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

2020. 10. 20. 23:10

 

약혼한 딸은 양도된 딸이다. 

약혼한 남자중에는 결혼하지 않는 자도 있기 때문에 약혼한 딸은 결혼 했다고 할 수 없다.

약혼녀는 재의 영혼이다.

약혼녀에게는 앉을 자리가 없으며 약혼자에게는 머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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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산성’ 받아쓰기 보도에 ‘기본권’ 공론화 사라졌다

신문 2020. 10. 20. 22:35

8월 15일 광복절 집회와 10월 3일 개천절 집회는 감염병 확산 속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이라는 의제를 남겼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8월 13~23일, 10월 1~11일 지상파 3사, 종편 4사 저녁종합뉴스의 광복절‧개천절·한글날 집회 관련 보도를 모니터해 방송사들이 사회 의제를 적절하게 공론화했는지 살펴봤습니다.

 

8월 광복절 집회 : ‘집회 자체’ 비판

이른바 ‘광복절 집회’는 코로나19 재확산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8월 13일 서울시는 광복절 집회를 예고한 26개 단체, 22만 명 규모의 집회를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따라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단체가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집회로 인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할 것이라 단언할 수 없다”면서 두 단체의 집회를 허가했습니다. 광복절 당일인 8월 15일 신고내용과 달리 대규모 인파가 모이면서 집회로 인해 6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집회 참석을 강행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에서 관련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해 지역사회 전파에도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광복절 집회 당시 단호한 ‘집회 자제’

8월 13~15일 광복절 집회를 다룬 대부분의 저녁종합뉴스 보도는 집회를 비판했습니다. 대표적으로 MBN <픽뉴스/광복절 집회 금지>(8월 13일 이수아 기자)는 집회 2일 전 “꼭 광복절만 날이 아닌데, 모두를 위해 집회 연기를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연기를 당부했고, 집회 당일에는 KBS‧JTBC‧TV조선‧채널A가 집회에서 방역수칙이 준수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SBS <사랑제일교회 교인들도 집결...전광훈 "바이러스 테러">(8월 15일 유수환 기자)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몰리면서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는 점에 주목한 뒤 참가자들이 “마스크는 대부분 착용했지만 턱에 걸치기만 한 경우가 적지 않았고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선 집회 현장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무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C <남의 집회 빌린 꼼수로 세종로 점거…방역은 '남 일'>(8월 15일 손하늘 기자)는 전광훈 목사가 “1백 명이 모인다고 신고해 법원으로부터 집회 승인을 받아낸 보수단체 ‘일파만파’의 집회 단상을 빌리고, 참가자들을 경복궁역 대신 광화문 사거리로 불렀다”며 집회 신고와 실제 집회가 다르게 진행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방송사

날짜

보도명

KBS

8/15

<서울 시내 곳곳 집회...방역 수칙 무색>

MBC

8/15

<남의 집회 빌린 꼼수로 세종로 점거…방역은 '남 일'>

SBS

8/15

<사랑제일교회 교인들도 집결..전광훈 "바이러스 테러">

JTBC

8/15

<마스크 내리고…거리두기 사라진 집회>

TV조선

8/15

<마스크 벗고 단체 식사에 구호 떼창도>

채널A

8/15

<마스크 내린 채 '밀착'…확산 우려>

MBN

8/13

<픽뉴스/광복절 집회 금지>

△ 8.15 광복절 집회를 비판한 방송 보도(8/13~8/15)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 ‘광화문 집회는 서울시·경찰 때문’ 나홀로 주장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방역 수칙 미준수 사실이 알려지자 집회를 허가한 법원을 비판하는 여론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TV조선은 법원의 입장만 충실히 전달하며, 광화문 집회의 책임은 서울시와 경찰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TV조선 <따져보니/법원의 ‘집회 허가’ ‘코로나19’ 확산의 이유?>(8월 23일 주원진 기자)에서 오현주 앵커는 “제일 궁금한 건, 전광훈 목사 관련한 집회가 허가됐느냐”라며 법원에 대한 비판 여론의 맹점이 ‘전광훈 목사 집회 허가 여부’인 듯 질문했습니다. 이에 주원진 기자는 “법원은 전광훈 목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던 ‘자유연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기독자유통일당’ 등의 집회는 모두 불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 기자는 “전 목사는 허가된 다른 단체의 집회에 간 것”이라며 “(해당 집회를 허가한 박형순 부장판사는)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킨 경험이 있거나 확실한 약속을 한 경우만 허가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TV조선은 해당 집회의 신청 인원수가 “지금과 같은 2단계 거리두기 단계에서도 야외에 모일 수 있는 숫자”라며 박 부장판사의 판단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TV조선은 더 나아가 “법조계에서는 오히려 서울시나 경찰이 불법 참가자들의 집회를 적극적으로 막을 의지가 있었느냐는 문제를 제기합니다”라며 서울시와 경찰의 책임을 언급했습니다. 반면 집회 주도세력이나 법원 판단의 문제점 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 확산은 서울시와 경찰의 책임인 듯 보도한 것입니다.

