도록 한 것인데, 동양 학생들은 어항의 모양, 바위의 형태와 개수 등 배경을 먼저 설명하고 또 자세히 설명하는 반면, 서양 학생들은 어항에 있는 생선을 먼저 설명하고, 또 생선의 색상과 움직임 등 생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행위(설명, 묘사,단어 선택)가 무의식적 차원에서 이미 형성된 직관에 따른다는 전제 하에, 전체 맥락과 배경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자란 동양인들과, 각각의 개성과 자유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자란 서양인들의 의식 구조상 차이가 외부적으로 나타난 단서로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훌륭하게 구성된 청장님의 방역 리더십이 지시하는 바에 따라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약간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잘 이행해 온 우리나라 시민들의 공익적 성향이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도 국난극복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매우 다수입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 루스 베네딕트, 사뮤엘 헌팅턴 등 석학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동북아시에서도 약간 독특한 정신 세계를 가지고 있는는데, 공동체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 및 중국과 유사하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기리, 온, 하치'라는 정신 문화로 인해 열등감 노출이 극에 달하면 '너죽고 나죽자'정신으로 돌변하게 되는 현상이 그 중 하나입니다.
몇 년 전부터 숭구리당과 CJD, 테라토마, 혹스 등 그 선거운동원들을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경우를 상당히 자주 경험합니다.
왜 그런지 잘 몰랐다가 최근 상황을 차근차근 돌이켜보니,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무능함과 열등감 노출이 극에 이르렀는지, 코로나 상황을 이용해 '너 죽고, 나 죽자'식 행동이 폭증한 것이 떠올랐고, 그런 면에서 리처드 니스벳, 루스 베네딕트, 사뮤엘 헌팅턴 등 세계적인 석학들 뿐만 아니라 '토착왜구'라는 유사성을 간파한 네티즌님들의 선견지명에도 감탄하게 됐습니다.
역시 시민 하나 하나의 능력이 만렙인 국가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