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일

2020. 9. 27. 23:32

 

기다리던 것은 절대로 오지 않고 나타나는 것은 기다리지 않았던 것이다.

한 해 안에 다 일어나지 못하는 일이 한 시간안에 일어난다.

우리는 절대로 모든 것을 미리 알아차릴 수 없다.

토끼는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펄쩍 뛴다.

일어난 일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을 때 그 기쁨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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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맞는 의혹은 부풀리고, 근거 없는 특혜는 만들고

신문 2020. 9. 27. 19:40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씨의 휴가 특혜 의혹 보도가 연일 신문 지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서 씨가 1·2차 병가와 개인 휴가를 연달아 사용하는 과정에 추 장관 측의 외압이 작용했는지 여부인데요.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초기 몇몇 정치인이 내놓은 자료를 중심으로 의혹 제기가 이뤄진 탓에 혼란만 커진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은 심층취재를 통해 진실을 파헤치고, 고위공직자 자녀 특혜 의혹이 반복되는 근본 원인을 따지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언론의 무차별적 의혹 제기 등이 오히려 독자의 판단을 흐트러뜨리고, 정치적 갈등을 키운 셈이 되었는데요.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추 장관 아들 휴가 특혜 관련 기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9월 1일부터 19일까지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의 지면 및 온라인 보도를 모니터링해 문제 유형을 꼽아봤습니다.

 

특혜 아닌 것까지 특혜 만들기

△ 보훈처 후원 봉사활동에 추미애 장관 아들이 늦게 합류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9/15)

조선일보는 추 장관 아들의 휴가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특혜로 볼 만한 여지가 없는 것까지 특혜로 만드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9월 15일 <추아들 중학생때 해외 의료봉사도 특혜 의혹>(양승식 기자)에서 “봉사활동 주관단체가 발대식 직전 발표한 ‘봉사단 명단’에는 서씨의 이름이 없는데, 실제 봉사활동에는 서씨가 뒤늦게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 활동은 국가보훈처가 후원했고, 보훈처 직원도 동행했다”는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보훈처가 후원했다는 사실과 서 씨가 마지막으로 합류했다는 점이 왜 서 씨에 대한 특혜를 의심할 만한 대목인지에 대한 근거는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의혹이라고 보기엔 근거가 없다시피한 기사는 또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9월 10일 <추아들, 60대1 뚫고 프로축구단서 ‘국가인턴’>(김형원・문현웅 기자)에서 추 장관 아들이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전북 현대 모터스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기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는 인턴십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프로그램이고, 서류·면접 심사가 이뤄진 시기가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직후라는 점뿐입니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의 온라인판 제목을 <무릎 아프다던 추 아들, 나랏돈 받고 프로축구단 인턴 중>이라고 달아 서 씨의 군복무 시절 무릎 부상과 프로축구단 근무사실을 연결하려고도 했는데요. 정작 기사에서는 무릎 부상과 무관한 “유소년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서도, “추 장관 아들이 국가 예산으로 취업 스펙 쌓는 모습이 청년들 눈에 어떻게 비치겠느냐”, “인턴 채용 과정을 정밀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 발언을 덧붙여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현재 해당 기사의 제목은 ‘무릎 아프다던’ 부분은 삭제되고 <단독/60대 1 뚫고…추미애 아들, 나랏돈 받으며 프로축구단 인턴 중>으로 바뀐 상태입니다.

 

국민의힘과 조선일보, 부실한 근거 주고받기

 조선일보의 무리한 의혹제기 보도는 야당인 국민의힘의 주장과 함께 ‘주고받으며’ 만들어졌습니다. 9월 10일 <추아들, 60대1 뚫고 프로축구단서 ‘국가인턴’>(김형원・문현웅 기자)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 등에 따르면, 서씨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프로스포츠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2월 전북현대 사무국 인턴에 최종 합격했다. 단 2명을 뽑는 이 자리의 경쟁률은 60대1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쓰며 김예지 의원실 자료를 처음으로 인용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제기된 의혹에 관해 “인턴채용 과정을 정밀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야당 국회의원의 발언을 인용했을 뿐,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의심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한 취재내용은 찾을 수 없습니다. 다음 날인 9월 11일 김예지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기사 캡쳐본, 링크 주소와 함께 “서씨가 카투사 복무 때도 추 장관 측이 수시로 민원전화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만큼, 채용과정도 살펴봐야 합니다. 조선일보 기사 일부분입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조선일보는 김예지 의원실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근거 없는 의혹보도를 하고, 김예지 의원실은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은 꼴입니다.

