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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본인과 가족의 범죄 혐의를 엉덩이 밑에 깔고 앉아 스스로 지휘하던 검찰청장이 법무부장관의 철퇴를 맞아 조목조목 매서운 질타 끝에 해당 사건들에 대한 지휘권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라임 사건에 처와 장모가 연루되어 있음에도 그걸 숨기고 라임 사건을 직접 챙기겠다며 나서서 엉뚱하게 여권 수사로 몰아가려다가 정반대로 자기 휘하의 검사들의 비리와 야당의 비리가 튀어나왔다.

레임 덕. '절뚝거리는 오리'라는 뜻이다. 리더가 임기말에 사실상 지휘권을 상실해가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흔히 대통령에게 쓰지만, 그 단어적 의미가 '권위'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분권적 통치를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대통령에게는 실제 집권 후반까지 가더라도 의미상으로도 적합한 말도 아니고 현실적으로도 일어나기가 매우 어렵다. 중앙집권적 권위를 휘둘러야 레임덕을 운운하지.

반면 레임덕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것은 오히려 '처가청장 윤서방'이다. 철옹성이던 검찰 조직에 심각한 균열이 갔고, 실제 상당수 주요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명백하게 잃었다. 윤석열의 임기는 내년 7월 25일이지만, 임기와는 별개로 어제 장관의 지휘권 행사로 문재인 정부의 불신임 의사가 명백하고 확고해졌다.

역대 검찰청장의 전례로 볼 때 당연히 잘리거나 사임했어야만 하는 상황인데, 처가와 본인의 비리를 최대한 커버하려는 안간힘으로 버텨온 것이다. 명시적으로 처가 및 본인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박탈당했음에도 버티는 것은, 그래도 직함만이라도 검찰청장이라고 걸어놓으면 검사들이 좀 살살 수사해주지 않겠냐 하는 '피의자로서의 희망사항'일 터.

이런 상황에서, '검찰청장 레임덕'을 거론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게 된다. 임명한 정부의 명백한 불신임이 확인된 것은 물론 검찰 역사상 전례없이 직접, 간접적으로 권한을 뺏기고 제지당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언론들은 '식물인간' 표현은 즐겨쓰면서 '레임덕' 표현은 극구 피한다. 단지 상상력의 부족만이 아니라, '레임덕'에는 '되돌릴 수 없다'라는 불가역성의 뉘앙스가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친검 언론들이 윤석열이 어떻게든 다시 되살아나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

하지만 윤석열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었고, 결코 살아날 수 없다. 이미 검찰청장으로서는 '산송장'이다. 검사들이 이렇게 명백해지기 전까지는 모른척 했을지 몰라도, 정부의 불신임 의사가 명백하게 드러난 이상 검찰청장에게 계속 충성을 바치는 검사가 아직 있다면, 그야말로 '반정부 검사'라고 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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