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2020. 10. 15. 22:02

 

그들이 바람을 심었으니 회오리바람을 거두리라. 

불의의 씨를 뿌리는 자는 재난을 거두어들인다.

구렁을 파는 자는 제가 그곳에 빠지고 돌을 굴리는 자는 제가 그것에 치인다.

구덩이를 파는 자는 자신도 거기에 빠질 수 있고 담을 허무는 자는 뱀에게 물릴 수 있다.

돌을 위로 던지는 자는 제 머리에 던지는 것이다.남을 교활하게 공격하는 자는 상처를 받으리라.

함정을 파는 자는 자신이 거기에 떨러지고 덫을 놓는 자는 자신이 거기에 걸리리라.

사람이 죄를 지은 바로 그것들로 징벌도 받는다.

악한 계획은 그것을 품은 자에게 특히 나쁘다.

다른 사람에게 함정을 파면서 제 자신에게 덫을 놓는다.

때리는 자가 매를 맞는것,이것이 규칙이다.

의인을 향해 던진 너의 화살은 네게로 되돌아온다.

악을 행하는 자는 누구든 악의 보상을 받을 것이다.

하늘로 뱉은 침은 다시 제얼굴로 떨어진다.

불 속에 바람을 불어넣는 자,불똥이 그의 눈으로 튄다.

엉겅퀴 씨를 뿌린 자는 그 가사에 찔려 상처를 입는다.

남을 헐뜯으며 잠이 들면,비방 소리에 잠이 깬다.

매질은 준 자가 다시 받게 된다.

다른 사람을 장님으로 만들려고 스스로 애꾸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창은 파헤칠수록 악취가 난다.

가시를 뿌린 자는 맨발로 가지 못한다.

자기가 잡은 몽둥이로 맞는 일이 흔하다.

지옥에서조차 농민은 귀족이 종노릇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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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덮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의 '자백'

신문 2020. 10. 15. 16:19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동생이 2018년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사실상 범행을 시인하는 ‘자백 문서’를 제출했지만, 검찰이 이를 묵살하고 무혐의 처리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검찰은 김기현 전 시장의 동생이 검찰 수사단계에서 입장을 번복하자 이를 그대로 받아주면서 ‘자백 문서’를 제출한 경위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시장의 동생이 범죄를 자백했던 사건은 흔히 ‘울산사건’으로 불리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사건 중 하나인 ‘30억 용역계약’ 사건이다. 2014년 지방선거 직전 김 전 시장의 동생인 김삼현 씨가 울산지역 건설업자 김흥태 씨에게 아파트 사업권을 주는 대가로 30억 원을 받기로 하는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일었던 바로 그 사건. 2018년 울산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이듬해 검찰이 김 전 시장 측 인사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었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시작과 두 가지 쟁점

‘청와대 하명 수사’ 사건이 시작된 건 지난해 11월 말이다. 여러 언론이 동시다발적으로 검찰발 수사 속보를 쏟아내며 알려졌다.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들을 상대로 경찰이 청와대의 하명을 받은 청부 수사를 진행해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쟁점은 크게 두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친동생인 김삼현 씨 등 김 전 시장의 측근들에게 누명을 씌우려 했는가. 둘째, 문재인 청와대가 울산 경찰, 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현 울산시장 측과 3각 편대를 이뤄 청탁 수사를 진행하고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는가 하는 점이다.

그 동안 검찰과 주요 언론은 두번째 문제, 즉 ‘청와대의 불법 선거 개입’ 문제에 집중해 왔다. 지난 1월 검찰은 이런 혐의로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현 국회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 총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이 추가 수사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미루면서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재판은 열리지 못하고 있다.

두번째 의혹이 속도를 낸 것과 달리, 첫번째 쟁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 특히 김 전 시장의 친동생이 관련된 ‘30억 용역계약’ 사건은 그 동안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울산 사건’ 혹은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등으로 불리며 지난해 말부터 온나라를 들쑤신 사건의 시작점이었지만 사실관계를 따지고 드는 수사나 보도는 거의 없었다.

▲ 뉴스타파와 인터뷰 중인 울산지역 건설업자 김흥태 씨. 김 씨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의 동생 김삼현 씨와 ‘30억 용역계약’을 맺었다. 

