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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

(펌 글: 2년 전 오늘...)

"<요한복음>은 세상 속에서 세상을 이겨내라고 격려한다. 역사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을 강하게 비판한다...<요한복음>은 정의가 불의를 이겼다는 역사해석학이다. 예수는 갈등을 수동적으로 겪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으켰다. 예수는 유다교 사회에서 내부 고발다였다...예수는 고난을 당했다기보다 고난을 불러일으키고 부추기고 기쁘게 맞이했다...

그동안 그리스도교는 고난을 가르쳤지만, 저항은 거의 가르치지 않았다. 십자가의 수동적인 모습만 언급하고 적극적인 모습은 애써 외면했다. 고난의 십자가보다 저항의 십자가를 강조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불평등과 소외로 죽기 전에 때 이른 죽음을 강요당한다. 가난한 삶의 자리뿐만 아니라 죽음의 자리도 봐야 한다. 부활 이전에 부활을 경험하며 사는 위대한 성인도 있지만, 죽음 이전에 죽음을 경험하며 사는 가난한 사람도 있다...우리는 성서를 덜 봐서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성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김근수. 《평화의 예수》.2018.

너무나 훌륭하고 감동적인 책이다. 철학자 아감벤, 알랭바디우, 슬라보예 지젝의 성서 해석만 보다가, 오히려 신학자의 성서 해석을 정독해보기는 너무도 오랜만이다. 게다가 한국학자의 책이라니 그 구체적 언어와 시대정신이 더해져 전율이 오기까지 한다. 나도 해석자이자 연구자인데, 그 관점에서도 저자의 엄밀성, 실천성, 성실성, 창조성에 감탄과 숙연함을 자아내게 하고 나를 부끄럽게 하는 책이다. 사실 문학평론가인 내게 이 책은 김수영의 시를 읽는듯, 거룩한 문학 해석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노란 꽃을 주세요. 금이 간 꽃을"(김수영 <꽃잎2>)

(문학평론가 함돈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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