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함과 사악함을 모두 포섭하는 용어를 찾기란 매우 어려운데 두 가지 의미에 모두 걸쳐 있는 표현은 아마도 ‘미쳤음’ 정도가 아닐까!
국정원의 선거개입 범죄 현장을 적시한 것을 조국 장관 딸의 주거지 현관을 허가 없이 들어가 출입문을 두드리며 겁을 준 주거침입과 협박의 범죄행위와 동일시하다니!
국정원이 선거개입을 안하니 검찰이 이어받은 것인지 모르겠으나, 검찰 간부가 언론 신참 기자를 내세워 유시민 등 여권 관계자들을 엮어 선거에 개입하려던 공작이 사전에 탄로나고 언론이 취재에 들어가자, 오히려 역으로 권언공작이라고 대들며 물타기하는 것과 꼭 같다.
이것은 무지함만도, 사악함만도 아닌 둘 다이고, 한마디로 정상적인 사고의 궤도를 벗어난 모습이다. 그에 맞는 표현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비정상이다.
<무지한 것인가, 사악한 것인가, 아니면 둘 다 인가?>
제 딸이 주거침입 및 폭행치상을 범한 모 종편 X기자를 고소한 후, 조중동 및 일부 보수정치인이 2012년 선거개입이라는 범죄를 범하고 있던 국정원 여직원의 주소를 내가 SNS에 공개한 것을 거론하면서 모순이라고 비판한다. 무지한 것인가, 사악한 것인가, 아니면 둘 다 인가?
첫째, 2012년 사건은 여성인권 침해 사건이 아니었다. 그 여성은 국정원 요원으로 금지된 선거개입이라는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 있던 '현행범'으로, 그 장소는 '범행현장'이었다. 그 요원은 문을 열라는 요구에 불응하며 몇 시간 동안 '셀프 감금'하면서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 않았다.
둘째, 이 요원에 대한 감금죄로 기소되었던 이종걸, 강기정 등 전현직 의원들은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1·2심은 "피고인들에게 감금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감금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검찰의 기소 자체가 황당한 사건이었다.
셋째, 나는 2012년 사건에서 범행현장의 주소를 SNS에 올린 이유로 고발되었으나, 경찰은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했고 사건은 종결되었다.
도대체 어떠한 측면에서 2019년 나의 딸 사건과 2012년 국정원 여직원 사건을 유사 사건으로 비교한다는 말인가? 2019년 9월 모 종편 X기자는 '범행 현장'에 숨어 있던 '현행범'을 잡으로 갔다는 말인가?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조중동과 보수 정치인들이 뭐라고 떠들던 간에, 모 종편 X기자는 경찰 강력팀의 수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