 

△ 조선일보 기사 인용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페이스북

이후 다른 신문도 조선일보 보도를 받아쓰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경제 온라인판 <국민의힘 “추미애 아들, 정부 지원 축구단 인턴 합격”>(9월 10일 한경닷컴 뉴스룸), 한국일보 온라인판 <‘57대 1’ 경쟁률 뚫고…秋 장관 취임 직후 인턴 합격한 아들>(9월 10일 김영훈 기자) 등도 서 씨 인턴채용 과정에 대한 추가취재는 없습니다. 서 씨가 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돼 ‘의심된다’는 조선일보 기사와 비슷한 수준의 보도를 하였습니다.

 

모든 기사가 완벽한 근거를 갖추고 의혹을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최소한의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은 지켜야 합니다. 특혜가 아닌 것까지 특혜로 연결하려고 한 무리한 시도는 결국 언론이 이번 사안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고민보다 정치적 갈등을 키우고 비판이 아닌 ‘비난’에 급급했음을 보여줄 뿐입니다.

 

‘제2의 조국 사태’ 주장을 살펴보니

△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이 ‘조국 때와 판박이’라고 보도한 중앙일보(9/11), 조선일보(9/12), 조선일보 온라인(9/14) 기사 제목

일부 보수신문은 심지어 ‘조국 때와 판박이’, ‘제2의 조국 사태’로 이번 사안을 규정했습니다. 중앙일보 <문 대통령 지지율 조국 때 판박이 ‘이학남’이 돌아섰다>(9월 11일 위문희‧김기정 기자)는 ‘이학남(20대‧남성‧학생)’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조국 때와 비슷한 추이로 하락하고 있다며 “조국 때와 ‘판박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그 근거로 추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 등을 들고 “‘20대·남성·학생’이 민감한 이슈”라며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1%포인트 떨어진 33.7%였고,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은 1.8%포인트 상승한 32.8%를 기록했다”고 적었습니다. 또 “한국갤럽의 문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9월 첫째 주)에서도 20대의 지지율이 지난주 40%에서 10%포인트 떨어진 30%를 기록했다”고 제시했습니다. 1주일 사이의 수치 변동을 ‘조국 사태’ 당시 6주간(2019년 8월 4주~10월 2주) 대통령 지지율 추이와 비교했습니다.

 

조선일보 <“취재말라” “고발한다”… 秋아들 측, 조국 때와 판박이>(9월 12일 박상기 기자)도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조국 때와 판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야당에서는 ‘지난해 조국 사태 때 조 전 장관이 해명은 않고 언론만 문제 삼았던 것과 판박이처럼 닮았다’는 말이 나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밖에도 조선일보 온라인판 <추미애에 응원 꽃바구니 쇄도, 조국 때와 판박이>(9월 14일 김명성 기자)도 “조국 전 장관 논란 때 지지자들의 꽃바구니가 쌓이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판박이’로 규정했습니다.

 

특정 여론조사 근거로 ‘조국 때와 판박이’