 

주최 측 무책임한 태도와 언론의 책임공방으로 사라진 기본권 보장 논의

광복절 집회는 주최 측이 감염병 확산 방지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다수의 참가자들로 인해 대규모 확산을 만들었습니다. 법원의 집회 허가 판단이 감염병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보수단체들이 소규모 집회로 허가를 받은 뒤 대규모 인파를 동원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법원이 이를 간과했다는 것입니다. TV조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도 이를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광복절 집회 보도에서는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권이 감염병 확산 속에서 어떻게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주최 측의 책임소재가 명확해 이를 비판하는데 그치거나, TV조선과 같이 책임소재를 두고 공방을 만드는 보도들이 ‘코로나19 확산 속 기본권 보장’이라는 본질에 대한 논의를 방해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일부 단체들이 개천절을 앞두고 집회 개최를 예고하자 감염병 확산 방지와 집회의 자유가 대립하는 장면이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언론이 의제를 제대로 공론화하지 못한 결과 2달여만에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한 것입니다.

 

개천절‧한글날 집회 : ‘정부대응’ 비판

광복절 집회 후 대규모 재확산이 일어나자 서울시와 경찰은 개천절 집회 개최 불허입장을 밝히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특히 경찰은 개천절 당일 오전 7시 무렵부터 오후 6시까지 경찰버스로 차벽을 세우고, 펜스를 쳐 광화문광장 전체를 봉쇄했고, 골목길에도 임시 벽을 세워 시민들의 통행을 제한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의 대응을 두고 감염병 확산 방지의 일환이라는 주장과 기본권 침해라는 주장이 동시에 등장했습니다.

 

보수언론의 ‘재인산성’ 프레임

경찰의 개천절 집회 대응 반응 중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한 용어는 ‘재인산성’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이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대응을 비판한 ‘명박산성’ 표현에 빗대어 이렇게 부르자 대부분 언론이 인용한 것입니다. 조선일보 <경찰버스 300대로 봉쇄된 광장...“광화문이 재인산성됐다”>(10월 3일 선정민 기자)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3일 SNS에 “재인산성? 이게 정상인가? 독재시대에 모든 집회를 봉쇄하던 시절에나 볼만한 광경”이라고 비판하자 이를 기사화했습니다. 채널A <여랑야랑/그때 그때 다른 OO산성>(10월 3일 이민찬 기자)도 “경찰이 집회·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차량이나 컨테이너 박스로 차단벽을 설치할 때, 정치권에선 이를 ‘산성’에 빗대 비판”했다며 유 의원의 글을 인용해 ‘재인산성’을 언급했습니다.

TV조선 <포커스/‘명박산성’ 소환한 2020년 ‘재인산성’>(10월 4일 윤재민 기자)는 이명박 정부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민주당은 ‘근혜산성’이라며 경찰의 바리게이트를 꼬집었다”며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대통령이라며 날선 비판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경찰버스 300대에는 ‘재인산성’이라는 새 이름이 붙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발언과 배치되는 행동을 한 듯 설명했습니다. TV조선은 “일반 시민들도 3중 4중의 검문을 거쳐야하는 큰 불편을 겪었다”며 “명박산성에 이어 재인산성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진 않을지”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개천절 집회 경찰 차벽을 재인산성이라 보도한 TV조선 <뉴스7>(10/4)

 

차벽 비판위해 나들이객까지 끌어들인 TV조선·채널A

TV조선 <광화문 차벽 봉쇄 때 공원은 ‘만차’>(10월 4일 노도일 기자)는 개천절 다음 날 집회가 금지된 광화문광장과 서울대공원을 비교했습니다. TV조선은 “수도권의 놀이공원들은 인파로 붐볐는데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면 방역수칙을 지킨 차량 집회는 막히면서 기본권 침해 논란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채널A <꽉꽉 들어찬 주차장…불안한 연휴>(10월 4일 이지운 기자)도 “광복절 때와 같은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것은 막았지만, 정작 다른 곳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려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라며 개천절 집회를 통제한 정부의 판단을 비판했습니다.

