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는 밤 바람이 그리워,
강남역에서 교보빌딩까지 걷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의 싱그러움이 바람 사이로 나부끼고,
소곤대는 바람소리는 포근하기만 하다.
길어야 10분도 안되는 길인데도,
오랜만에 저녁길의 운치가 좋다.
사람많이 붐비지 않는 고즈넉한 바람과 함께...
한편에는,
만나고 헤어짐이 생활임에도,
일희일비하는 우리들의 가난한 삶들의 무게가,
바람처럼,
바람처럼,
스쳐가는 것이다.
때로는 그리 잘나지 못한 나에 모습에 가끔은 놀라지만,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얼굴 쪼가리가 있으매,
감사함속에 바람은 알고 있다.
서늘하게 나에 볼에 스치면,
모든 이들에게 얼굴을 타고 간 바람이 깔깔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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