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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검사

“경찰 송치사건이나 처리하는 형사부 검사로 남을 것인지, 변호사들에게 뒷돈 받고 소소한 사건들을 좀 봐주더라도 수사비로 거악을 척결하는 특수부 검사가 될 것인지 잘 선택하라”고 초임검사에게 조언하던 황당한 선배도 있었습니다.

그 선배가 어찌나 큰 거악으로 보이던지 무서웠지요.

덮고 싶으면 소소한 악으로 단정하여 눈감고, 죽이고 싶으면 거악으로 규정하여 파헤치는 막무가내 검찰의 전횡을 봐버린 듯 아찔했습니다.

십원짜리 사건과 천원짜리 사건.

폼 나게 수사할 거악과 덮어도 되는 소소한 악.

양질의 사법서비스를 받을 시민과 불량검사에게 수사 받아도 되는 시민.

그런 구별이 정당하고, 검찰의 잣대는 과연 공정할까요.

정의의 여신은 눈을 가린 채 저울을 들고 있습니다.

권력과 재력의 다소를 불문하고 죄의 무게에 합당한 처벌을 하는 것이 정의니까요.

같은 역할을 해야 할 검찰의 저울이 고장 나 지탄의 대상이 된지 오래지요.

눈금을 속여 온 검찰 등 권력자들이 수리공이 되어서야 고쳐질 리 있겠습니까.

검찰개혁의 동력은 오로지 주권자들의 관심과 비판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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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뒤숭숭한 이때에,

언제나처럼 검찰 이야기를 쓰려니 면구스럽기까지 합니다만,

제가 페이스북을 하는 것도,

칼럼을 쓰는 것도

좀 더 많은 분들에게 검찰에 대한 주의와 관심을 부탁드리기 위함이니

이번에도 지금까지처럼 검찰 이야기를 썼습니다.

꼭 쓰겠다고 오랫동안 벼르던 주제인데,

때마다 튀어나온 주제들을 먼저 쓰느라

이제사 쓰게 되었습니다.

마침 형사부, 공판부 강화 직제 개편과 맞물려

시의성이 없지 않다 싶어 다행이다 싶네요.

법무검찰이 검찰개혁 방안으로 20여년째 형사부, 공판부를 강화하겠다고 외쳤는데,

가시적인 직제 개편을 이제사 보니

반가우면서도,

만시지탄 아쉬움도 큽니다.

검찰의 ‘고장난 저울’을 이제라도 제대로 고쳐

정의의 여신의 저울처럼 ‘공정한 저울’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비판

계속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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