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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의사 증원은 당연하고 그걸 넘어 새로운 의사를 배출해야 합니다.”

-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는 의사의 새로운 모델을 우리들에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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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첨부한 것은 서울대학교병원 젊은 의사 일동의 문건이다.

1.

오늘의 젊은 의료진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때가 오면 어떤 세상이 될 것인지 그야말로 끔찍하다. 우리는 이런 의사 앞에서 아무 소리 못하고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인가?

2.

의사 파업의 이유 1이 “공공 의대 게이트”라고 제목이 붙었다. 우선 파업이 아니고 진료집단 거부이다. ‘게이트’라고 붙인 까닭은 비리 온상이라는 이미지 조작이라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이라는 질문이 담겨져 있다. 당연히 국민이다.

공공의료의 기초인프라는 공공의대다. 그렇다면 공공의료의 가치를 우선 지지하면서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의료의 가치 논의는 전혀 없다. 이와 관련한 정책 논의는 이미 오래다. 그동안 뭘 하고 있다가 이제 “누구를 위한”이라는 말을 하는 것일까? 몰라서 묻는가?

3.

“국민의 혈세”로 학비지원과 기숙사제공을 하는 것이 왜 문제일까? 민간 기부를 바라는가? 서울대 의대와 병원은 무슨 돈으로 하고 있을까? ‘혈세’라는 말로 부당한 지출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공공의료는 당연히 국민세금으로 세워가는 의료복지의 미래다.

이 논의를 의사들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난리를 쳤는데, 의료복지를 위한 국민세금 지출 결정자가 의사인가? 학생선발 추천방식에 대한 논의는 아직 결정된 바 없는데 이미 폐기되었다고 하는 안을 가지고 계속 트집을 잡는다. 그럴 시간에 선발 기준에 대한 대안을 제안하면 된다.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 지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어떤 대안제시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의사는 기본적으로 공공성 기능을 가지고 있다. “공공재”라 했다고 분노했다는데 “공공성을 지닌 인재”라고 여기면 되는 것 아닌가? 누가 의사를 물건 취급하겠는가?

4.

근대 서양의학보다 천년이상의 역사를 가진 한약을 과학적 치료 효과나 안정성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험체계에 편입시키는 것에 결사반대다. 동/서 의학 협치는 이미 오래된 의료진보의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한방배척 태도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근대서양의학의 우월감에 빠진 결과다. 세상에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의료는 수천만 가지다.

5.

의료 접근성 1위라고 하는데 그게 의료서비스 제공 1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OECD 국가 가운데 의사의 수가 가장 낮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런 식으로 다른 논리를 내세운다. 의료접근성 1위라고 치자. 그래서 의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진료시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의사 정원 확대는 당연히 의료복지의 확대로 이어진다. 다만 지금 의사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적 지위는 일정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특권유지를 위해 국민의 공공의료 체제의 희생을 묵인할 수 없다. 그동안 과도한 특권을 누려왔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6.

“하필 이런 시국에 파업”이라는 질문에 대해 “하필 이런 시국에 정부가 의료계와 합의되지 않는 정책을 밀어붙이기”한다고 주장한다. 뭔 소리인가?

지금같은 방역 시스템 위기는 공공의료체제의 긴급성을 모두에게 절박하게 인식시켰다. 그렇다면 방역체제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이야말로 이 절박성에 합류해서 국민들의 공공의료체계 확대를 위해 나서야 하는 적기 아닌가?

7.

논리도 없고 근거도 없고 무엇보다도 질병 앞에서 고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공감력 제로인 이런 의사들은 아무리 많아도 소용이 없지 않을까? 공정성을 내세워 사실은 자신들이 이미 확보한 기득권을 지키겠다며 국민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이들의 의료는 국민이 도리어 거부해야 마땅할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러다가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의 목숨이 위태로와질까?

의대 교수들은 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 한다고 일갈해야 하지 않는가? 환자를 지켜야지, 제자를 지키겠다니? 이게 지금 스승과 제자의 문제인가?

8.

우리는 이제 새로운 의사를 배출해야 한다. 인간을 사랑하고 공적 책임을 기꺼이 지며 자신이 배우고 훈련받은 의료기능을 환자를 위해서 아낌없이 베푸는 그런 의사 말이다. 의사라는 직업의 특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재능을 위기에 처한 생명을 위해 바치는 것이 자랑스러운 의사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의학교육이 어떤 중대한 고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처절하게 경험하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는 이미 의사가 아니다. 그건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환자들 협박하는 저렴한 장사꾼으로 스스로를 전락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국민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정녕 모르는가?

9.

휴머니즘이 철학과 의지인 의사, 우리가 절실하게 기다리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超人)”이다. 의사증원은 당연하고 그걸 넘어 새로운 의사를 배출해야한다. 공공의료는 그 길을 예비하는 우리의 가장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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