소위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의 시작은 ‘30억 용역 계약서’

뉴스타파가 최근 새롭게 확인한 사실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30억 용역계약’ 사건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6회 지방선거가 있던 2014년 3월 26일, 당선 가능성이 높던 김기현 당시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의 동생 김삼현 씨가 울산지역 건설업자 김흥태 씨와 ‘30억원 용역계약서(PM 용역계약서)’를 체결했다. 계약서는 김삼현 씨가 직접 만들었고, 도장은 김 씨의 대리인 2명이 찍었다. 장소는 김흥태 씨가 운영하는 울산 남구 소재 사무실이었다. 계약서에는 “아파트 분양 사업 등을 도와주는 대가로, 김흥태가 김삼현에게 30억 원을 준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울산지역에서 풍문으로만 떠돌던 이 ‘30억 용역계약’은 2017년 하반기에 실체가 드러났다. 계약 당사자인 건설업자 김흥태 씨가 경쟁업체를 상대로 고소 고발을 이어가던 중 문제의 ‘30억원 용역계약서’를 경찰에 제출하며 수사를 요청했던 것이다. 문서를 손에 쥔 경찰은 2018년 1월경 수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경찰 수사 착수 이후 계약을 맺은 두 사람, 김삼현과 김흥태가 이 계약서의 내용과 해석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김흥태 씨는 “이 계약에는 이면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계약서 내용은 구색을 갖추기 위한 내용일 뿐, 실제로는 김삼현 씨가 울산시장 당선이 유력했던 친형 김기현 씨의 힘을 동원해 제3자가 가지고 있던 아파트 사업권을 빼앗아 주는 대가로 30억 원을 주기로 한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김흥태 씨는 30억 원이나 되는 돈을 주고 받기로 한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 김삼현 씨가 직접 오지 않고 대리인을 보낸 것 역시 당시 계약서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계약서 자체는 요식행위였다. 김삼현이 나중에 돈을 받을 때 그렇게 받는 것이 (적법하게 보여서) 탈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만든 서류였다.”
- 김흥태 인터뷰 (‘30억 용역계약’ 당사자)

반면, 김삼현 씨는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계약서 내용대로 아파트 분양을 돕는 대가로  돈을 받기로 했을 뿐인데 아파트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아 계약 자체가 휴지조각이 됐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계약서가 만들어질 당시 돈을 주기로 한 김흥태 씨에게 아파트 사업권이 없었다는 점이다. 협력업체가 부도나면서 김흥태 씨가 진행하던 아파트 사업은 이미 경쟁업체로 넘어간 뒤였다. 김삼현 씨의 주장대로라면, 김흥태 씨는 있지도 않은 아파트 사업권을 이유로 김삼현 씨에게 30억 원을 주기로 약속한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김삼현 씨의 주장에 의문이 생기는 이유다. 김흥태 씨는 올해 초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계약서 내용이 말이 안된다. 내 것도 아닌 아파트 사업을 가지고 김삼현에게 (분양업무를 돕는다는 조건으로) 30억원을 준다는 약정서를 맺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 김흥태 (‘30억 용역계약’ 당사자)

김흥태 씨의 주장에 대해 김삼현 씨는 경찰 수사과정에서 “김흥태 씨에게 아파트 사업권이 없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김흥태 씨에게 속았다”고 진술했다.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김흥태 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삼현과 김흥태가 겉으로는 정상적인 용역 계약을 맺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김삼현이 형인 김기현의 힘을 동원해 김흥태에게 아파트 사업 시행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30억 원을 받기로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김삼현 씨가 ‘공무원의 직무에 부당하게 관여하기로 약속한 경우’에 해당되므로 변호사법 위반이나 알선수재죄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봤다.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ㆍ향응,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한 자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변호사법 111조 1항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ㆍ요구 또는 약속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알선수재)

