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보다 더 나쁜 약

2020. 10. 16. 23:17

 

당신의 병에 병보다 고약한 약을 쓰지 마시요. 

극약은 새로운 질병에 강력한 효력을 갖는다.

코 흘리는 아이의 코를 잡아 빼는 것보다 콧물을 흘리게 하는 편이 낫다.

고양이 잡으려고 호랑이를 부르면 안 된다.

유능한 의사는 특별한 처방을 지닌 사람,또는 그 자신에게 처방이 없을 경우

이를 지닌 사람이 그 병을 고치도록 해주는 사람이다.

의사는 환자가 죽게 내버려두고,돌팔이 의사는 환자를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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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교수

페이스북 2020. 10. 16. 22:30

추모사 2020년 10월 16일 <박원순을 기억하는 모임>

박원순 시장님.

많이 그립습니다.

어찌 그리 황망히 가셨나요?

생각할수록 애가 탑니다.

이제 가을이 완연히 스며든 서울,

거리를 걷자면 도처에서

박시장님의 세심한 손길을

가슴이 뛰는 풍경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자고 깨면 어느새 서울 어느 곳에선가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사이에

변화의 싹이 트고 자라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코로나 방역으로 활기를 되살리고 있지 못하는 요즈음입니다.

그러나 서울이 이만큼 튼튼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도

박시장님이 평소에 섬세하게 설계하고 만들어놓은 서울다움의 힘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걸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이 시민의 권리와 꿈이 현실이 되도록

혼신을 다해 자신을 던져온 시간들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개인적인 사연으로 말하자면 우린 오랜 친구였습니다.

동년배로 살아온 세월과 시대 또한 같았습니다.

민주주의를 향한 고투도 함께 지고 살아왔습니다.

시민들이 일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되고 나서 같이 한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 부재의 자리가 그래서 더더욱 크고 깊습니다.

박원순 시장님과 이러저러한 연을 맺은 이들도

그런 까닭으로 가슴이 아려올 것입니다.

박시장님을 좋아하고 지지해온 시민들 역시도

그 통절의 심정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늘 이 추모의 자리는

시장 박원순,

시민운동가 박원순,

인권 변호사 박원순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 박원순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한편, 세간의 어지러운 풍설과 확인되지 않은

그리고 확인되어야 할 소문과 주장 앞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 허허벌판에서 옷을 벗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애도의 기억만으로 그칠 수 없는 현실이 엄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묵직한 숙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숙제를 푸는 일에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님에 대한 기억은 이 과제를 감당하는 일과 함께 할 것입니다.

시간의 풍파에도 마모되지 않는 이름 석자,

박원순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도리어

그 원석(原石)의 가치가 절감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어떤 심정을 안고 우리 곁을 떠나셨는지

우리는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지극히 사랑했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 사랑의 힘을 믿고

이 역사의 광야에서 한 걸음 두 걸음

함께 걸어왔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 걸음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함께 할 것이기 때문에.

박원순 시장님, 당신을 알고 지낸 동시대의 인연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남은 가족들에게도 무한한 위로를 드립니다.

원순씨, 우리의 영원한 친구.

당신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소리없이 번져가는

새날의 불꽃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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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라임 수사팀, 김봉현 검찰 로비는 쏙 빼고 수사

신문 2020. 10. 16. 22:27

김봉현, 자필 입장문 통해 짜맞추기 수사 주장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1조 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건인 이른바 ‘라임자산운용 사건’의 핵심 피의자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접대를 한 검사로부터 수사를 받았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전 회장은 16일 서울신문에 보낸 자필 입장문에서 검찰에 이런 사실을 진술했지만 수사팀이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사건을 덮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야당 유력 정치인과 금융권에 수억 원대 로비를 벌였다는 사실도 검사 면담에서 털어놨는데 정식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부분 역시 의아하다고 밝혔다.

●“1억원 수표, 에르메스백 주고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 선임”

김 전 회장이 검찰 로비를 계획한 건 지난해 6월 말이다. 금융감독원이 헤지펀드 1위 운용사인 라임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공정 거래를 한 정황을 잡고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시점이다.

김 전 회장은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검사 출신의 A변호사에게 수표로 1억원을 줬다. 고가 명품인 3000만원 상당의 에르메스 가방과 1000만원짜리 와인도 보냈다. 공식 변호사 선임이 아니라 구두 선임이었다. A변호사는 이전부터 김 전 회장을 뒤에서 도우며 검찰과 연결해준 사실상 ‘검찰 브로커’였다는게 김 전 회장 측 주장이다.

▲ 26일 라임사태에서 수원여객의 회삿돈 16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는 김봉현 회장이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 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0.4.26.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같은 해 7월 김 전 회장은 A변호사의 소개로 검사 3명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룸살롱에서 만났다. A변호사는 “앞으로 라임수사팀이 만들어질 경우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김 전 회장에게 소개했다. 김 전 회장은 1000만원 어치 술접대를 했다. A변호사의 예견대로 3명의 검사 가운데 1명이 라임수사팀에 들어갔다.