 

△ 광화문 현장과 서울대공원 비교하며 나들이객 통제하라는 TV조선 <뉴스7>(10/4)

이런 보도는 한글날 집회 때도 반복되었습니다. TV조선 <놀이공원 인파 북적…집회보다 위험?>(10월 9일 서영일 기자)는 서울 어린이대공원과 한강공원, 아차산의 휴일 풍경을 비추며 “나들이객이 점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마스크 없이 대화하거나, 턱에 걸친 채 다니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습니다”라며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나들이객과 방역을 위해 설치한 광화문의 차벽을 비교했습니다. 인파가 몰리는 여행지 등은 통제하지 않으면서 정부비판 집회만 통제했다는 논리입니다.

 

‘명박산성’, ‘근혜산성’과 비교하려면

국민의힘과 다수 언론이 사용한 ‘재인산성’은 이명박 정부의 ‘명박산성’에서 시작된 단어입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차벽과 컨테이너를 세웠습니다. 시민들은 합당한 이유도 없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대응을 ‘명박산성’이라고 꼬집었습니다. 2015년 박근혜 정부도 세월호 참사 1주기,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차벽을 세우고 집회를 방해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로 집회 방해의 목적은 정부에 대한 비판 차단이었습니다.

반면 개천절 집회에 등장한 차벽은 형태는 같더라도 집회 방해 목적은 달랐습니다. 이미 8월 대규모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이 이뤄졌고, 이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감염병 확산 방지의 목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집회를 제한함으로 인해서 기본권이 침해받는다는 지적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대응을 두고 ‘기본권 침해’라는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목적부터 명확하게 짚어줘야 합니다. 하지만 TV조선‧채널A 등 보수언론은 정부의 집회 통제 목적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TV조선‧채널A는 인파가 몰리는 여행지 등은 방치했다며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집회를 통제한 듯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있는 모든 곳을 통제하라는 주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게다가 개천절 집회를 요구한 단체들은 광복절 집회에서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을 제공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일반 관광객과 비교가 불가능한 이유입니다.

 

정치적 진영논리 몰두, ‘기본권 보장’ 못 이끌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정부가 개인의 기본권을 어디까지 보장 또는 통제할 수 있는지는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한 의제입니다. 광화문광장 통제도 같은 맥락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이지만,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은 이번 기회를 통해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의 기본권 보장’을 사회적 의제로 공론화해 논의를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언론은 8월 광복절 집회에서는 책임소재 공방으로, 10월 개천절‧한글날 집회에서는 정부 비판론과 정치쟁점화로 집회 통제를 소비했습니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중대한 이슈에도 정치적 진영논리만 대입시킨 결과, 필요한 사회의제 공론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국민을 위한 언론이라면 정치권의 ‘재인산성’ 프레임에서 벗어나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의 기본권 보장’부터 공론화했어야 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8월 13~23일, 10월 1~11일까지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수사지휘와 수사개입... 추미애 vs 황교안

신문 2020. 10. 20. 22:17

‘검찰 권력 사유화’는 황교안의 경우처럼 법무부 장관의 음성적이고 불법적인 수사개입과 압력이 자행될 때나 할 얘기지, 수사에 대한 일상적인 간섭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할 얘기는 아니다.