하지만 경찰 수사는 얼마되지 않아 난관에 봉착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삼현 씨가 경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한 채 잠적했기 때문이다. 김삼현 씨는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나서도 한참이나 지난 2018년 3월 27일에야 울산경찰청에 출석했다. 이날 김삼현 씨는 자신을 소환한 울산경찰청이 아닌 울산지방검찰청을 먼저 찾아가는 이상한 행적을 보이기도 했다. 김삼현 씨는 그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일 후인 3월 30일, 울산경찰이 신청하고 울산검찰청이 청구한 김삼현 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울산지법(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에서 열렸다. 결과는 기각이었다. 법원은 기각사유로 “범죄혐의가 충분히 소명 되지 않았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하고 잠적까지 했던 사실은 김삼현 씨에게 불리하게 작용되지 않았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기세는 김삼현 씨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한참이 지난 뒤인 2019년 4월, 김삼현 씨 등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무혐의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김흥태 씨가 주장하는 내용의 이면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사실상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의 손을 들어준 결정이었다. 이와 관련 뉴스타파는 이미 지난 해 12월, ‘검찰이 무혐의로 뒤집은 김기현 형제 '30억 계약 사건' 2대 의혹’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검찰의 무혐의 처분 결정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 뉴스타파가 입수한 2018년 7월 16일자 경찰 의견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 김삼현 씨가 자신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사실상 시인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김삼현 구속영장 기각, 그리고 숨겨진 반전 ‘자백 문서’

그런데 최근 뉴스타파는 이 사건을 추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 수사 과정에 제동이 걸리고 있던 2018년 3월경,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수사를 받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동생인 김삼현 씨가 자신의 범죄 행위를 인정하는 사실상의 ‘자백 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이 ‘자백 문서’의 단서를 김삼현 씨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에서 찾을 수 있었다.

2019년 4월 만들어진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에는 “울산 경찰이 2018년 7월 16일 의견서를 검찰에 냈다”고 기록돼 있다. 그리고 그 의견서에 담긴 내용이 소개돼 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김삼현 씨와 김흥태 씨가 도장을 찍은 계약서에 적힌 30억 원의 대가는 아파트 분양업무를 돕는 것이었지만, 김삼현 씨가 변호사를 통해 제출한 문서에는 아파트 사업 시행사를 김흥태 씨로 변경해 주기로 한 대가라고 기재돼 있다.”
- 경찰 의견서 내용 (2018.7.16.)

뉴스타파는 경찰이 검찰에 보낸 사실상의 ‘자백 문서’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울산지검에 질의서를 보내고 물었다. 하지만 울산지검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답변을 거부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울산경찰청이 김기현 형제 사건과 관련해 2018년 7월 16일 울산지검에 보낸 문서는 단 한 건이었다. 바로 김삼현 씨에 대한 경찰의 송치 의견서다. 뉴스타파는 오랜 시간 취재를 진행한 끝에 문제의 2018년 7월 16일자 경찰의견서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의견서에서 검찰의 무혐의 결정을 뒤집는 대목을 여럿 확인했다. 다음은 뉴스타파가 확보한 경찰 의견서 내용 중 일부.

“피의자 김삼현은 1차 진술 바로 다음날이었던 구속전 피의자신문에 대비하여 변호인 의견서상에서 변소 내용을 변경하였다.”
“PM용역 계약서(‘30억 용역계약’)는 정상적인 계약서가 아니었음을 시인하고…”
“PM용역 계약서는 D건설을 압박하여 (울산 남구) 신천동 아파트 사업시행사를 김흥태로 변경해 주는 대가로 30억원을 지급 받기로 했다.”
- 울산경찰 의견서 (2018.7.16.)

▲ 울산경찰청에 출두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동생 김삼현 씨. 김 씨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인 2018년 3월 27일에야 울산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삼현이 범행을 시인했다”

김흥태 씨의 주장대로 ‘아파트 사업권을 제3자에게서 빼앗아 주는 대가로 30억 원을 김기현 시장 형제에게 주기로 한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다름아닌 김기현 측이 낸 ‘자백 문서’로 확인된 것이다. 경찰이 이 ‘자백 문서’를 근거로 ‘30억 용역계약’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도 무관치 않다는 결론을 내린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피의자 김삼현은 약속 과정에서 당시 김흥태가 본인이 김기현의 동생임을 의식하고, 그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대화를 이어가며 대가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 2018년 7월 16일자 울산경찰청 의견서