중앙일보는 한국갤럽의 9월 첫째 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20대 지지율이 지난주 40%에서 10%포인트 떨어진 30%를 기록했다”고 적었는데요. 하지만 하루 전날인 9월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9월 둘째 주 20대 대통령 지지율은 다시 11%포인트 증가해 41%를 기록했습니다. 20대 대통령 지지율은 40%(8월 넷째 주)→30%(9월 첫째 주)→41%(9월 둘째 주)로 변했지만, 기사는 1주일 간 지지율 변동을 제시한 것으로 젊은 층의 반발이 컸던 ‘조국 사태’와 추 장관 아들 의혹이 ‘판박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또 다른 근거인 여야 지지율에 대한 리얼미터 조사결과인 민주당 33.7%, 국민의 힘 32.8%(9월 7~9일)도 한국갤럽의 민주당 39%, 국민의 힘 19%(9월 8∼10일 조사)와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여론조사는 조사 시점, 대상, 설문문항 등에 따라 결과 차이가 발생하고, 공통사안에 대해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아 특정 수치에 초점을 두는 것보다 추이를 살펴야 합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조국 때와 판박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같은 설문조사를 두고도 경향신문 온라인판 <ARS 여론조사에서만 ‘제2의 조국사태’?>(9월 19일 윤호우 기자)는 특정 여론조사의 일부분을 부각한 대신 TBS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ARS 90% 전화면접 10%”, 한국갤럽은 “전화면접원 100%”에서 차이가 발생했다고 짚으면서 여론조사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추미애 사태 전망을 골고루 전했습니다. 중앙일보도 여론조사의 흐름과 조사방식 등을 두루 살피며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조국 때와 판박이’ 같은 제목은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조국 판박이’ 프레임, 해결책 찾기에 도움 되나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논란은 ‘특혜’ 여부가 쟁점이 됐다는 점에서 ‘조국 사태’를 연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사안은 자본시장법 위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등 사법적으로 다퉈야 할 부분이 중첩돼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조 전 장관 논란과 추 장관 아들 논란은 사안의 경중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추 전 장관이 조 전 장관처럼 언론사를 고발하고, 지지자들로부터 꽃바구니를 받았다고 해서 ‘판박이’라고 단정 짓는 건 정쟁만 키울 뿐입니다. 또한 공정성 논란이 매번 모든 사안을 잠식해버리는 문제의 근본 해결책을 찾는 것도 어렵게 만듭니다. 조 전 장관의 임명과 사퇴를 두고 광화문, 서초동으로 나뉘어 갈등이 깊어진 당시 ‘조국 사태’에 가장 분노한 2030세대 목소리는 오히려 소외됐다는 청년유니온 등 청년단체의 지적을 기억해야 합니다.

종편 뭐하니?] 사실 확인 없이 외신 인용한 채널A ‘코로나 진단키트 불량 오보’

신문 2020. 9. 27. 19:36

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 문제발언이 여럿 등장했어요. 9월 17일 출연한 법조인은 ‘소재 불명’과 ‘국제공조 수사’ 개념을 전혀 모르는 듯 발언했고, 9월 21일엔 진행자와 출연자가 근거 없는 의혹을 확대재생산했어요. 한편, 9월 22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믿을 만한지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외신의 잘못된 보도를 그대로 전했어요.

 

‘장자연 사건’ 유일한 증언자로 알려진 윤지오

2009년 3월 신인 배우 장자연 씨가 유력인사 접대를 강요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어요. 장 씨가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과 함께 장 씨에게 성접대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들의 명단,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보도가 나오며 파장이 일었죠. 하지만 2019년 5월 20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하며 ‘장자연 리스트는 존재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어요.

 

이 과정에서 장 씨와 같은 소속사에 있던 신인 배우 윤지오 씨는 ‘장자연 리스트’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로 알려졌고, 고인의 극단적 선택 이후 10년간 여러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아왔어요. 2019년부터는 언론에 실명을 밝히고 장 씨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증언했고요. 같은 해 4월, 윤 씨는 “(참고인 조사를 통해) 16번째 증언을 마쳤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증언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히며 캐나다로 출국했어요.

 

한편, 일각에서 윤 씨 증언의 신빙성이나 윤 씨가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해 모은 후원금을 문제 삼으며 고소‧고발했어요. 경찰은 7월 23일부터 8월 16일까지 3차례에 걸쳐 출석요구서를 전달했지만, 윤 씨가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요. 윤 씨는 “카톡으로 ‘출석요구서’라고 적힌 파일이 포함된 메시지를 받았지만 일반 개인으로서는 경찰 측 신변을 확인하고 믿기 어려웠다”며 “경찰과의 통화에서도 진짜 경찰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밝혔어요. 결국 경찰은 9월 29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윤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어요.

