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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훈기자

우리, 솔직하게 얘기해보자구요.

대한민국에서 직업군인이 될 요량이 아니면 자원해서 군대에 가는 청년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군대 가라고 아들의 등을 떠미는 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물론 없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아들을 훈련소에 두고 돌아서면서 눈물 한 바가지 쏟고, 아들이 입고 갔던 옷가지가 집으로 배달되면 그걸 보고 또 눈물 쏟고, 그게 부모의 마음이고 엄마들은 특히 더 그럴 겁니다.

아들이 무탈하게 군 복무를 마치게 해달라는 매일 기도하는 게 부모의 심정입니다. 부대에서 전화라도 오면 무슨 일이 있었나 긴장부터 하는 게 아들을 군대 보낸 부모의 마음입니다. 나경원씨도 장제원씨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보면 그 심정을 이해할 겁니다.

병역의 의무를 필하기 위하여 자원하여 군대에 갔던 추미애 장관 아들의 휴가 문제로 벌써 몇 달째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그게 그럴 만한 사안인가요? 휴가 며칠이 병역 기피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가요?

일에는 가볍고 무거운 경중(輕重)이 있고 선후(先後)의 우선 순위가 있어요. 생각해보자구요. 휴가를 갔다는 것보다 중요한 건 휴가를 가야할 사유가 있었느냐 하는 거예요. 휴가 사유가 없는데도 휴가를 갔어야 부정한 특혜가 되는 거구요. 그런데 지금 그런 문제로 다투는 건가요?

군인이라 해도 질병이나 부상의 사유가 있다든가 집안에 큰일이 있다든가 하면 휴가를 갈 수 있어요. 그건 당연한 권리예요. 그런 일로 급하게 휴가를 써야 한다면 휴가를 신청하고 승인하는 절차는 뒤로 미룰 수도 있어요. 직장에서도 그렇게들 해요.

뭐가 중한가요? 휴가를 써야할 급한 사유가 있었는지가 중한가요? 절차가 매끄럽지 못한 게 중한가요? 군대 보낸 아들이 수술을 받고 회복이 늦어져 휴가 연장을 했는데, 아픈 건 네 사정이고 아무튼 미리 휴가 신청을 하지 않은 건 잘못이라고 따지고 들면, 그게 대한민국 군대라면, 어느 부모가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싶겠어요?

대한민국은 불신이 깊은 나라라고 합니다. 불신의 사회 비용이 수십 조는 될 거라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어요. 박근혜 정부 시절에 어느 장관이 그런 말을 했었어요. 언론이 사회 불신을 조장한다면서. 그뿐인가요, 인사청문회 시즌만 되면 병역 기피를 했네 아니네 하는 걸로 소모되는 사회 비용도 엄청날 겁니다.

나도 기자입니다만, 기자님들, 생각 좀 해봅시다. 추미애 장관이 밉다고 억지 기사를 써서 당신들이 얻는 게 무엇입니까? 당신이 쓰는 기사가 병역 기피를 부추기고 사회 불신을 조장하는 반국가적 반사회적 선동이라는 걸 생각해본 적은 없나요?

제발 적당히 좀 합시다. 언론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는 국민이 많아요. 이런 언론이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국민이 많아요. 기사를 쓰기 전에 이런 고민도 좀 해봅시다. 나는 왜 이 기사를 쓰는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 기사를 쓰는가.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나도 카투사 출신입니다만, 카투사로 군 복무를 마친 이들에게 카투사로 있는 동안에 무얼 배웠는지 함 물어보세요. 카투사라고 그저 몸 편히 병역의무를 때우기만 한 건 아니예요.

나는 카투사로 복무하면서 애국을 배웠습니다. 나라가 잘 살아야 되겠다는 걸 배웠습니다. 지구에서 제일 부유한 나라의 군대에 배속되어 있으면서 차별과 설움으로 애국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쓰는 기사는 애국이 아니라 망국을 부르는 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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