상시적으로 이루어졌던 보수정권의 수사 개입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19일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언론들은 비판 일색이다. 그 주요 내용은 “예외적인 경우에 발동되어야 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남용되어 검찰 권력의 사유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만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사무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을 부여하여 검찰을 문민적으로 통제하되,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지휘·감독하여 수사에 대한 검찰의 독립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민주정부가 아닌 보수 정권에서는 개별 수사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를 일컬어 당시의 검찰 인사들은 ‘중요 사안에 대한 대검 주무부서와 법무부 간의 통상적인 법리 교환’이라고 말하지만, 그래 봐야 ‘개별 수사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합리화시키는 것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

이러한 실질적인 지휘·감독 행위는 음성적으로 이루어져 개별 사건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구체적으로 그 사실이 드러난 적이 있다. 바로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이다.


국정원 사건 노골적으로 개입했던 황교안

사건을 맡고 있던 윤석열 수사팀은 구속 기소 방침을 결정했지만,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반대에 가로막혀 영장을 청구할 수도, 기소를 할 수도 없었다. 황교안 장관은 수사 결론에 대한 채동욱 총장의 보고에 “선거법 위반 적용은 말이 안 되고 구속은 더더욱 안 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채동욱 총장이 수사팀을 설득해 불구속 기소 방안을 보고한 뒤 한참을 지나, 공소시효를 불과 며칠 앞두고 법무부의 승인이 떨어졌다.

2019년 7월 28일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후보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채동욱 검찰총장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황교안 당시 장관이 공소시효가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기소에 OK 사인을 내지 않은 게 맞느냐”고 묻자 "당시 검찰총장이 그렇게 말했다면 맞을 것"이라고 말한 뒤, "(법무부 사인을)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만약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정치적인 이유에서든 법리적인 이유에서든 불구속 기소나 혹은 기소 불가의 의견을 가지고 이를 관철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면 검찰청법 8조에 의한 수사지휘권을 명시적으로 행사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청법에 의한 수사지휘권을 명시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의 행위가 수사지휘가 아닌 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비공식적이고 불법적으로 개별 사건을 지휘하는 것을 부당한 수사개입, 혹은 수사외압이라고 부른다.


황교안의 세월호 수사팀 직접 압박

심지어 황교안은 검찰총장을 통하지 않은 채 개별 수사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세월호 사건 당시 황교안은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법무부의 담당 라인을 통해 대검과 광주지검을 압박했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은 검찰총장을 압박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만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 8조에 그나마 형식적으로는 부합한다고도 할 수 있지만, 세월호 사건의 수사 개입은 명백한 위법 행위다.

그러나 추미애 장관이 음성적이고 불법적으로 수사에 개입하거나 압력을 행사했다는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이처럼 구체적 사건에 대한 간섭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검찰 권력 사유화’는 황교안의 경우처럼 법무부 장관의 음성적이고 불법적인 수사개입과 압력이 자행될 때나 할 얘기지, 수사에 대한 일상적인 간섭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할 얘기는 아니다.


예외적인 검찰총장의 측근 수사 개입 혹은 방치

언론들은 헌정 사상 세 차례 있었던 수사지휘권 행사에서 두 번이 추미애 장관이 행사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고, 심지어 동아일보의 경우 이번 수사지휘권 행사의 대상이 된 사건들을 모두 쪼개 “수사지휘권 역대 7건 중 추미애가 6건 발동”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내부 감찰 문제였던 ‘한명숙 전 총리 재판 증언 조작’ 의혹을 제외하고 ‘검언유착 사건’과 ‘라임 사태 및 총장 부인 관련 사건’에 대해 두 차례 이루어졌다. 두 번의 수사지휘권 모두 검찰총장의 가족과 측근이 연루된 사건이었다.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장관은 본인과 가족이 고발된 사건에 대해 일체의 보고도 받지 않겠다고 천명했고, 실제로 그 어떤 개입 행위도 하지 않았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마땅히 그러했어야 옳다.

그러나 윤석열 총장은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처음에는 지휘권을 포기하겠다며 대검 부장단 회의에서 사건을 지휘하도록 했다가, 느닷없이 전문수사자문단을 설치하겠다고 나서더니 대검 부장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접 인선까지 주도했다.

또한 검찰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및 특혜 주식매매 등의 의혹을 비롯한 장모 관련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있었고, 라임 사태 역시 장모 관련 사건 관계자가 개입돼있어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예외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옳다. 그러나 이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예외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추미애 장관의 두 번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마땅히 검찰총장이 스스로 지휘에서 배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명시적으로 개입하거나 지휘권을 놓지 않는 사건들에 대해 이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