 

법조인 배승희, ‘소재 불명’ ‘국제공조 수사’ 몰랐나

최근 윤지오 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거진 것은 9월 16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문제제기 때문이에요. 조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서울중앙지검은 5월 11일 윤 씨의 해외출국을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어요. 기소중지는 범죄혐의가 있지만, 피의자의 소재 파악이 되지 않을 때 내리는 조치예요. 조 의원은 “법무부는 윤 씨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정작 윤 씨는 풀장까지 갖춘 곳에서 생일파티 하는 영상을 (9월 8일) 자신의 SNS에 올리는 등 근황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며 법무부를 비판했죠. 법무부는 9월 17일 “해외로 도주한 피의자의 경우 통상 ‘국내에 주소지가 없다’는 뜻에서 ‘소재 불명’으로 간주한다”며 “해외 도피자의 집주소를 안다고 우리 수사기관이 현지에서 직접 체포하는 건 불법이기 때문에, 캐나다 당국과의 공조로 윤 씨를 끝까지 추적해 국내로 송환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월 17일)는 관련 대담을 했어요. 그런데 법조인 출연자가 ‘소재 불명’과 ‘국제공조 수사’ 개념을 전혀 모르는 듯한 발언을 내놨어요. 배승희 변호사가 “법무부는 윤지오 씨에 대해서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서 캐나다에 인터폴을 해서 한국으로 소환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경찰이라든지 그리고 민사소송 일반인이라든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윤지오 씨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 주소까지 알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어떠한 해명이든 간에 법무부가 주소를 모르고 윤지오 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상 좀 말이 안 맞고”라고 한 건데요. 법조인 배 씨가 ‘소재 불명’의 정확한 개념을 모른다는 것도 의아하지만, 법무부가 “‘국내에 주소지가 없다’는 뜻에서 ‘소재 불명’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는데도 이렇게 발언한 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에요.

 

또한 배 씨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로 들어 “굳이 인터폴을 요청하지 않아도 한국 경찰이 가서 잡아올 수 있거든요”라며 “경찰이나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분명히 이 주소를 알고 있으니까 거기를 가서 체포라든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서 체포를 해올 수도 있는 상황인데 (윤 씨의 경우) 너무나 불필요한 절차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이것도 틀렸어요. 필리핀이나 중국 등지를 거점으로 자주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범인을 검거하고 있어요. 법무부도 “해외 도피자의 집주소를 안다고 우리 수사기관이 현지에서 직접 체포하는 건 불법”이라고 설명했고요. 온라인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라고 검색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인데, 변호사인 배 씨가 몰랐다니 의아하네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근거 없는 ‘줄리안 특혜설’ 확대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월 21일)에서는 진행자와 출연자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녀 논란’에 대해 대담하며, 근거 없는 의혹을 확대재생산했어요. 진행자 윤정호 씨가 “(추 장관) 딸 식당을 자신의 단골이라고 소개했던 한 방송인이 있습니다. 외국인인데 이분이 올 초에 법무부 멘토단에 위촉된 것을 가지고 논란이 된 것”이라고 운을 띄우자,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장관에 취임한 게 1월이죠. 그런데 멘토단에 외국인이 합류한 게 5월이라고 해요. 그러면 이제 공교롭죠”라고 말한 거예요. 최 씨는 “합리적으로 의심한다면 ‘딸 식당과 관련이 있는 사람을 멘토단에 합류를 시켰다’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시기의 공교로움과 합리적인 의심을 내세우며 ‘추 장관과 해당 연예인의 법무부 멘토단 위촉의 연관성’을 주장했지만 근거는 없었죠.

