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네루까지 가야 한다(23.8km).청명한 날씨 덕분에 마음마져 덩달아 좋아진다.
오늘 걷게될 이 길은 나무가 거의 없고,그늘도 별로 없다.
앞쪽에는 언덕이 줄지어 있고 그 위 지평선에는 풍력 발전기들이눈에 들어온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 "자비의 언덕"에 있는 생태공원을 통과해야 한다.
남쪽으로는 몬테알의 이가가 보이고,앞에는 레이레 산맥과 솜포르트 고개가 있다.
레이나에 들어서면 유명한 레이나 다리가 우리를 반긴다.
여행중에 허구헌날 비와 바람이 없을때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처음으로 창밖으로 비친 날씨가 맑아 보인다.
알베르게에서 간단하게 아침밥을 해먹을려고 부엌에서 준비를 끝내고 룸에 오니 나에 핸드폰이 보이지 않는다.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동료는 배더리와 충전기가 없어진 것이다.
한국인 노부부의 도움으로 안사람과 연락이 되어 핸드폰을 정지 시켰다.
서울에서 여행을 하러오신 노부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외국에 나와 보니 한국은 IT 강국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유럽 사람들이 노트를 가지고 싶어 하는지를 이제서야 알았다.
덕분에 연락도 잊고 여행에 전념할 기회를 가진것이다.
후에 빠리에서 딸램이와 안사람에게 동료의 카카오토를 활용 하였다.
오늘은 산티아고 걷는중에 처음으로 비바람이 보이지 않는다.
핸드폰을 잊어 먹은것은 생각도 없이 감사로 하루의 시작이 되었다(후에 환전시 보험과 안사람 친구에게 보험을 들고 갔었다.보험처리를 하면 많은 손해는 보지 않을것 같다)
날씨가 화창하니 나는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산티아고에 대하여 방영된 태극기가 그곳에 있었다.
가다보니 컵라면을 파는 바가 있어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사서 먹었다.
가격도 너무나 이쁘다.스페인 현지사람이 한국을 알고 있는듯 한국어로 "소주가 좋아요"말하는 것이 아닌가?
한국을 몇번 방문을 한것처럼 느껴진다.
우연하게 한국을 알거나 관계가 있다면 너무나 반가운 생각이 든다.
하물며,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것은 이웃을 만나는 기분이 든다.
특히,오늘은 한국분들과 조우하는 시간이 많았다.
길고긴 나와의 싸움의 시간이다.
오늘은 생각에 시간보다 카메라에 촛점이 맞추어 진다.
산티아고를 여행하면서 하루동안 이나마 비와 바람이 없는것에 감사하고 감사할뿐이다.
나는 안다.만에 비와 바람이 없었다면 나는 건조무미하게 사진과 싸움만 하고 있을런지 모른다.
나는 처음으로 유럽 사람들이 햇살을 즐기다는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진을 촬영시 모두 오토로 하였다.
가면서 찍는 것이다.
설사 내가 생각보다 잘 나온것이 있으면 내가 잘 촬영한 것이 아니라,
이곳의 경치가 장난이 아니라는 점을 십분 이해주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핸드폰이나 작은 디카를 소지하여 찍고 있었다.
나는 40D로 가지고 용감하게 덤벼든 것이다.
어느 구간에서 순례자가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었는데 공교롭게도 없었다.
그 순례자가 나를 불러 몹시 불쾌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나는 그분에게(유럽인) 승락이 없이 사진을 찍었으므로 사과를 드렸다.
한창동안이나마 변명과 사과를 거듭 하였다.
그 친구는 나에 가슴을 가르켰다.
이곳은 순례가 사진의 목적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곳이라 말하는 것이다.
나는 영어로" heart"말 하였다.
한편으로 그 친구가 지적해준 사항이 한 순간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페로돈 봉{정상)에 오르니 서쪽 아르가 앞으로 지나갈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엔테 라 레이나에 오니 그 유명한 레이나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마지막의 목표지인 마네루는 중세 시대의 성 요한 기사단의 있는 마을이다.
18세기에 지어진 성 페테르 교구 교회가 인접해 있다.
주변에는 올리브나부가 자라고 포도밭을 지나가게 된다.
평화로운 시골길과 같다.
마네루 알베르게에서는 같이한 동료가 저녘밥을 걸렀다.
10여년을 넘게 나누었어도 깊은 사람 마음속은 잘 모르나 보다.
나는 숙소에서 제공한 저녘을 먹었으나 동료는 먹지 못했다.
부산에서 오신 50대부부가 동료가 준 라면을 간신히 얻어 끓여 주어 저녘을 먹을수 있었다.
그 부부는 우리보다 조금 많게 여행을 한다고 한다.(4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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