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어 수출입은행도 마이너스금리 채권 발행.. 몸값 높아진 '김치본드'

신문 2020. 10. 4. 20:11

K-방역 성공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감 높아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 청계천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역대 최저 금리로 15억달러 규모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정부가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하자, 정부 신용도와 사실상 연동되는 국책은행도 잇따라 초저금리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연쇄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수은은 이날 새벽 △4억달러 규모 달러화 표시 5년물 채권 △5억달러 규모 달러화 표시 10년물 채권 △5억유로 규모 유로화 표시 3년물 채권 등 총 1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유로화 3년물이 –0.11%(유로미드스와프+35bpㆍ1bp=0.01%p)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했다. 지난주 정부가 발행한 5년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 금리(-0.059%ㆍ5년물 유로미드스와프+35bp)와 같은 조건이다.

달러화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0.758%(미국 5년물 국채금리+50bp)와 1.316%(미국 10년물 국채금리+65bp)로 역시 역대 최저 금리다.

앞서 정부가 지난주 14억5,000만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사상 최저금리로 발행하는데 성공하면서, 정부 발행물 금리를 벤치마크(기준)로 삼는 국책은행의 외화채권 금리 역시 기존 금리 대비 10~15bp(1bp=0.01%포인트) 정도 떨어진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은에 이어 외화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다수의 공공, 민간 기관들도 더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외화차입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규모(연간 300억~400억달러)에 이번에 낮아진 금리 수준(10bp)을 적용하면 연간 3,000만~4,000만달러의 이자절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

해외 언론과 투자자들은 "한국 외평채의 안전자산 지위와 희소성이 높게 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K-방역` 성공으로 주요국 중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한국 경제가 가장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신뢰감이 한국물 외화채권 인기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유동성 증가 등 최근 국제 금융시장 특성도 감안해야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발행은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물 외화채권의 적은 물량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기꺼이 마이너스 금리를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정은경은 도대체 우리에게 돈을 얼마나 벌어준 것일까

신문 2020. 10. 4. 20:09


모두가 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어둡다. 1929년 대공황수준이다. 일본은 –5.8%, 영국은 –9.5%, 프랑스는 –10.1%다(OECD 9월 전망). 우리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10.55%)와 캐나다(-5.8%) 호주(-4.1%), 러시아(-7.3%) 모두 곤두박질쳤다.

OECD는 올해 한국은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 말에 우리는 GDP규모가 두어 계단 더 올라선다. GDP대비 세계 7~8위의 경제대국이 된다(물론 숫자가 뭐 얼마나 중요하랴...국민의 삶이 중요하지)


만약 우리가 올해 다른 OECD 국가 중 제법 선전한 호주(-4.1%)만큼만 경제가 망가진다면? 우리 GDP는 2019년 기준 1조 6,421억 달러다. 여기에서 사라지는 4.1%를 돈으로 환산하면 673억 달러쯤. 우리가 한 해 생산한 부가가치 79조 1천억 원 정도가 허공으로 사라진다. 이중 절반(참으로 대충이지만)이 정은경 청장과 우리 중대본이 잘해서 지켜낸 것이라고 가정해도 40조 원가량이다.

비교적 선방한 경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비용을 줄인다. 코로나로 나락으로 떨어진 가정이 10에서 8로 줄었다면, 의료비도 그만큼 줄었을 것이다. 코로나로 직장을 잃은 근로자가 10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그만큼 줄었을 것이다. 한강 공원이 개방되면서 더 팔린 치킨의 매출은? 전 세계에서 프로야구가 가장 먼저 재개되면서 얻은 효용과 탕정의 삼성 반도체 공장이 멈춰서지 않으면서 지킨 기회비용은 얼마나 될까.

