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2020. 9. 23. 22:59

 

덤블 하나가 도둑 두 명을 먹여 살린다. 

땅은 두 개의 태양을 견딜 수 없다.

나무 한 그루가 울새 두마리를 감당할 수 없다.

두 마리 참새는 한 톨의 이삭 앞에서 사이가 나빠진다.

경쟁에 뛰어든 자는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작은 관불은 제 그림자를 지니게 마련이다.

불행한 경쟁자는 증오를 받을 자격이 없다.

쇠는 쇠로 다듬어지고 사람은 이웃의 얼굴로 다듬어진다.

질투와 경쟁심 사이의 간극은 덕행과 악행의 간극만큼 거리가 멀다.

경쟁심은 천부적 재능의 양분이고,시기심은 마음의 독이다.

나무는 다른 나무와 섞여 있을 때 더 잘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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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우 칼럼] 曺의 전쟁

신문 2020. 9. 23. 21:55

 

윤미향 혐의 가볍지 않아
그러나 기소 내용 보면 여론에 의해 지나치게 악마화된 측면 있어
사슴이 말로 둔갑하는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폐해 너무 커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할 때


검찰이 윤미향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적용한 혐의는 보조금관리법·지방재정법 위반,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준사기, 업무상 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6가지다.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윤 의원이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보조금 3억6000여만원 부정 수령,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42억7000만원 모금, 기부금 1억여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위안부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7900여만원을 증여받고, 안성쉼터를 시세보다 비싸게 구입했으며, 숙박업 신고 없이 안성쉼터를 제공해 숙박비를 받았다는 게 검찰 발표 내용이다.

이후 윤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발 목소리가 거세다. 여론도 윤 의원에게 등을 돌렸다. 윤 의원 해명보다 정의기억연대 문제를 맨 처음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의 진정성을 신뢰하는 이들이 많아서 그런 듯하다. 법적으론 다툼의 여지가 있어도 윤 의원은 이미 정치적·도덕적으로 죄인이다.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었다”는 대법원 판단에도, 공장 바닥을 뜯어 증거물을 숨긴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검찰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기소를 ‘무리한 기소’라고 했던 얼마 전 기류와는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가 가진 힘과 윤 의원의 힘 차이에서 온도차가 발생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윤 의원 혐의 내용이 낯설다. 문제가 제기된 이후 매일 수많은 윤 의원 관련 의혹이 쏟아졌었다. ‘정대협 자금을 딸 유학비와 개인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예금 3억원에 기부금이 포함됐다’ ‘호프집에서 하루에 수천만원을 결제했다’ ‘남편이 운영하는 신문사에 일감을 몰아줬다’ ‘안성쉼터를 헐값 매각했다’ 등등. 당연히 이런 내용들이 검찰 공소장에 포함될 줄 알았다. 그러나 공소장에선 하나같이 찾을 수 없는 내용이다. 적어도 검찰이 보기엔 사실무근이라는 의미다. 다수가 이 같은 허위이거나 부풀려진 뉴스에 오버랩해서 윤 의원 이미지를 그렸을 것 같다. 윤 의원의 혐의가 가볍다는 게 아니다. 여론이 실체 이상으로 윤 의원을 지나치게 악마화한 측면이 있어서다.

아들 문제로 야당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추미애 장관 처지도 오십보백보다. 당시 당직사병 현모씨의 추 장관 아들 ‘탈영’ 의혹 제기 후 여기저기서 온갖 주장을 보태면서 거의 게이트 수준으로 사건이 커졌다. 현씨도 추 장관 아들 행동에 석연찮은 점이 있어 의혹을 제기했을 터이다. 자신이 탈영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았고, 부대에 복귀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보겠다고 추 장관 아들에게 전했다는 게 현씨 주장의 핵심이다.

하지만 현씨 주장에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씨 주장대로 탈영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당 부대에서 이틀 동안 모를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일개 병이 탈영을 없던 일로 무마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인원 체크는 날마다 조석으로 이뤄지는 군의 기본이다. 탈영은 부대가 발칵 뒤집힐 만한 중대 사안이다. 추 장관 아들과 같은 중대에 복무했던 복수의 동료들은 문제의 그날, 평상시와 다름없이 부대가 평온했다고 증언하는데 다른 중대 소속이었던 현씨는 상반된 주장을 편다. 사실관계를 따져볼 게 많은데 현씨 주장만 사실로 믿는 이가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급기야 “선임병장회의에서 추 장관 아들의 휴가 연장 불가 결론을 내렸다”는 개그보다 더 개그 같은 ‘카더라 뉴스’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장 위에 병장’이라는 졸(卒)들의 우스개를 참말로 알아들은 모양이다.

