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자영업자에 짐 떠넘기는 대기업 논란
[앵커]
규제를 얘기하거나 또 수사나 재판을 받을 때면 기업들은 '경제가 어렵다'며 나라를 걱정합니다. 그 걱정은 어디 갔는지 묻고 싶은 사례가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자영업자들에게 받는 임대료 문제입니다. 먼저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사옥의 자영업자들에게 임대료를 올려 받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깎아 주는 것도 아니고 지금처럼만 내게 해달라는 하소연도 받아 주지 않았습니다.
먼저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입니다.
지하에는 식당을 비롯한 각종 상점들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각 상점과 1년에 한 번씩 임대계약을 갱신하는데, 지난해 말 계약 때 임대료를 올렸습니다.
상인들은 "어떻게 올릴 수가 있냐. 동결이라도 안 되겠냐"고 하소연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담당자는 "강남역 상권의 건물 가치가 올라서 어쩔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초사옥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 부동산 가치가 최근에 다 올라가면서 상권도 경기는 안 좋은데 다 올랐다고 봐야죠. 조금씩 다 올라갔어요.]
이곳의 입주 점포 17곳 가운데 은행과 내부 관계사를 빼면 13곳이 임차 점포인데요.
이 가운데 5곳은 점주가 직접 임대료를 내야 하는 자영업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입니다.
지난해 말 식당 두 곳은 폐업을 했습니다.
코로나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까지 커졌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입점 상인 : 여기 빈 공실이고요. 지하에도 있었는데 폐점한 걸로 알고 있어요. 인상한다 그래서.]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건물 가치가 오른 점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임대료를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부 관계사 두 곳이 있어, 안 올릴 경우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재계 1위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차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역대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하는 동시에 주가도 가장 비싼 수준입니다.
[김주호/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 영업 제한 조치 때문에 사실상 극한에 몰려 있는 상황인데… 삼성전자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기업인데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하면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죠.]
(영상디자인 : 이재욱·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