지난달 우리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더 채워놓기 위해 해외에서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를 발행했다. 유로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로 7억 유로를 발행했다. 그런데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 그런데 이자율이 ‘-0.059%’다. 한국정부가 9천5백7십2억 원을 빌리는데,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가 오히려 우리 정부에게 이자를 준다. 더 쉽게 말하면 우리 정부가 7억 2백만 유로를 빌리고 10년이 지나 7억 유로만 갚으면 된다. 물론 사상 처음이다(도대체 왜 이런 기사는 네이버메인에 안 올라오는가?)


천문학적으로 지구촌에 풀린 돈을 어딘가 투자해야 하는데, 한국정부가 발행하는 국채가 안전하고 수익성도 높아 보인 것이다. 그렇게 서로 우리 국채를 인수하려고 하다 보니, 우리 정부가 ‘그럼 이자 안 줘도 될까요? 하고 채권을 발행했는데 다들 인수하겠다고 나선 거다

(그렇게 인수한 우리 국채의 가격이 시장에서 오르면, 그 투자자는 이윤을 남기고 되판다.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이자율로 발행되는 채권을 인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튼튼한 국가신용을 만드는데 정은경과 중대본은 몇 %나 기여를 했을까? 그들의 사회적 기여는 수많은 경제적 효과로 이어진다. 흔들리는 경제를 버티게 한다. 그야말로 ‘방역보국’이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비단 방역 당국의 역할 뿐일까. 우리는 기대 이상으로 이 바이러스와 잘 싸우고 있다. 우리는 이미 바이러스를 향한 사회적인 스크럼을 짰다. 이 싸움은 일상이 됐다. 방역 당국에 매일 확진자 동선을 제공하는 SKT의 기술진이나, 일요일에도 자가격리자를 체크하러 출근한 어느 구청공무원, 백화점 엘리베이터 손잡이를 하루 10번씩 닦는 환경미화원도, 사실 우리 모두 그 전선에 있다. 우리는 진짜 잘 해내고 있다.

우리 현대사에 이렇게 확실하게 선진국보다 더 성과를 낸 적이 있었나. 미국에선 이미 20만 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아침에 신문을 보면 우리는 매일 아침 서로를 물어뜯는다. 곧 나라 망할 분위기다.

그제(25일) 월스트리저널은 다시 한국의 방역 성공을 심층 분석했다. ‘한국이 코로나 방역의 암호를 풀었다’면서 '그것은 간단하고, 유연하며, 다른 나라가 따라 하기 쉽다'고 추켜세웠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OECD 국가 중 최고라고 또 강조했다. 그런데 우리 언론만 보면 곧 나라 망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 저널, 9월 25일 자


어떤 정책이, 어떤 정책 당국자의 어떤 결정이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효용이 있는지 계산할 수는 없다. 박정희의 '경부고속도로'도, 노무현의 '한미FTA'도 그렇다. 하물며 코로나로 숨진 1명의 목숨의 가치나, 코로나로 숨질 수 있는 1명의 목숨을 살려낸 가치를 어떻게 GDP값으로 치환할 수 있을까. 그래도 그 가치는 엄연히 우리 시장에 파고들어 오늘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다만 체감하지 못할 뿐.

위기가 계속되니 공치사는 나중에 더 자세히 하자. 그래도 전 세계가 인정하는데 우리는 평가가 너무 박하다. 박하다 못해 흔든다. 며칠 전에는 소송까지 걸었다.

우리 경제가 이 초유의 위기를 이 지구에서 제일 잘 견뎌내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를 격려하고 박수칠 일이다. 서로 상처 낼 일이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큰 역할을 한 게 틀림없다. 한 번쯤 감사할 시간이다. 흔히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는 말이 있다. 그녀의 후생에도 이 사실을 누군가 기억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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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 (kim9@kbs.co.kr)

확장재정으로 경제 파탄? "마이너스 외평채, 해외 신뢰 증표"

신문 2020. 10. 4. 20:06

[대정부질문] 홍남기 부총리, 재정 건전성 우려 반박

[조선혜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일부에선 국가 경제가 혹시 파탄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 역대 최저금리 발행 같은 사례는 생길 수가 없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이다. 홍 부총리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우리나라 재정문제가 심각한 편인가'라는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가 나오자 이같은 답변을 내놨다. 