조국, 윤미향, 추미애 건에서 나타나는 흐름의 공통된 현상은 노무현을 사지로 내몬 ‘논두렁 시계’ 패턴의 반복이다. ‘조국 사태’로 불리는 사건을 겪으면서 조국은 아빠 찬스의 대명사가 됐다. 인터넷 사이트와 SNS에 떠돌던 그 수많은 의혹 가운데 무엇이 사실이고, 아닌지 세인들은 관심없다. ‘조(曺)의 전쟁’은 흑백을 가리기 위한 개인의 싸움이다. 조 전 장관이 가짜뉴스 소송전에 나서자 주요 포털에 100만건 넘게 걸렸었다던 관련 건수가 30만건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가짜뉴스, 의혹 부풀리기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너무 크다. 대중의 폭발적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쓰이도록 하는 반사회적 행태다. 사슴이 말로 둔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가짜뉴스가 발호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행위에 비해 책임을 지우는 정도가 약하다는 데 있다.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이 답이다.

이흥우 논설위원 hwlee@kmib.co.kr

송요훈기자

페이스북 2020. 9. 23. 17:01

우리 아빠는 가짜뉴스 만들어요!

뭐, 오래 전 얘기입니다만, 불량식품이 범람하던 시절에는 이런 얘기가 돌기도 했습니다.

아빠가 식품회사 공장에 다니는데, 아이들에겐 자기 회사 제품을 절대로 먹지 말라고 한답니다. 심지어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그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 왜 그랬을까요? 그 회사가 불량식품을 만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호랭이 담배 피던 시절의 얘기죠. 지금이야 그런 불량식품 회사는 없을 겁니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식품공전이 있고 식품위생법도 있고 제조물 책임법 등 관련법이 그물망을 펼치고 있어서 세상을 만만하게 보고 불량식품을 만들어 팔다가 적발되면 회사는 문을 닫고 사주는 패가망신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어떤 제조물보다 식품에 대한 규제는 철저한 편입니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불량식품으로 돈 좀 벌겠다는 ‘무모한 모험’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 됩니다.

언론은 어떤가요? 불량식품은 몸을 망치고 불량언론은 정신을 해칩니다. 불량식품 만드는 공장에 다니는 아빠가 자기 아이들에겐 절대 그 회사 제품을 먹지 말라고 했던 것처럼 곡학아세와 혹세무민의 요설을 퍼뜨리는 언론사에 다니는 기자 아빠들도 그럴까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조중동 기자들은 논술 공부하는 자기 아이들에게 조중동 신문을 논술 교재로 권할까? 세상을 알려면 신문을 봐야 한다면서 자기 회사 신문을 권할까?

식품회사에 식품공전이 있다면 언론사에는 취재윤리와 보도준칙을 정한 윤리강령이 있습니다. 과거에 불량식품 회사들이 식품공전을 무시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 언론은 윤리강령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무어라 간섭하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으니 그러거나 말거나 언론의 자율에 맡기고 방관해야 하나요?

잘못된 보도에 대한 징벌적 배상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까요? 아니지요, 그 반대일 겁니다. 징벌적 배상이 도입되면 언론사 사주들은 잘못된 보도로 회사 문을 닫게 될까봐(자식에게 물려줄 자기 재산에 심대한 손해가 생길까봐) 기자들에 대한 윤리 교육을 엄청 빡세게 시킬 겁니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능력 결핍자를 기자로 뽑지도 않을 거구요.

그뿐인가요. 위에서 시키니 거부하지 못하고 양심에 반하는 기사를 쓰는 일도 없어질 테니 기자들에게도 좋지요. 사주 있는 언론사의 기자들은 두 손 들고 열렬히 찬성해야 정상입니다. 징벌적 배상제는 나쁜 게 아니구요, 기자들의 양심을 지켜주고 언론을 언론답게 만드는 소금 역할을 할 겁니다.

우리 아빠는 000 만들어요! 어떤 제품을 만드는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는 광고가 있던데, 기자를 아빠로 둔 아이가 우리 아빠는 가짜뉴스 만들어요! 라는 가짜뉴스 퇴치 공익광고가 나올까 걱정되어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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