뉴스타파가 새롭게 확인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의 ‘자백 문서’, 그리고 여타 한 ‘자백 문서’와 취재내용을 을  법률전문가들에게 알려주고 의견을 물었다. 검사 출신인 오원근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김삼현 씨가 나름대로는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한 것처럼 보이지만, 검찰이 인용한 김삼현 변호인의 의견서를 보면 크게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D건설을 압박해서 사업 시행사를 김흥태를 변경해주는 대가로 30억 원을 받기로 했다는 것인데 (기존 주장과는) 굉장히 다른 진술이다. 여기서 가질 수밖에 없는 의문은 김삼현 본인이 어떤 영향력이 있어서 D건설을 압박할 수 있겠느냐인데, 형인 김기현을 통해서 하려 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김삼현의 변호인이 의견서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상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판단된다.”
- 오원근 변호사(전직 검사)

그럼 김삼현 씨 측은 왜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의견서를 작성해 냈던 것일까. 취재진은 2018년 당시 김삼현 씨를 변호했던 변호사에게도 연락해 이유를 물었다. 손모 변호사는 뉴스타파와의 전화통화에서 “의견서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김삼현 씨와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못했다. 나중에 김삼현 씨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영장실질심사 법정에서 내용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의뢰인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자백을 했었다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었다. 손 변호사는 “그 사건을 담당하고 나서 김삼현 씨와 사이가 안 좋아졌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다”라는 알수 없는 말도 전했다.

손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이 사건을 수사했던 울산경찰청 측은 “김삼현 씨가 의견서를 제출하기 전에 변호인과 충분히 면담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김삼현 씨 본인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사적인 내용도 의견서에 기재돼 있는 점 등을 미뤄볼 때 변호사가 독단적으로 ‘자백 문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기현 전 시장 측의 ‘자백 문서’ 검증 안 한 검찰

수사과정에서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했다가 다시 입장을 번복했다면, 그 경위를 면밀히 따져 보는 것은 수사의 상식이다. 번복된 여러 진술 가운데 어떤 것이 진실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할 의무는 수사권을 가진 검찰에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검찰은 오락가락하는 김삼현 씨의 주장을 따져보지 않고 김삼현 씨에게 유리한 진술만을 모아 무혐의 처분했다. 진술이 바뀐 경위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김삼현 씨의 변호인이던 손 변호사는 ‘자백 문서’와 관련, “울산지검으로부터 조사를 받거나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뉴스타파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뉴스타파 조원일 callme11@newstapa.org

대한민국학술원 역대 회원 15명이 친일파…서울대 쏠림 심각

신문 2020. 10. 15. 16:11

대한민국학술원, 10명 중 8명이 서울대 출신
박찬대 의원 "학술원 발간 간행본, 친일행적 삭제 및 옹호"

(사진제공=대한민국학술원)
국내 학술인들의 '명예의 전당'으로 꼽히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중 친일 행적이 있는 교육자와 학자가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회원 10명 중 8명이 서울대 출신으로, 서울대 쏠림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이 7일 대한민국학술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역대 회원 중 15명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으로 밝혀졌다.

등록된 인물은 고승제, 고황경, 김동화, 김두헌, 김준보, 김활란, 남흥우, 박일경, 백낙준, 신기석, 신석호, 유진오, 이병도, 이인기, 이항녕(가나다 순)이다. 이중 고승제, 김두헌, 신기석, 신석호, 이병도, 유진오 등 6명은 학술원의 초대 회원이었다.

1954년 초대회원 63명으로 창설된 대한민국학술원은 학술 연구 경력이 20년 이상으로 학술 발전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경우에만 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이 되면 '대한민국학술원법' 등에 따라 매달 180만원씩 회원 수당을 받고 회의 참석·학술 연구 지원비를 받는다. 회원 임기는 평생이다.

특히 고황경, 김활란, 백낙준, 신기석, 유진오는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보고한 ‘국가공인 친일파’에도 포함된 인물이다. 국가 차원에서 우대·지원하고 학술연구와 그 지원 사업을 행하는 학술원 멤버 중에 친일 이력이 있는 회원도 다수 존재했다.

