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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일석기자

<이타적 공동체주의>

아까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여러 입장"이라며 아래와 같은 내용을 올렸다.

1. 나갈 일 있지만 코로나 옮을까봐 겁나. 자가격리도 귀찮아. 나는 안 나가.

2. 나갈 일 있는데 겁도 나지만 조심해서 다녀올게. 자가격리는 당근.

3. 나는 나갈 일 있어도 참지만, 너는 꼭 나가야겠다면 다녀와야지. 대신 조심!! 또 조심!!

4. 나는 나가고 싶어도 안 나가. 그러니까 너도 나가지마. 나가면 배신.

5. 코로나건 뭐건 나는 그런 거 몰라. 나갈 일 있으면 걍 나가는 거야.

6. 자제는 개뿔. 아무도 나가지 마. 나가는 놈 역적.

7. 꼭 나갈 일 있으면 다녀와야지. 그런데 외교부 장관 남편은 안 돼.

보시는 분들의 입장을 여쭸더니 대부분 3번이라고 답해주셨다. 1번~3번은 기본적으로 같은 얘기다.

강경화 장관 부군 출국에 대해 불만이 있으신 분들은 4번, 6번, 7번에 해당한다. 그게 과연 합리적인 자세인지 여쭤보고 싶었던 것이 그 글의 진의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페친들께서 답해주신 3번 "나는 나갈 일 있어도 참지만, 너는 꼭 나가야겠다면 다녀와야지. 대신 조심!! 또 조심!!"에 대해 그 의미를 따로 짚어봤으면 한다.

이는 어떤 기회가 제한되어 있을 경우 "내가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그것이 더 필요한 사람을 위해 양보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은 나가든 말든 그거는 모르겠고, 좌우지간 나는 안 나가"가 아니라, "나는 안 나가"라는 결정에는 "꼭 나가야 할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해외여행 자제'는 이런 제한이 없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해외여행'으로 인한 사회적인 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최소화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부담은 존재한다. 그 부담은 필연적으로 사회가 함께 져야 한다. "나는 안 나가겠지만, 너는 꼭 필요하면 나갔다 와야지" 하는 생각은 그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함께 지겠다는 입장이 전제된다.

이것을 나는 '이타적 공동체주의'라고 부르고 싶다. 나는 우리나라 방역이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우리 사회에 이 '이타적 공동체주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럴 때 '제한된 기회'를 활용하는 개인은 자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이타적 공동체주의가 존재할 수 있고, 지속될 수 있다.

이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을 아마도 '이기적 개인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종교적 신념(좋게 말해서)이나 편익, 혹은 욕구만을 추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돌이켜보면 벌써 10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 전쟁은 이러한 '이타적 공동체주의'와 '이기적 개인주의'의 끊임없는 충돌 과정이었다.

공동체 구성원의 대부분이 자유와 기회의 제한을 인내하고 있는 가운데 제한된 기회를 가지는 개인이 '이타적 공동체주의'를 위협하는지 여부는, 기회를 가지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가 자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부담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인식하고, 그것을 최소화시키려는 자세가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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