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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훈기자

배운 자들의 곡학아세 혹세무민

“언론사에서 특히 사회고발성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항상 수사를 받고, 법정에 불려 다니며 그러다가 유죄판결을 받거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을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그런 기자들이 평소에 가지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는 무척 크다. 자연히 과도한 ‘자기검열’의 함정에 빠지게 되고, 이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비판을 질식시키게 된다.”

판사 출신의 어느 변호사가 이런 주장을 한단다. 기자들을 걱정해주는 건 고마운데, 쓸데없는 걱정이고 오지라퍼 지식인의 교만이다.

나도 기자이고, ‘카메라 출동’ 같은 고발 프로를 맡은 적도 있지만, 수사를 받고 법정에 불려다닐 걱정을 해본 적은 없다. 왜냐구? 사실을 정확하게 취재하고 어느 쪽에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게 기사를 쓰면 그럴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고발 기사를 쓸 때는 다른 기사를 쓸 때보다 스트레스가 크긴 하다. 왜냐구?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작은 실수로도 나의 펜은 살상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사실인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취재윤리를 더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뭐? 당연히 그래야 하고 그게 정상 아닌가?

취재윤리를 성실하게 준수하면 언론의 자유가 기자를 보호해준다. 취재윤리를 준수하지 않았고, 공평무사하지도 않았고, 사적인 이유로 또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악의가 있는 보도를 하고 언론의 자유를 오남용하였기 때문에 법의 처벌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뭐? 펜으로 인격 살인을 하고 세상을 어지럽히면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언론은 성역인가?

미국에서는 잘못된 보도로 인해 수십억, 수백억의 배상 판결이 내려지기도 하고, 그로 인해 언론사가 문을 닫기도 한다. 그런 판결로 인하여 미국에선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는가? 징벌적 배상으로 인하여 미국에서는 기자들이 과도한 자기검열의 함정에 빠지고 언론의 비판 기능을 질식시킨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국 언론의 국민신뢰도는 세계 꼴찌다. 확인되지 않는 부정확한 사실뿐만 아니라 침소봉대의 과장과 왜곡으로 조작된 사실, 심지어 가짜뉴스까지 퍼뜨리며 펜을 살상의 무기로 악용하고 거짓된 보도로 세상을 어지럽히니 언론에 대한 신뢰가 늦가을 낙엽처럼 바닥을 뒹굴고 있지 않은가. 언론의 자유가 만발하다 못해 방종으로 망발을 하는 게 한국의 언론이다.

분수에 넘치게 기자들을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그 전에 언론의 방종부터 질타해야 하지 않겠나. 그게 지식인의 의무 아닌가. 남보다 많이 배운 지식으로 국민을 홀리고 오도하는 걸 곡학아세라 하고 혹세무민이라 하지 않는가.

나는 언론윤리를 내팽개친 악의적인 보도에 대한 조국 교수의 따박따박 소송을 기자로서 지지한다. 그 소송에서 징벌적 배상의 의미가 있는 판결이 나온다면, 한국 언론은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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