 

진행자 윤정호 씨는 근거 없는 주장을 수습하기는커녕 불필요한 설명을 이어갔어요. “이분이 왜 지금 논란이 되느냐 하면 딸 식당은 2014년 10월에 개업을 했는데 2015년 2월, 그러니까 한 넉 달 뒤에 한 방송에 맛집으로 소개가 됩니다. 그런데 맛집이라는 게 벨기에 출신 방송인 이분이 주로 가는 단골식당으로 소개가 됐던 것”이라며 “‘방송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그렇게 나왔느냐’ 이런 논란부터 시작이 됐습니다”라고 말한 거예요. TV조선 김미선 정치부 기자는 “한 번 출연하면 정말 식당이 소위 정말 매출이 크게 느는 정말 유명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더 이런 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라며 근거 없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고요.

 

근거 없는 주장으로 특혜 의혹에 휩싸인 해당 연예인은 9월 22일 인터넷언론사 엑스포츠뉴스 인터뷰를 통해 반박에 나섰어요. “박상기 장관님 때부터 멘토단 활동을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위촉된 건 추미애 장관님 때인 게 맞지만 작년부터 시범으로 활동했다”며 “장관님이 바뀌고 딜레이(지연)되면서 시간상 추미애 장관님 때 위촉됐다”고 해명했죠. 같은 날 <이것이 정치다> 진행자 윤정호 씨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자꾸 나오다 보니까 해당 연예인까지 논란에 휩싸이는 일이 있었습니다”라며 “본인은 굉장히 반발하고 있는 그런 상황”, “굉장히 화가 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전했어요. 그런데 ‘이런저런 이야기’로 해당 연예인을 논란에 휩싸이게 한 건 <이것이 정치다> 진행자와 출연자 아닌가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월 21일) https://muz.so/acUJ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월 22일) https://muz.so/acUK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오보 전한 <김진의 돌직구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9월 22일 ‘믿을 만한지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외신의 잘못된 보도를 그대로 전했어요. 진행자 김진 씨는 “외신 보도인데 ‘우리나라 코로나 진단 키트가 가짜 양성판정이 빈발을 해서 사용이 중단됐다’ 이런 보도예요. 보도의 신뢰성 여부는 확인해봐야 할 것 같은데”라고 말했어요. 채널A 이재명 정치부 선임기자는 “신속 진단 키트 자체는 기본적으로 ‘민감도가 좀 떨어진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렇게 국내에서도 알려져 있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미국에서 굉장히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아마 신속하게 진단 키트가 필요했었고 그래서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했고 그것을 어떻게 보면 ‘K-방역의 성과다’ 이렇게 홍보가 됐던 측면이 있었습니다”라며 외신 보도를 기정사실화했어요.

 

<김진의 돌직구쇼>가 전한 외신 보도는 미국 메릴랜드주 지역 최대 일간지 ‘볼티모어 선’의 9월 18일(현지시각) 기사예요. ‘4월 수입한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다량의 오류를 일으켜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소가 사용을 중단했다’는 내용이었죠. 코로나19 진단키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4월 외교부와 주미 한국대사관 등의 주선으로 한국 기업 랩지노믹스가 생산한 코로나19 진단키트 50만 개를 공급받고 900만 달러(약 104억 원)를 지불했어요. 볼티모어 선은 이 진단키트가 ‘가짜 양성’ 결과를 낸다고 보도한 거예요.

 

그러나 9월 21일(현지시각), 호건 주지사는 “60일 동안 우리는 20만 건 이상의 랩지노믹스 진단키트를 두 곳의 연구소에서 아무 문제없이 성공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했다”고 밝혔어요. 메릴랜드대학교도 “랩지노믹스 진단키트를 사용해 수용 가능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며 “기존 키트 사용을 중단한 건, 독감 시즌에 접어들어 독감과 코로나19를 같이 검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느라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고요.

 

메릴랜드 주정부와 메릴랜드대학교가 볼티모어 선 보도를 반박했다는 사실은 <김진의 돌직구쇼> 방송 후에야 국내에 알려졌어요.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김진의 돌직구쇼>는 ‘신뢰성’을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외신 보도를 사실인 것처럼 전했고, 잘못된 보도임이 밝혀졌는데도 9월 23일 방송에서 전혀 정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9월 22일) https://muz.so/acUM, https://muz.so/ac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