홍 부총리는 "지금과 같은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수밖에 없다"라며 "올해 4차 추가경정예산안까지 고려하고 있는데 국가채무, 재정수지 등 여러 건전성 지표를 본다면 선진국에 비해 절대 규모 측면에서는 재정 여력이 있다고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같은 자신감의 근거로 최근 마이너스(-) 금리 외평채 발행 성공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을 언급했다. 

"외평채 마이너스 금리, 해외투자자들 신뢰 증표"
 

 
  1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질의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지난 10일 정부는 외환보유액 확충을 위해 해외에서 발행하는 국채인 외평채를 발행했다. 5년 만기, 7억유로 규모로 채권을 발행했는데 유로화 채권시장의 경우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금리가 마이너스로 결정됐다. 마이너스 금리는 비유럽국가가 발행한 유로화 국채로서는 최초다.  

마이너스 금리의 의미에 대해 홍 부총리는 "예를 들어 은행에서 5억300만원을 빌려주고 5년 뒤 5억원만 갚으면 된다고 하는 것과 같다"라며 "해외투자자들이 우리 경제에 대해 그만큼 확실한 신뢰를 보낸다는 증표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지난달 OECD가 보고서를 내면서 우리 경제에 대해서만 성장률 전망치를 새롭게 냈다"며 "당초 -1.2%로 전망했지만 이번 보고서에선 -0.8%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올해 4차 추경을 집행하더라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재정 여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G20 국가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재정 투입 정도는 GDP(국내총생산)의 약 3.1%이고, 4차 추경까지 포함한다면 3.4%"라며 "OECD 국가 평균이 5.8%이므로 우리나라는 중간 정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재정 외 금융지원까지 포함한다면 약 13%로 G20 국가 중에서는 상위권에 위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딜펀드 둘러싼 여야 공방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뉴딜펀드'를 둘러싸고 여야가 상반된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국가발전전략으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내세우며 정부의 재정자금이 후순위 출자로 들어가는 정책형 뉴딜펀드 등을 조성하겠다고 밝히 바 있다. 데이터센터, 풍력발전 등 디지털·그린뉴딜에 필요한 돈 가운데 일부는 정부가 투자하고, 나머지는 펀딩 형태로 민간에서 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공공성 높은 뉴딜사업을 국비로 하지 왜 민간 자금으로 하느냐는 지적이 있다"며 "사업 전체를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으니 일부 민간 자본을 참여시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프로젝트의 성격상 민자가 충분히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시중에 유동성 자금이 많은 상황에서 뉴딜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눈에 보인다면 민간자금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답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러자 유 의원은 "지금도 인프라펀드 등 정부 주도 펀드의 총 규모가 8조원인데, 2018년 결손 금액이 2조9000억원"이라며 "이 가운데 절반이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자금을 조성할 것이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더 힘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홍 부총리는 "제가 만나본 사람 중에는 단돈 1원이라도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수많은 벤처 창업가들과 중소기업인들이 많았다"라며 "말씀드린 뉴딜펀드의 영역과 의원이 말씀한 펀드의 영역이 중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뉴딜펀드의 투자 원금 보장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이 "국민 혈세를 들여 사실상 원금을 보장하는 구조로 돼있나"라고 묻자, 홍 부총리는 "정책형 펀드의 경우 원금 보장이 되는 건 아니고, 다만 정부가 정책형 펀드에 대해 우선적으로 10% 정도 범위 내에서 위험을 우선적으로 커버해준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펀드에서 일부만 손해가 난다면 정부가 후순위를 커버해 민간 부문까지 손해가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여당에서는 뉴딜펀드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정식 의원은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 대한 흠집 잡기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보다 건설적인 제안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한국판 뉴딜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강력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