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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

점심의 추억



나는 책보를 들고 걸어서

국민학교를 친구들과 간다

 

 

 

때로 상급반 형님들의 심부름으로

투덜 투덜 따라가고

누님들한테

책보를 맡기기도 한다.

 

 

 

저 멀리 버스가 보이면

하나둘 말이 없이

뛰기 시작한다.

 

 

 

한 달음에 달린 덕분에

호흡은 가빠온다.

 

 

 

아직도 점심은 멀었는데 

배가고파 오기 시작한다.

 

 

 

어떤 친구는 벌써부터

도시락을 까먹기 시작한다

 

 

 

한시간이 더 남았는데

나는 쪼랑말에 빵을 싣고 오는

아저씨를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

 

 

 

어떤이는 고구마를 먹고 있다

그걸 얻어먹으려고

떼를 쓰지만...

어떤이는 무우를 ....

 

 

 

 

먹을것이 없는 친구에게

학교에서는 무상급식을 한다,

빵은 그들이 유일한 자구책이다.

얼마나 먹고 싶던지.....

 

 

 

나는 엄마에게 졸랐다.

빵좀 사달라고

그러나 헛탕만 쳤다.

 

 

 

어떤 때는

선생님께서는 내가 글씨를

잘쓴다고 빵 하나를 더 주었다.

맛있는 이 냄새

몰래 몰래 책보에

주머니에 넣고  저멀리

동생이 가는 모습을 보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그 추운 날씨에

호호불며  먹는 맛이란

생각만해도 .....

 

 

 

지금도 생각하면

도시락과 친구들의 얼굴이

송알 송알 이슬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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