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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훈기자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라.

기사를 쓰는 기자가 준수하여야 하는 기자 윤리 중에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라’는 것이 있다. 객관적 관찰자로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해야지 기자 개인의 주관이나 감정 또는 언론사의 의도를 섞어 주관적 판단을 객관화하지 말라는 거다.

감사원의 월성1호기 감사 결과가 최재형 감사원장의 ‘소신 감사’란다. 진짜 그럴까? ‘소신 감사’라는 주장이 성립하려면, 감사원장에게 외압이 있어야 한다. 감사원장이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라도 했는가? 탈원전 차원에서 월성1호기 조기 폐쇄의 정책적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는 감사 결과를 내놓으면 ‘소신 감사’인가?

감사원은 감사원의 일을 했을 뿐이다. 언론이 ‘소신 감사’라고 보도하는 건 기자의 주관이나 감정을 드러낸 것이고, 문재인 싫다는 언론사의 정치적 의도와 비뚤어진 속내와 배배 꼬인 심보를 기사로 드러낸 것이다. 기자인 내 눈에는 그렇게 읽힌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소신 감사’라는 중앙일보의 기사에는 감사원장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아버지는 6.25 참전군인이고 예비역 대령으로 군 행사에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의례적인 거수경례를 한 것인데, So what? 그래서 뭘 어쩌라구? 그게 감사원의 감사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전하는 기사에 왜 감사원장의 아버지를 끼워 넣는가? 무슨 의도로?

야권 일각에서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통령 후보로 거론된단다. 한때는 서초동 골목대장을 대권 후보로 열씨미 띄우더니 여의치 않으니까 감사원장으로 옮겨 탔는가? 행여나 최재형 감사원장이 정치에 뜻이 있어 현 정부에 어깃장을 놓는 방향으로 감사원을 이끌고 있다면, 그건 소신 감사가 아니라 정치 감사가 되는 것이고,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소신 감사라고 치켜세울 게 아니라 정치 감사라고 비판해야 한다.

무엇이 ‘소신 감사’인가. 박근혜 정부 초기의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였으나 용두사미로 흐지부지 되었다. 댓글 공작 등으로 대선에 개입한 이명박 세력은 그걸 무기로 박근혜 정권을 협박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제대로 감사를 하여 수십조원의 국민세금을 강바닥에 흘려보냈고 결국 누구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걸 밝혀냈다면 ‘소신 감사’라고 칭찬을 할 만하겠다. 지금 소신 감사 운운하는 언론이 그때도 기사에 ‘소신’이라고 쓴 적이 있었던가?

기자님들, 기사를 쓸 때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여 기사를 써야 합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세요. 독자들은 행간에 숨긴 의도까지 궤뚫고 있는데, 기자나 언론사가 의도하는 대로 덩달아 왈왈대며 부화뇌동하겠어요? 우리, 겸손해져야 합니다. 사실을 전하랬더니 의도를 전하는 언론, 국민을 선동하는 언론, 가장 나쁜 언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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