●“라임수사팀 합류할 검사 3명에 룸살롱 접대”

그 무렵 김 전 회장은 A변호사가 검사 시절 알고 지낸 전직 검찰 수사관 B씨도 만났다. 청담동 룸살롱에서 2회 접대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추석 ‘떡값’으로 8000만원을, 10월에는 2억원을 라임 사건 무마용으로, 12월에는 수원여객 사건 무마용으로 5000만원을 B씨에게 건넸다는 게 김 전 회장 주장이다.

 

수원여객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김 전 회장은 올해 4월 23일 은신처인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붙잡혔다. 체포 당일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김 전 회장을 A변호사가 찾아왔다. A변호사는 “조사를 받을 때 나와 전에 봤던 검사들 얘기는 꺼내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수사팀과 의논 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고 한다.

▲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피해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검찰 수사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2.14 연합뉴스

●“전직 수사관에 수사 무마용으로 3.3억 건네”

김 전 회장 주장에 따르면 A변호사는 며칠 뒤인 5월 초 김 전 회장을 면회하면서 “(서울)남부지검 라임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면서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 후 조사가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A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윤 총장의 운명이 걸려 있다.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강기정 수석 정도는 꼭 잡아야 회장님이 살 수 있다. 그러면 수사팀도 도와주고 내가 직접 윤 총장에게 얘기해서 보석으로 나가게 해주겠다”고 신신당부했다는 게 김 전 회장 얘기다.

김 전 회장은 “A변호사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공소 금액을 엄청 키워서 20~30년 구형량을 준다고 협박했다”면서 “내 친구인 김정훈 청와대 행정관의 뇌물수수 사건도 A변호사가 요청해 수사팀에서 축소시켜 주고 있으니 무조건 협조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 내 라임자산운용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뒤 확보한 압수물을 차량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전관변호사 “남부지검 아는 얼굴 봐도 모른척 해라”

김 전 회장은 5월말 서울남부지검에 송치됐다. 조사를 받으러 가보니 술접대 자리에 있던 검사가 수사 책임자였다고 한다. A변호사는 수원 구치소에 수감된 김 전 회장을 찾아와서 “남부지검에 가면 아는 얼굴을 봐도 못 본 척 하라”고 당부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가 짜맞추기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담당 검사가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면담하고 진술조서를 작성한 뒤 (수사)책임자에게 인터넷으로 보고한 다음 책임자에게 수정받은 내용을 다시 김 전 회장에게 유도해서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檢 “(기동민) 양복 250만원 너무 적어 1000만원은 돼야”

▲ 라임 관련 영장 심사받는 전 청와대 행정관
라임 사태 관련 뇌물 혐의 등을 받는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4.18 연합뉴스

특히 중요 참고인을 불러서 말을 맞출 시간을 줬고, 검사들이 원하는 답을 교묘히 상기시켰다고 김 전 회장은 주장했다. 그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총선 당선 축하 명목으로 선물한 양복 값을 예로 들었다. 김 전 회장은 “양복 비용이 250만원이라고 하면 검찰이 ‘금액이 너무 적어서 안 된다. 1000만원 정도는 돼야 한다’면서 참고인을 불러 말 맞출 시간을 따로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검사 면담에서 검사들과 B수사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사실을 얘기했지만 정식 수사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조서에도 B수사관에게 지급된 회사자금 내역(약 3억 3000만원)은 빠지고 김정훈 청 행정관에게 지급된 돈(약 5500만원)만 적혀 있었다고 김 전 회장은 기억했다.

●“야당 정치인·우리은행 간부 로비 수사도 안해”

▲ 라임사태. 연합뉴스TV 캡처

김 회장은 라임이 만든 펀드상품이 금융기관에서 다시 판매될 수 있도록 야당 유력 정치인의 최측근과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사실도 면담때 얘기했지만 역시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검사와 수사관들이 더한 접대와 청탁을 받고도 자기들 사건은 덮어버렸다”면서 “내가 접대한 검사가 책임자인 수사팀에 사건을 맡겨서 접대받은 자신들 사건은 은폐하고 나를 직접 컨트롤하려 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라임수사팀엔 검사 11명, 부장검사는 중앙지검 영전

▲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조 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건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사건은 애초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맡았지만 올해 1월 검찰의 직제 개편으로 합수단이 해체되면서 형사6부가 넘겨받았다.

수사팀은 피해 규모가 크고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추가 인력을 보강해달라고 검찰 수뇌부에 요청했고 이에 따라 윤 총장은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소속 3명과 서울동부지검 소속 1명 등 검사 4명을 파견했다.

결과적으로 라임수사에는 총 11명의 검사가 투입됐다. 조상원 부장검사가 지휘를 맡았다.

조 부장검사는 라임 사건을 잘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8월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영전했다.

다만 해당 진술은 김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강 전 수석, 기 의원 등 여권 관계자가 연루된 상태에서 윤 총장과 검찰 및 야권 인사까지 연관됐다고 주장한 대목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기존 수사팀이 아닌 별도 특별검사팀이나 특별검사제를 통해 진상이 가려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 전 회장의 이런 주장들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은 “검사 출신 야당 정치인의 우리은행 로비 의혹은 현재 수사 중에 있다”면서 “현직 검사 및 수사관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사실로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