또 박 의원은 학술원이 2004년 발간한 ‘앞서가신 회원의 발자취’라는 간행본에서 회원들의 친일 행위를 옹호하거나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간행본에서는 이화여대 초대 총장인 김활란에 대해 '그 시기를 전혀 모르는 새파란 젊은이들이 당시의 신문·잡지를 들추어 보고, 일제의 체제에 협력한 김활란을 친일파’라고 떠들고 있지만 그 시대의 인물을 오늘 편하게 앉아서 마음대로 폄론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서술했다.

이어 “일제하에 여성을 가르쳐야 하는 사명감으로 이화를 지키며 고통의 나날을 보낸 그를 함부로 헐뜯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일뿐 아니라 정당한 일도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헌헌법의 기초를 저술한 것으로 잘 알려진 유진오 회원도 친일행적을 삭제하고, 변론하고 있다. 간행본에서는 그가 친일행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1930년대 중반부터 1945년까지의 행적을 적지 않고 있다. 또 일생동안 일제하 헌법을 저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일본식민지였던 한국에는 일본헌법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본제국헌법에 대한 논의는 민족주의자로서는 기피하고 싶었을 것이다’라고 변론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학술원은 친일의혹이 있는 나머지 인물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변호와 행적 삭제로 회원의 과거를 미화하고 있다. 학술원은 ‘앞서 가신 회원의 발자취’의 발간사에서 ‘일제하의 암울한 시기에 교육을 받았으며, 해방공간의 혼란 속에서 교육계, 학술계를 담당했던 선구자들이시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학술원의 친일행적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친일인명사전 등록 15명 회원 중 6명의 회원(김동화, 김두헌, 김활란, 백낙준, 신석호, 유진오)의 기록은 홈페이지의 경력, 학력 등 기재사항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친일행적 15명은 모두 총 25회의 국가훈장을 수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고승제, 김준보, 남흥우, 신기석, 이병도 5인은 학술원 회원 신분으로서 대한민국학술원이 수여하는 학술상을 수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학술단체가 친일행적 회원이 있는 것은 친일을 은폐하고 옹호해왔던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후대 세대에 이런 아픈 역사가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리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원 회원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학술원 회원 145명 중 114명(78.6%)이 서울대 출신으로 나타나면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에 이어 연세대 7명(4.8%), 고려대 3명(2.1%), 기타 대학(14.5%)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5년간 가입회원 26명 중 20명(76.9%)도 서울대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학술원의 비정상적인 회원 선출 방식을 지적했다. 학술원 회원은 현재 학술원 회원 또는 학술원이 지정하는 해당분야 학술단체(학회)로부터 후보자를 추천 받아 회원 선출을 진행하고 있다. 그 뒤 총회에서 회원 승인을 진행하는데 총회는 보통 회원들의 전원 참석으로 진행된다. 서울대 회원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학술회가 서울대 출신을 지속적으로 뽑을 수 밖에 없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회원을 1차로 심사하는 분과회를 살펴보면 학벌치우침은 더욱 심각하다. 인문사회 1분과는 서울대 강의 경험이 있는 고려대 1인을 제외한 전원이 서울대 출신으로, 서울대 철학, 교육학, 심리학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인문사회 2분과 또한 2017년 선출된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출신을 제외하고는 전부 서울대 어문계열로 드러났다. 인문사회 3분과는 숭실대 출신 1인을 제외하고는 전부 서울대 출신이다. 인문사회 4분과는 서울대와 성균관대 법학 출신회원만 있다. 인문사회 5분과는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을 제외하고는 없다. 인문사회 6분과는 12명 중 8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자연 1분과는 15명 중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 출신을 포함한 11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자연 2분과는 14명 중 11명이 서울대 출신이지만, 북해도제국대학 출신의 서울대 명예교수 1인과 서강대 출신의 서울대 명예교수 1인을 포함하면, 서울대 출신은 13명에 이른다. 자연 3분과는 15명 중 13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자연 4분과는 12명이 서울대 출신이지만, 시립서울농업대학 출신의 서울대 명예교수를 포함하면 13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자연 5분과는 14명 중 10명이 서울대학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학술원 회원이 회원 후보자를 추천하고 분과회의 심사와 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원을 선출하다 보니 학술회가 서울대 출신을 지속해서 뽑는다는 의혹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대학지성 In&Out(http://www.uni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